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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출신의 야스민은 가정부로 일해 돈을 벌고자 키프로스로 건너왔으나 지금은 카바레에서 매춘부로 일하고 있다. 직장을 소개해주겠다고 접근한 한 여성에 끌려 간 뒤 성폭행을 당했고 결국은 카바레로 팔아 넘겨졌던 것이다. 야스민은 울면서 자신이 무슬림이며, 처녀라고 호소했지만 인신매매 조직은 강제로 그녀를 업소에 넘겼다.
메르체데시라는 이름의 한 외국 여성은 카바레에서 일하며 10명의 남자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고, 러시아에서 통역으로 일하기 위해 키프로스에 온 옥산나 란체프는 입국 며칠 뒤 변사체로 발견되기도 했다. 란체프의 가족들은 그녀가 인신매매 조직에 의해 살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때 한국에서도 악명높았던 여성 인신매매 범죄가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키프로스 한복판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25일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키프로스의 비정부기구(NGO)인 '니코시아 반(反) 인신매매 운동'과 스위스의 ACEES 등 인권단체들은 최근 니코시아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키프로스가 남동유럽 인신매매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키프로스에서 성매매 업소로 넘겨지는 외국 여성들은 지금까지 주로 몰도바,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 출신이었으나 최근에는 필리핀, 모로코, 시리아, 남아메리카에서 온 여성들도 다수 인신매매 조직에 희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확한 희생자 수는 집계가 불가능하지만 성매매 여성들을 지원해온 한 정교회 성직자는 2004년 이후 자신이 돌봐온 희생자만도 3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키프로스 경찰은 올해 들어서만 54명의 외국 여성이 성매매 때문에 조사를 받았으며, 이중에 11명이 강제로 '성 노예'로 전락한 케이스라고 밝혔다.
키프로스는 미국 국무부가 조사한 여성 인신매매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국가 명단에 3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키프로스 정부는 오명을 씻기 위해 최근 외국 여성들의 입국 통로가 돼온 '예능인 비자' 제도를 폐지했다. 지난해에만 3천명의 외국인이 발급받은 이 비자를 없앨 경우 성매매 업소의 외국 여성인력 공급라인이 대부분 차단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예능인 비자 폐지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키프로스의 인신매매 조직이 워낙 방대해 이들이 다른 루트를 통해 여성들을 공급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미 몰도바에서는 일반 관광객 비자를 이용해 여성들을 끌어들이려는 광고가 쏟아져나오고 있다고 인권단체들은 지적했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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