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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중부 마드야 프라데시주 분델칸드 지구의 잔시에 위치한 치안법원.
후텁지근한 날씨 속에 늙수그레한 남성과 함께 결혼 서류에 도장을 받고자 판사 앞에 선 한 젊은 여성이 울부짖기 시작한다. 올해 23세인 사류 데비라는 이 여성은 "우리 남편 가네시가 8천루피(약 20만원)에 나를 팔아넘겼습니다. 나는 이 남자와 살고 싶지 않아요"라며 울먹였다.여인의 갑작스런 폭로에 놀란 판사는 자초지종을 들은 뒤 데비를 경찰서로 넘겨 풀어줬다. 경찰은 데비의 남편을 불러 다시는 아내를 팔아넘기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았다.
마드야 프라데시주 분델칸드에서는 이처럼 남편이 아내를 헐값에 팔아넘기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가 9일 보도했다. 올여름 몬순 강우가 부족했던 탓에 농사를 망친 농민들이 빚 독촉에 못 이겨 집과 땅을 팔고 결국에는 아내까지 팔아넘기는 비극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
이런 비극의 또 다른 주인공인 수키야는 "마헤시라는 대부업자에게서 돈을 빌려쓴 남편은 빌린 돈 이상을 갚았지만, 여전히 빚더미"라며 한많은 사연을 풀어 놓았다.수키야는 "급기야 어제 마헤시가 집에 찾아와 나를 강간하려 했다. 내가 저항하자 그는 내 남편이 나를 팔아넘겼다고 했다. 나는 그놈의 성기를 잘라버리고 목을 졸랐다"며 치를 떨었다.
채권 채무 관계 때문에 부녀자들이 납치되는 일도 있다. 칼리차란 이라는 이름의 남성은 "대부업자가 부하들을 데려와 아내를 데려갔다. 나는 1만3천루피를 빌렸는데 그는 이제 2만루피를 요구한다. 그는 이미 내 아내의 보석과 가구도 빼앗았다"며 "경찰에 신고하니 뇌물로 1만루피를 요구한다"며 울상을 지었다.
인도는 올해 몬순 강우가 지연되면서 전국의 600여개 지구 가운데 250개 지구에 가뭄이 선포됐다. 이 때문에 570만㏊의 논에 모내기가 이뤄지지 않았다. 세계 2위의 쌀 생산국인 인도는 가뭄으로 올해 쌀 수확량이 평년의 10%가 넘는 1천만t가량 줄어들 것이며, 콩 등 식용유 제조용 곡물과 사탕수수 생산량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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