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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촨성 대지진 피해지역에 만들어진 자연호수 '언색호(堰塞湖)'가 붕괴를 시작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힘든 주민들에게 설상가상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중국 국토자원부와 쓰촨성 수리청은 지진으로 만들어진 자연호수 언색호가 베이촨(北川)현에 8개, 칭촨(靑川)현 5개, 스팡(什방<方+阜) 등 쓰촨성 일대에 18개에 달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언색호란 화산 용암 분출이나 지진 활동 등으로 산이 붕괴면서 강의 흐름을 막아 형성되는 자연호수로 영원불변의 고정된 호수가 아니라 침식이나 용해 등으로 쉽게 무너져 홍수를 유발할 수 있다. 문제는 이번 대지진 피해지역에 연일 비가 내리면서 호수 수위가 높아지고 연일 발생하는 여진으로 연약한 둑이 갈라지고 있어 주민들이 대지진에 이어 홍수에 매몰되는 2차 재앙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지진으로 광위안(廣元)시 칭촨(靑川)현에 만들어진 최대의 언색호가 18일 새벽 5시(현지시각)께부터 자연 붕괴를 시작하면서 물줄기가 터져나가자 하류지역 주민 3만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 언색호는 둑 높이만 무려 40∼50m에 달하며 평균 수위가 15-18m 정도고 상류 지역까지의 길이가 5∼7㎞에 이르며 저장하고 있는 물의 양이 500만∼700만㎥ 정도인 초대형 자연호수로, 전문가들은 이 언색호의 수위가 3m만 더 올라가면 하류지역 40㎞까지 5m 높이의 물길이 만들어질 것이라면서 하류지역에 사는 칭촨현 주민 등 3만명의 목숨을 위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쓰촨성 수리청은 칭촨현과 베이촨현 등에 새로 만들어진 언색호마다 2명 이상의 전문가들을 상주시킨 채 인민해방군의 협조를 받아 정밀검사를 실시하면서 24시간 감시체제에 들어갔다. 쓰촨성 지질광산국은 긴급회의를 열고 쓰촨성 일대 언색호들이 5월 말이나 6월 초에 대부분 붕괴하면서 하류지역을 매몰할 위험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언색호 상류의 물을 빼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쓰촨성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베이촨현 차핑(茶坪) 마을의 저수지 댐이 17일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붕괴 조짐을 보이자 수천명의 주민들이 중상자 46명을 버린 채 고지대로 대피했다.
이번 대지진을 극복하고 살아 남았거나 건물 더미 속에서 구조된 중국 주민 수십만명이 의기소침과 분노, 불면증 악몽 등의 심리장애 증세를 일으키고 있다. 쓰촨성 지진 피해지역 현지에 파견된 정신과 의사들은 "심리장애를 일으키는 환자 대부분은 현재 의기소침과 분노, 근심, 죄책감, 자기의심, 불면증, 악몽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베이촨현 취산(曲山)초등학교에서 선생님 도움으로 살아난 초등학교 6학년 여자어린이 류샤오화(劉小樺)양은 눈물을 흘리며 대성통곡을 하고 있어 전문가들이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류 양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건물 더미 속에서 학교를 탈출, 집으로 달려갔지만 할머니와 남동생은 이미 숨져 있었고 당시 부모는 류 양을 구하기 위해 학교로 달려가다 사망했다. 중국 위생부 소속 재난 심리치료 전문가인 자오궈츄(趙國秋) 박사는 "현재 이 어린이의 정신상태는 너무나 상처가 커 사랑하는 부모님이 죽었다는 소식을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건물 더미 밑에서 구조대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압박 당했을 때 일어나는 전신 장애인 '크러시(Crush) 증후군'으로 사망하는 생존자도 생기고 있다. 류샤오화양과 같은 학교인 베이촨현 취산초등학교 4학년생인 환췐옌(范泉<水변에艶>.10)양은 대지진 현장에서 매몰 57시간만에 구조됐지만 매몰 후유증으로 구조 10분만에 급사하고 말았다. 환양은 지진 발생 당시 3층짜리 학교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멘트 더미에 갇혔다가 지난 14일 밤 구조대에 의해 발견됐으나 인근 병원으로 옮기려할 때 아쉽게도 숨을 거두고 말았다.
크러시 증후군이 발생하면 근육조직에서 나온 미오글로빈이 요세관(尿細管)을 막아 급성신부전이, 혈액 중 칼륨이 증가해 심장근육 이상으로 부정맥이 생기며 처치가 늦을 경우 사망할 수 있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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