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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병사 루시 ‘참혹한 삶’

기쁨조미료25 2008. 3. 31. 13:03
소녀병사 루시 ‘참혹한 삶’
WP, 체험담 실어…UN도 어린이병사 관심 촉구 보고서 발간
  

12살 루시는 우간다의 덤불에서 4㎏이 넘는 자동소총에 실탄을 장전한 채 정부군이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부군이 다니는 길목에 매복해 기습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받은 그의 가녀린 손은 소총 무게에 눌려 쉴 새 없이 떨렸다. 전투가 없을 때 그의 역할은 지휘관의 ‘성 노리개’였다. 그는 12살 때 반군 ‘신의 저항(LRA)’에게 납치돼 인접국 수단의 비밀기지까지 수백㎞를 걸어가 총 쏘는 법을 배웠다. 전투가 없는 때는 아침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땔감을 줍기도 했다. 이듬해 그는 부대 지휘관의 첩이 되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전한 우간다 소녀 병사 루시의 체험담이다. 유엔은 27일 ‘세상이 더 귀 기울여야 할 10가지 이야기’를 통해, 소녀 병사에 관심을 쏟을 것을 당부했다. 유엔 보고서를 보면, 전세계 13개 나라에서 25만~30만명에 이르는 어린이 병사가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05년 어린 병사 전체의 절반 가까이가 소녀인 것으로 추정했다.

소녀 병사는 ‘성적 위험’에 심하게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문제다. 유엔은 이들이 매춘, 강제결혼, 인신매매의 위험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이번 발표에서 “무장단체는 소녀 병사가 낳은 아이들은 마을로 돌려 보내지만, 몇 년 뒤에 이 아이들이 다시 반군에 납치돼 오면 심지어 ‘가족 분대’가 만들어지는 일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유엔 58개 나라 대표들이 프랑스 파리에 모여 비인도적인 어린이 병사 모병을 끝내기 위한 ‘무장단체의 어린이들에 대한 협약과 지침’을 맺었다. 회의에는 어린이 병사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나라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를 하고 있는 선진국들이 모두 포함됐다. 협약은 실질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과 그 가족에게 성과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녀 병사 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이런 협약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라디카 쿠마라스와미 유엔 특별보고관은 “우리는 많은 소녀 병사들을 잃고 있다. 그들이 어렵게 탈출해 나오더라도 자신의 아기들이 ‘반군의 자식’이라고 지탄받을 것을 우려해 숨어 지낸다”고 말했다. 무장단체에서 탈출해 콩고 부카부의 판찌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에바(13)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여러 마을을 돌아다녔지만, 주민들은 자신들을 공격한 반군이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며 쫓아냈다”고 회상했다. (출처: 한겨례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