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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평화협정을 체결했던 파키스탄 정부와 탈레반이 한 달여만에 다시 전면전에 돌입할 태세다.
28일 현지 일간 ’더 뉴스’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는 전날 밤 북서변경주(NWFP) 주도 페샤와르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경 수비대와 전투경찰 등을 인근 부족지역으로 집결시키고 있다. 말리크 나비드 칸 북서변경주 경찰 책임자는 “우리는 이미 부족지역 인근 경찰서에 병력을 배치하고 주요 도로를 봉쇄해 그들이 페샤와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요 경찰서에는 장갑차가 배치됐으며, 관내 주요 병원의 의사들에게도 비상 대기령이 내려졌다며 국경지역 무장단체 소탕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파키스탄 군(軍) 대변인인 아타르 압바스 소장도 AP 통신에 “페샤와르를 위협하는 탈레반 반군 소탕작전이 임박했다”며 “군 병력은 페샤와르 인근 카이버 부족지역에서 대기중”이라고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익명의 주 정부 관리는 “작전이 48시간 안에 시작될 것이며 연방 정부가 이번 작전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신정부는 불과 한달전인 5월23일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탈레반의 주 활동지역인 스와트 밸리에서 정부군을 단계적으로 철수키로 하고 이 지역에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따른 통치를 허용했다.
또 탈레반 측은 정부에 대한 모든 공격을 중단키로 했고 여학생들의 등교를 묵인키로 하는 한편 공공장소에서 무기를 소지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평화협정 체결 이후에도 부족지역에서 탈레반에 의한 유혈 폭력사태가 지속된 것이 정부의 태도를 바꿔놓은 명분이 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방직할부족지역(FATA)인 남와지리스탄의 잔돌라에서는 평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중이던 친정부 성향의 부족 원로 28명이 탈레반에 살해됐고 스와트 밸리에서는 괴한들이 정부의 스키리조트를 불태웠다. 또 페샤와르 인근 피시타카라에서는 경찰서 습격 사건도 있었고 최근에는 탈레반이 부족지역을 벗어나 페샤와르를 공격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을 대테러전 파트너로 삼았던 미국은 아프간 국경지역에서 활동중인 탈레반 등의 발호를 강력 경고하면서 평화협정의 재고를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미국이 최근 파키스탄에 대한 원조 제공액을 3배로 늘려 매년 15억 달러씩 10년간 제공키로 한 것이 파키스탄 정부의 태도를 바꾼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파키스탄 탈레반 지도자인 바이툴라 메수드는 정부가 군사작전을 감행할 경우 평화협정을 파기하고 전면전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수드측 대변인인 오마르는 ’더 뉴스’에 전한 성명을 통해 “탈레반은 페샤와르 공격계획이 없으며, 정부가 거짓을 꾸며내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성명은 이어 “우리는 원할 경우 언제든 페샤와르를 점령할 능력이 있다”며 “탈레반에 대한 더 이상의 공격은 참을 수 없으며 정부가 모험을 지속할 경우 우리는 파키스탄 내 도시들을 반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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