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의 최대 피해국은 라오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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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에 투하된 폭탄제거에 50~100년 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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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O 파편으로 불구가 된 라오스 카무족 어린이베트남 전쟁시대 폭탄이 집 뒤에서 폭발했을 때 다친 7세 아들 토(To)와 아버지 리아가 앉아있다. 전쟁이 끝난 지 수 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땅 속에 숨어있던 융단폭격 불발탄으로 인해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있다. 토는 이 세상에 태어나기 25년 전에 이미 끝난 전쟁의 희생자 중 한 사람일 뿐이다. 다리 깊숙이 박힌 날카로운 파편이 찔러대는 고통으로 움츠리고 있는 수줍음 많은 소년 토는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아 날아온 무기가 나무로 만든 그의 집 뒤 흙에 숨어 있다가 왜 폭발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기에는 아직 너무 어리다. 지난 2월 중순 차가운 기온이 감도는 아침에 토는 아빠가 피워놓은 모닥불 근처에서 10여명의 아이들과 모여 있었다. 불이 땅 위에서 더 뜨겁게 타오르자, 지면 바로 아래에 묻혀있던 립스틱 정도 크기의 20mm 폭탄도 달구어졌다. 딱딱하게 다져진 흙으로 덮여있었지만 결국 총소리만큼 큰 소리를 내며 폭발했다. 라오스 공병에 따르면 이 폭발물은 약 30년 전에 미군 제트포에서 발사된 고성능 폭탄으로 당시 전투기가 정규적으로 의심이 가는 게릴라 트럭이나 전 호치민 통로 근처에 있는 마을의 은신처에 기총 소사한 것이라고 했다.
▲파편에 불구가 된 라오스 카무족 토와 아버지 리아 현재 미국에서는 이라크에 군대를 계속 주둔시킬 것인지를 놓고 논쟁하고 있지만 라오스가 미국 정부에 바라는 것은 공산 게릴라들이 1975년에 정권을 잡은 이후로 13,000명이나 살상당한 치명적인 폭탄 파편과 같은 잠재적인 분안 요소를 더 많이 제거해달라는 것이다. 많은 미국인들이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는 이해하면서도 라오스에서 계속되어 온 사항에 대해서는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있다고 베트남 전쟁 무기 잔재를 제거하는 정부 산하 라오스 미폭발폭탄 프로그램(Lao National Unexploded Ordnance Programme)의 대표 분폰 사야센(Bounpone Sayasenh)이 견해를 밝혔다. 이 전쟁을 세상에서는 비밀전쟁이라고 한다. 베트남 전쟁기간 동안 라오스는 공식적으로는 중립국가였다. 그러나 남 베트남으로 진격하려던 공산주의 북 베트남군과 게릴라들에게는 라오스가 중대한 진입 통로였다. 매 주 동물, 자전거 및 트럭에 무기와 물자를 싣고 수 천명의 전투원들이 라오스 남부에 있는 마을들 근처의 무성한 정글을 덮개삼아 이동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잊혀져 왔던 그 전쟁의 잔재가 강렬한 파편이 되어 토에게 튀었던 것이다. 파편 3개가 그의 오른팔을 관통했고 4번째 파편이 다리 깊이까지 할퀴고 지나갔다. 그 마을에 있던 유일한 운송수단인 트랙터는 잔디를 깎는 기계보다 그리 크지도 않는데 이것을 이용해서 토를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옮기는 데만 1시간이 더 걸렸다. 토의 아버지 리아는 대부분의 파편을 제거하는 두 번의 수술에 쌀과 땅콩 작물로 벌어들이는 연간 수입의 거의 절반인 50여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손가락 끝 부분 만한 조각이 아직도 다리에 박혀있다. 이방인과 말하는 것을 무척 두려워하는 토는 아버지 무릎에 조용히 앉아있으면서 아이들이 분필로 낙서를 한 나무 벽 아래에 있는 나무 판재 바닥을 응시하고 있었다. 고통이 심해서 잘 걷지도 못하고 여전히 눈물만 흘린다. 더 나아지면 병원으로 다시 데려가 다리에 박혀 있는 파편을 제거할 것이라고 37세된 카무(Khamu)족인 아버지가 말했다.
▲베트남 전쟁당시 호치민 통로1964년부터 1973년까지 라오스에서는 50만회 이상의 폭격이 이루어졌으며, 220만톤의 폭탄이 투하되었다. 지난 10년간의 경험에 비추어, UXO 라오가 추정하기로는 투하된 폭발물 중 30%가 불발탄으로 30년이 지난 지금도 치명적인 유산으로 남아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을 불구로 만들고, 이로 인해 사망하고, 땅은 불모지가 되어가고 있다. 이 폭발물 가운데에는 광대한 양의 자탄(sub-munitions) 또는 고폭탄을 퍼뜨리는 클러스터 폭탄이 있는데 라오스 사람들은 bombies라고도 한다. 이 폭탄들은 모두 대인용으로서 미국 정부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8000만개 이상의 폭탄이 투하되었다고 한다. 대형폭탄, 로켓, 수류탄, 회반죽 탄, 대인 지뢰 등 수많은 불발탄이 전 국토에 산재해 있다. 이로 인해 1975년 이후로 13,000건의 사상자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광대한 농경지가 더 이상 경작할 수 없게 되었다. 그 결과 라오스에는 인구증가에 따른 농경지가 확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식량 자급률은 더 감소하여 태국으로부터 대량의 쌀과 같은 식량을 수입하고 있다.
