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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정부는 부모의 허가 없이는 자식들의 종교를 함부로 바꿀 수 없도록 관련 법 조항을 개정하기로 결정했다고 BBC가 최근 보도했다. 특히 부부가 이혼하는 과정에서 자식의 양육권을 맡는 사람이 종교 개종을 원해도 과거 배우자가 반대한다면 뜻을 이룰 수 없게 됐다.
나지브 라자크(Najib Razak) 말레이시아 총리는 부부가 동의를 할 경우에만 자식들의 종교 개종을 허용하겠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최근 발표했다. BBC는 이 같은 결정이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 내에서 종교 혹은 민족적인 갈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교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차지하지만 인도의 힌두교 세력도 무시 못 할 힘을 가지고 있다. 국가 자체가 워낙 다민족 다문화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같은 종교 안에서도 민족성을 두고 대립되는 모습도 공공연히 연출된다. 그렇기 때문에 현지 정부의 종교 관련 정책이 특정 종교만을 우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 가득한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무슬림이 아닌 말레이시아 국민은 총인구의 40%나 차지한다. 여기에는 힌두교 교인이나 불교 신자, 기독교 교인등도 포함된다. 이들은 정부 발표가 있은 직후, 성명을 발표하며 명백한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샤리아 법이 통용되는 이슬람 성향의 법원들이 권력을 악용하면서 사회 소수자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 이유는 민사 법원들이 비무슬림에 관한 민사행정에 아무런 (관할) 사법권을 가지지 않는다고 스스로 고백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의 아즈리 압둘 아지즈 법무장관은 부부가 갈라설 경우 이들의 자식들은 일반적인 종교의 테두리 안에서 자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일반적인 종교는 총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이슬람교를 말한다.
아지즈 법무장관은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아이들이 양육될 시기에 접한 일반적인 종교 안에서 자라나야 한다는 은연중의 협약이 존재한다는 의견이 의회 내에서 다수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교는 부부의 한 쪽이 남편, 혹은 아내의 역할과 그에 따른 책임감에서 벗어나고자 할 때 악용될 수 있는 도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혼을 수월히 하기 위해 종교를 개종할 가능성을 아예 차단한다는 얘기다.
아지즈는 비무슬림 일부에서 제기된 민사 법원에 대해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민사법원이나 이슬람 성향의 법원이든 민사소송에서는 말레이시아 법률에 근거해 합리적인 결정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출처:뉴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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