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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함께 기도한다는 것은 외견상으로 볼 때 별것 아니다. 몇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서 두 손 모으고 눈을 감고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하면 그만이다. 믿는 사람은 이 말을 하나님께서 듣는다고 믿을 것이고, 불신자는 단지 독백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 할 것이다. 어쨌든 기도는 간단한 일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서는 그것이 간단한 일이 될 수 없다. 인도네시아는 외견상 다종교 다문화 국가이지만, 분위기는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종교와 전혀 관계 없는 일들, 심지어 여권이나 운전면허를 갱신하는 일을 진행할 때도 종교가 개입될 정도로 분명하게 드러난다. 법과는 달리 종교의 자유가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고, 마치 중세 유럽의 어느 나라에서 마녀사냥을 하듯이 백주 대낮에 쇠스랑이나 몽둥이 등으로 무장한 집단이 종교의 이름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는 나라이다. 반탄섬 피상간 자야에 거주하고 있는 베달리 훌루는 지난 2개월 동안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살아야 했다. 그가 매주 주일마다 작은 기도 모임을 이끌 때마다 이슬람 조직원들이 출동하여 그를 위협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그들이 실제로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들이 조성하는 공포분위기로 인해 베달리는 물론 그가 이끌고 있는 자카르타침례교회의 약 40 명 가량의 교인들이 느끼는 공포와 긴장감은 상당하다. “주변에서 수 십 명이 어슬렁거리면서 우리를 저주하는 구호를 외치고 핏발 선 눈으로 우리를 감시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기도모임이 불가능하다.”고 베달리는 말했다. 이 교회가 이슬람 신자들의 표적이 된 것은 2005년부터이다. 단지 종교가 다른 사람들이 눈 앞에 있다는 것이 기분나쁘다는 이유만으로 마을에서 나가 줄 것을 요구 받고 있다고 한다.
교회 만이 아니다. 매주일 마다 수십 명의 무리들이 시위를 하고 구호를 외치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자, 교회 인근에 사는 주민들도 상당한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 구호 뿐 아니라 저주스런 외침들을 매주 듣는 것이 불편하고 괴롭다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의 의견도 둘로 나뉘고 있다. 한쪽에서는 시위 군중들에 대해 불만을 품는 사람들이 있고, 한편에는 시위 군중들을 불러들인 교회를 증오하는 그룹들이 있다. 때문에 교회는 시위 군중들 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로부터도 환영 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 어딘가로 이전할 것을 요구 받고 있다.
게다가 교회라고는 하지만, 평범한 가정집을 교회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거지역에서 주거용으로 지어진 건물에서 종교의식을 매주 행하는 것은 언제든지 법률적으로 걸릴 수 있는 문제이다. 법률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이 맞서고 있다. 교회를 반대하는 측은 주거 관련 법률 상 가정집이 교회 등 종교 시설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인 반면 베달리의 주장은 다르다. 교회의 이름은 있지만, 현재의 상황은 몇몇 뜻을 같이하는 신자가 모여서 기도 모임을 갖는 것이지 정식으로, 그리고 법률적으로 교회가 출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출처:매일선교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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