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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알-카에다에 연계됐던 리비아의 이슬람 무장단체 '리비아 이슬람투쟁단(LIFG)'이 알-카에다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문서를 내놔 중동 지역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CNN 방송 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이는 알-카에다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이 지하디스트 내부에서 제기된 것으로 서방의 오랜 기대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CNN은 평가했다.
'수정적 연구'라는 제목의 이 문서는 "지하드(聖戰)는 신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도덕과 윤리를 가진다"며 "여성과 어린이, 노인, 성직자, 사절, 상인 등을 죽이는 것은 금지된다"고 주장했다. 이 문서는 또 "배신은 금지되고 약속도 지켜져야 하며 전쟁포로는 선한 방식으로 다뤄야 한다"며 "무슬림의 지하드는 이러한 윤리를 지킴으로써 다른 나라들의 전쟁과 구별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민간인 살상에 반대하는 이 문서의 주장은 알-카에다의 전술에 대한 정면 비판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9월 완성된 417쪽 분량의 이 문서는 중동 지역 종교 지도자들 사이에 회람 되며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 등의 정보기관도 이 문서를 연구하고 있다. LIFG가 이 문서를 작성하는 데는 이 단체와 리비아 정부의 2년여에 걸친 평화협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LIFG의 반정부 운동을 종식하고자 2007년 1월 영국 런던에 있던 이 단체 사령관 노먼 베노트먼을 사면 약속과 함께 리비아로 불러들였다.
리비아의 악명 높은 아부 살림 감옥에 수감 중인 LIFG 지도자들과 재회한 베노트먼이 반정부 운동을 포기하면 LIFG 대원들을 석방해주겠다는 사이프 알-이슬람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이 단체와 리비아 정부의 평화협상은 시작됐다. 1990년대 초 알-카에다 지도자들과 함께 아프간에서 반정부 운동을 벌이기도 했던 베노트먼은 2000년에도 오사마 빈 라덴의 미국 공격 계획에 반대하는 등 알-카에다와 거리를 유지해 왔다.
지난 4월 지하디스트인 셰이크 알-리비가 감옥에서 자살해 평화협상이 한때 위기를 맞았으나 리비아 정부가 LIFG의 요구를 과감히 수용, 수감자들의 면회와 종교 연구 등을 허용하면서 LIFG는 '수정적 연구' 작성에 착수했다. 사이프 알-이슬람은 LIFG 지도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석방되며 이들은 리비아 젊은이들이 알-카에다에 가입하지 않도록 하는 교육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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