라오스는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로 전체 인구 600여만만 명 중 약 80%가 시골 지역에 거주하며 대부분의 국토가 도로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접근 불가능한 지역이 많다. 라오스는 민족적으로 다양해서 확인된 민족만 약 150여개로 각 민족 고유의 관습과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식량불안이 라오스 전역에 만연하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약 30%가 일년 중 6개월 이상 식량난을 겪고 있다. 라오스는 국토의 2/3 이상이 불발탄으로 오염되어 있는데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며, 농사를 짓거나 목초지로 토지를 사용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게 현재까지 남아있는 불발탄은 라오스의 식량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UXO lao의 지뢰제거 작업1996년에 전국적으로 UXO의 사회-경제학적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총 25%의 마을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시골 지역사회에서의 극심한 빈곤은 곧 UXO의 오염도가 높은 것과 직결되어 있었다. 그와 같이 가난한 상황에서 살고 있는 마을 주민들은 더 많은 위험을 떠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계속해서 모진 가난 속에서 살아야 하고, 만성적인 영양실조와 UXO로 오염된 땅에서 일하면서 당하는 부상과 사망의 위험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1997년의 영향 조사에 따르면 전 국토의 236,800 평방킬로미터 중 87,213 평방킬로미터가 UXO 오염으로 인한 위험에 처해 있으며, 12,427 평방킬로미터는 높은 위험에, 74,786 평방킬로미터는 보통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한다.
1995년에야 UN 개발 프로그램(UNDP), UNICEF 및 제 3의 기관의 도움으로 라오스 정부는 UXO Lao를 설립할 수 있게 되었다. 동시에 인도적 지뢰제거 활동을 위한 국제 신용기금이 UNDP laos의 후원 하에 설립되었다. UXO Lao는 1997년에 영국의 Mines Advisory Group의 지원으로 씨엥쾅 지방에서 작업에 착수하였고, 현재는 전국 9개 지방의 가장 많은 위험에 처해 있는 지역에서 지뢰제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지방에서 UXO Lao는 지방 사무소를 설치하고, 광범위한 현장 실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여러 국제 단체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 주정부는 2008년도에 라오스에서 불발탄을 제거하는 데 140만불의 자금지원을 요청했지만 미국 정부는 올해 제공했던 것에 절반도 책정하지 않았다. 더 삭감해진 것이다. 주 정부 대변인 제이슨 그리어(Jason Greer)는 “실제로 지뢰 제거 작업에 지출할 예산은 자금조달의 가능성에 달려있다”고만 했다. 왜 삭감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라오스 수도 위양짠에 있는 미국 외교관도 내년에 단지 90만달러 정도만 예상하고 있다고 들었다는 것이다. 이 금액은 미국인들에 의해 고엽제(Agent Orange)로 밝혀진 약품과 폭발물을 호치민 통로에 하루에도 평균 500여 차례나 공중 폭격했던 미국 전투기 B-52의 20회 출격분에 해당하는 매우 작은 액수이다. 그러나 이 전쟁의 치명적인 유산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수천 라오스인들은 씁쓸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미국인들 때문에 오늘도 이러한 문제로부터 고통을 받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미국인들에게 분노하고 있다고 라오스 미폭발폭탄 프로그램 대표 사야센이 말했다. 불발탄은 라오스 국민의 1/3 이상에게 여전히 위협이 되고 있다. 1996년에 공병대원들이 폭탄을 제거하기 시작한 이후로 소형폭탄에서 부터 무게가 3,000 파운드나 되는 폭탄에 이르기까지 80만개 이상의 폭발물을 수거했다. 사야센은 연간 예산 430만달러의 기금과 900명의 공병대원들을 활용하여 현장에서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그 팀원들은 대부분 노후된 장비로 작업을 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베트남 전쟁 때 투하된 폭탄을 다 제거하는 데 50~100년도 더 걸릴지 모른다고 한다.
▲라오스 전역의 UXO 분포현황라오스 미폭발폭탄 프로그램에 따르면 토는 올해 상반기에 최소한 76건의 사상자 가운데 한 명으로 올해 발생한 76건 중에 최소한 25명이 사망하였고 그 사상자 가운데 40%가 어린이들이었다고 한다. 사망자가 더 높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부상당한 사람들 대부분이 원격지에서 일어난 사고 때문이며, 때론 외부 세계에 알려지지 않고 그 때 받은 상처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사야센이 말했다. 작년에는 사망 16명, 부상 33명으로 2005년도의 70%로 줄어들었지만 올해는 그 숫자가 더 증가하게 된 이유는, 가난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폭발물이 제거되지 않는 곳에 새로운 경작지를 찾아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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