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CP]/열방소식·기도

터키 순교사건 1주년, 터키 선교의 과거와 미래

기쁨조미료25 2008. 5. 20. 07:27
터키 순교사건 1주년, 터키 선교의 과거와 미래

말라티야 순교 일주년 추도의 물결


▲ 왼쪽부터 네카티 아이딘(Necati Aydin), 우구르 육셀(Ugur Yuksel), 틸만 게스크(Tilmann Geske)
여러분은 지난 2007년 4월 18일 오후 1시 30분경 터키 동부의 도시 말라티야(Malatya)의 질베 출판사(the Zirve Publishing Co.) 사무실 3층에서 출판선교를 펼치던 기독교인 3명이 순교했던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터키 기독교인 네카티 아이딘(Necati Aydin)과, 우구르 육셀(Ugur Yuksel) 그리고 독일 기독교인 틸만 게스크(Tilmann Geske)는 목이 잘려 숨이 끊어지기 전까지 수 시간 동안 꽁꽁 묶인 채로 온 몸을 흉기에 난자당하면서 온갖 고문을 당했다.

말라티야 순교사건이 있은 지 일 년이 지난 2008년 4월 18일 말라티야 순교자들의 묘지에 기독교인들이 모여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그들의 가족을 위해 기도하였다. 이날 추도회에는 육셀의 친구들이 참여하였으며, 디야르바키르의 아멧 거베너 목사가 기도와 말씀을 인도했다.

또한 4월 20일 주일 이스탄불의 성 에스리트 가톨릭 대성당에는 터키 전역에서 900명 이상의 신자들이 세 명의 순교자들의 죽음과 그 선교사로서의 삶을 기리기 위해 모였다. 그리고 지역 정교회와 카톨릭 공동체를 대표하는 성직자들, 외교관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체포된 용의자들을 재판했던 법조인들도 함께 참여했다.

용의자들, 사건에 대한 엇갈린 진술

한편 이 사건으로 체포된 5명의 용의자들은 개인적으로 희생자 중 어떤 사람도 죽이지 않았다면서 자신들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공판에서 그들 중 그 누구도 살해할 것을 공모하지 않았으며, 개별적으로든 혹은 그룹으로든 2007년 4월 18일에 질베 출판사(the Zirve Publishing Co.)를 기습할 것을 모의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의 주모자로 지목되고 있는 에멜 규나이든(Emre Gunaydin)은 공판에서 "우리의 목적은 단지 정보를 모아서 출판사에 주려고 했던 것뿐"이라면서, 흉기를 휴대했던 것에 대해서는 "그것은 단지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용도였다"면서 "만약 우리가 그들을 살해할 목적이 있었다면 칼이 아닌 총을 휴대하였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규나이든은 "나는 그 누구도 죽이지 않았다. 단지 때렸을 뿐이다", "그리고 나는 그 누구에게도 살인을 교사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진술과는 대조적으로 지난 4개월 이상의 개별 법정의 진술에서 4명의 다른 용의자들(Hamit Ceker, Cuma Ozdemir, Abuzer Yildirim, Salih Gurler)은 모든 공격은 규나이든에 의해 모의되었으며, 희생자들을 죽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들에게 말해주지도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리고 정확하게 누가 누구를 죽였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는 등 엇갈리고 불명확한 진술을 계속해 재판의 확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 심리에 참가한 원고 측 변호인은 이러한 진술들에 대해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마치 질문에 대해 준비한 대답을 외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슬람극단주의 단체 등 배후세력 연루 전면부인

사건 당시 경찰이 출두하자 도주하기 위해 3층 테라스에서 길바닥으로 뛰어내려 중상을 입은 규나이든은 폭력의 원인에 대해서 네카티 아이딘(Necati Aydin)이 자신들의 선지자 무함마드와 이슬람을 모욕하고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을 주장하여 그들의 분노를 자극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리고 그는 이번 사건의 배후에 다른 극단주의 단체나 마피아 세력이 결탁되었을 것이라는 의혹의 제기에 대해서는 명백히 사실을 부인하였다. 또한 그는 "나는 <Ulku Ocaklari> (Ulku-강한민족주의자/Ocaklari-화로들, 무슬림의 이상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불사한다는 의미:역자 주)의 일원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극단적인 젊은 초국가주의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터키의 민족주의운동정당(Nationalist Movement party, MHP)과도 연관되어 있다.

터키교회의 미래와 한국교회

말라티야 순교사건 이후 터키교회들이 잠시 동안 움츠러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터키교회는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제 터키의 그리스도인들은 말라티야의 순교자들처럼 언제든 테러를 당할 수 있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교회를 다니게 되었다. 그러나 사건 이후 터키의 한 현지 기독교인은 선교사들에게 '우리 역시 주를 위해 언제든 그렇게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시련이 이들의 믿음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 샤리아에 근거한 이슬람 판결 파타와(fatawa)
이슬람 세계에는 법 이상의 권위를 갖고 있는 칙령에 해당하는 파타와(fatawa)라는 이슬람 판결이 있다. 파타와의 내용은 코란과 마호메트의 가르침에 기초한 이슬람법률 샤리아(Sharia)에 기초해 결정된다. 파타와는 법적인 최종 판결이 아니며 중대한 사안에 대한 종교적인 답변임에도 불구하고 무슬림들은 누구나 종교적 의무로 파타와를 따르고 있다.

이집트 최고 이슬람회의에서 결정한 파타와에 의하면 “이슬람교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한 반역자들에게는 먼저 회개의 기회를 주라. 만약 그가 회개하지 않을 경우에는 샤리아 법에 따라 반드시 죽여라”고 하고 있다. 또 “그들의 자녀는 무슬림으로 간주하며 그 자녀가 이슬람을 선택하면 살려주고, 이슬람을 거부하면 동일하게 회개할 기회를 주고 만약 회개치 않을 경우에는 반드시 죽여라”고 판결하고 있다.

이슬람 신학교를 졸업한 신실한 무슬림이었던 한 터키인 청년은 꿈에서 예수님을 만나 선교사들을 통해 복음을 영접한 이후 회사에서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고백한 것으로 인해 해고되었다. 그런데다 고용주가 다른 회사에까지 그가 그리스도인이이니 고용하지 말라는 소문을 퍼트려 재취직까지 봉쇄당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청년은 현재까지도 그 믿음을 버리지 않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모든 무슬림권의, 특히 터키의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는 것은 목숨을 건 행위이며 많은 핍박과 고난 가운데 놓이는 것이다. 터키 현지인들은 목숨을 걸고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그 믿음을 지켜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토마스 선교사의 순교로 시작된 우리 한국교회가 이리 가운데 있는 그들의 목자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누가 그들의 목자가 되겠는지 다시 한 번 돌이켜 보아야 한다. 터키에서 10년간 사역했던 김하나 선교사는 말라티야 순교사건 이후 한국교회의 나아갈 바에 대하여 “역사적 갈등으로 서양 선교사들에게는 많은 제약이 따르는 무슬림 지역에 무슬림들이 반기는 우리 한국교회가 진정한 목자로 중보자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하면서 “한국교회 가운데 그들을 위한 끊임없는 기도와 믿음의 행진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