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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가 27일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대통령선거 결선투표를 마감하고 투표소별로 개표에 들어갔다.
이번 결선투표는 모간 창기라이 민주변화동맹(MDC) 총재가 선거폭력을 이유로 불참을 선언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치러진 만큼 로버트 무가베 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적이다. 이로써 1980년 이후 장기 집권중인 무가베 대통령은 6연임에 성공, 재임 기간을 34년으로 늘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무가베 대통령은 그러나 국제 여론을 외면한 채 결선투표를 밀어붙임으로써 추가 제재 등 국제사회의 강도높은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표는 별다른 사고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여권의 투표 독려에도 불구,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야당 지지자들이 암묵적으로 투표 거부에 나서면서 3월29일 치러진 1차 투표 때에 비해 선거 열기가 확연히 가라앉은 모습이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특히 수도 하라레에서는 여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연맹-민주전선(ZANU-PF) 소속 청년당원들이 행인들의 투표 참여 여부를 확인하는가 하면 전투경찰이 도심에 배치되는 등 살벌한 풍경이 목격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또 하라레 남쪽 치퉁기자 지역에서는 유권자들이 투표용지 일련번호와 신분증을 ZANU-PF 참관인에게 제시하도록 해 사실상 공개투표가 진행됐다고 한 목격자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창기라이 총재는 이날 피신중인 네덜란드대사관을 잠시 빠져나와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일어난 일은 선거가 아니다"라면서 "이는 이 나라 전역의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강제한 집단 협박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이번 선거 결과를 인정하는 이는 짐바브웨 국민의 뜻을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국제사회가 투표 결과를 추인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7시 투표 종료와 함께 각 투표소별로 개표에 들어간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 이후 개표 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1차 투표의 경우 한 달을 훌쩍 넘긴 5월2일 개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는 창기라이 총재가 47.9%를 득표, 43.2%에 그친 무가베 대통령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었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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