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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 테러단체들은 이슬람의 종교적 이념을 근거로 한 지하드(성전.聖戰)를 명목으로 테러 공격을 자행하며 미국 등 서방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 음모를 분석한 테러리즘 전문가들은 알-카에다의 지하드 이념이 쇠퇴하고 있다는 게 분명하다는, 놀랍고도 고무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28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보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이슬람 분석가였던 에밀레 나크흘레흐는 "알-카에다는 무고한 시민을 살해하는 행동으로 도덕적 정당성을 잃고 있다"며 "그들은 요원과 자금을 모으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립전쟁대학의 오드리 큐어트 크로닌 교수는 "알-카에다는 내부적으로 파열음을 내고 있다"며 "이 것이 반드시 이 조직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추세는 좋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미 정부는 군과 CIA의 대(對)테러 작전의 성과 덕분으로 여기고 있다.
최근 소말리아에서 알-카에다 연계조직 지도자 살레흐 알리 살레흐 나브한, 인도네시아에서 동남아 알-카에다 분파조직 수장인 누르딘 무하메드 톱 등 거물급 지도자들이 잇따라 사살됐으며, 파키스탄에서는 알-카에다와 탈레반에 대한 공습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공습은 테러조직의 움직임과 소통을 제한하고 테러 음모를 꾸미는 것을 가로막는 것은 물론, 테러요원 지원자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줘 요원 모집을 어렵게 했다는 게 미 정부 관리들의 판단이다.
알-카에다 쇠퇴의 더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자살폭탄이나 대량학살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 이슬람 세계의 민심 변화다. 퓨리서치가 이슬람 국가를 상대로 한 태도조사에 따르면, 2002~2009년 자살폭탄테러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의견은 요르단에서 43%에서 12%로, 인도네시아에서는 26%에서 13%로, 파키스탄에서는 33%에서 5%로 하락했다. 또 알-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에서 절반 또는 그 이상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조지맨슨대학 정부.이슬람학과의 피터 만더빌레 교수는 "폭탄테러로 무고한 민간인들까지 피해를 보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알-카에다가 전세계의 종교문제를 해결한다는 거대담론이 아닌, 실업과 빈곤, 부정부패, 교육문제 등 지역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무슬림들이 새로 깨닫고 있기 때문이라고 만더빌레 교수는 덧붙였다.(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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