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여성 권리 보호가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의 핵심 이슈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 간 터키에서 '명예살인'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일간 '자만'이 21일 보도했다.
명예살인이란 주로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에서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아버지나 남자 형제가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직접 살해하는 것으로, 터키에서는 보수적이고 경제적으로 낙후된 남동부의 쿠르드족 거주 지역에서 주로 발생해왔다.
터키 총리실은 최근 보고서에서 2003년 150건이던 명예살인 발생건수가 2006년 216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각지에서 총 220건이 발생, 매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고 전체적으로는 지난 5년 간 1천 건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더욱이 근래에는 지방보다는 대도시에서 살인 발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하산 타흐신 펜도글루 총리실 인권담당 국장은 "터키에서 명예살인이 증가하고 있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개혁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증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가장 큰 이유는 터키 사회의 가부장적 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터키는 EU 가입을 위해 2005년 명예살인범을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등 형법 조항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이슬람 사원이 신도들에게 명예살인을 하지 말 것을 설교토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그러나 유엔은 명예살인에 대한 형사처벌이 강화되자 가족들이 여성에게 자살을 강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일부 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는 여성들의 자살이 '명예살인'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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