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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일부 주 의회를 지배하고 있는 이슬람 정당인 PAS(Parti Islam se-Malaysia)당이 곧 있을 총선거를 앞두고 과거와는 다른 선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과거 PAS(사진)는 이슬람 전통 법체계인 샤리아법을 옹호하는 등 종교적인 보수주의를 표방해 왔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종교적 보수주의 대신 집권당의 실정과 사회적인 불만 심리를 자극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종교적 이상주의에서 실제적인 문제를 건드리는 쪽으로 노선을 선회한 것이 눈에 띠는 것이다.
법률로 이슬람신자로 규정되어 있는 60%의 말레이족과 함께 기독교, 힌두교, 불교 등을 믿는 나머지 40%의 중국계와 인도계 주민들이 함께 살고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이슬람원리주의적 종교 이상만 추구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득표가 어렵다는 정치적 계산이 있는 듯하다. 말레이시아에서 종교간 갈등은 지난 몇 년 사이에 심해지는 추세였다. 지난달에는 세관 직원이 필리핀을 여행하고 돌아오는 필리핀계 말레이시아인으로부터 32권의 영어 성경을 압수한 것이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 사건이 의외로 커지자 정부 관리는 압수는 잘못된 것이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말레이시아교회위원회는 이 사건이 일과성 사건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유사한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한 정책을 요구하기도 했었다. 그보다 한 주 전에는 관리들이 기독교 서점들을 돌며 어린이용 기독교 서적을 모두 압수하기도 했다. 코란의 규정상 이슬람에서 신성시 여기는 선지자들을 그림으로 묘사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데, 어린이용 서적의 특성 상 삽화가 많고, 삽화에 등장하는 성경 인물 가운데는 이슬람에서도 선지자로 추앙하는 사람들이 있어 결과적으로 이슬람 선지자를 그림으로 묘사했다는 것이었다.
또 이슬람이 아닌 다른 종교 관련 종교 시설이 법적 근거도 없이 폐쇄 혹은 철거되고, 특히 힌두교 사원이 여러 건 부당하게 철거되면서 법정에서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 때문에 말레이시아의 언론과 오피니언리더들은 최근 말레이시아가 동남아시아의 떠오르는 신흥경제강국으로 부상하려고 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종교 문제로 사회와 정치가 불안해 지는 것은 국가적으로 전혀 실익이 없다며 정치적 종교적 안정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율법주의적 성향의 이슬람을 표방해서는 유권자로부터 표를 얻기가 어렵다는 것이 PAS 당의 판세 분석인 것 같다.
3월 8일에 열릴 총선에서는 222석의 중앙 의회와 505석의 각 주의회의 의원들을 선출한다. 현재 집권당인 UMNO는 지난 2004년의 선거에서 91%의 의석을 석권하는 압승을 거두었으며 이번 선거에서도 압승이 예상된다. 때문에 관심이 가는 지역은 이슬람 정당인 PAS 당이 1990년 이후 집권하고 있는 케란탄주와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집권했다가 지금은 야당으로 전락한 테렝가누주의 선거이다. 지난 선거에서 PAS 당은 나이트클럽과 술 불법화, 이슬람율법인 샤리아법의 적용 확대, 사지절단, 투석살인 등을 허용하는 후두두법 도입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그 결과 테렝가누주에서는 여당에서 야당으로 전락했으며 케란탄주에서는 계속 집권은 가능했지만 지지율은 그 전보다 하락했었다. 지난 선거의 목표는 테렝가누와 케란탄의 계속집 품더불어 한 두 주에서 새롭게 집권한다는 목표였지만 오히려 결과는 더 비참했던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케란탄주에서의 계속집권과 테렝가누주 재집권을 노리고 가능하다면 케다주까지 노려 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이번 선거전략에서는 살벌한 이슬람 율법주의 대신 보건 복지, 기름값인하, 최저임금 상승 등의 주민 친화적인 공약을 내걸고 있는 것이다. 또 중국계 이슬람 신자를 공천하고 여성후보도 13명이나 공천하는 등 전통 이슬람 사회에서는 약자로 인식되는 계층을 끌어안는 공천도 하고 있다. 여성 후보 13명 가운데 1명은 이슬람 신자도 아니라고 한다. (출처:매일선교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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