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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 전문가들이 말하는「6가지 키워드」

기쁨조미료25 2007. 12. 31. 13:00
현대오토넷
파인디지털
내비 전문가들이 말하는「6가지 키워드」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만도맵앤소프트의 ‘맵피&지나’ 시터스의 ‘루센맵’ 트윈클리틀스타의 ‘콩나비’ 파인디지털의 ‘아틀란맵’, 나브텍의 ‘꾸로’ 등 (전자지도 부문),

레인콤의 ‘아이리버 엔비’ 삼보컴퓨터의 ‘파비콘’ 파인드라이브의 ‘파인드라이브 IQ’ 디지털큐브의 ‘아이스테이션’ 현대오토넷의 ‘폰터스’ 등 (단말기 부문)


지금까지 쏟아진 내비게이션 단말기와 지도를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가쁘다. 휴대폰이 없으면 하루 종일 답답하듯 자동차 운전자들도 내비게이션이 없이는 선뜻 운전대를 잡기가 두려워지는 작금의 생활상을 놓고 볼 때 내비게이션도 이제 없어서는 안될 필수 IT기기로 자리매김했다.

ZDNET은 내비게이션 전문 개발자와 관련 커뮤니티 운영자, 지체장애인용 내비게이션 맵을 특허출원한 대학생 등 준전문가들을 만나 내비 시장의 '내년도 6가지 키워드'를 물었다.

조립형 제품, 한계에 봉착한다
자동차 등록대수 대비 내비게이션 보급률이 아직 10%대에 머물고 있다는 시장 상황을 직시한 중소업체들은 진입만 하면 돈맛을 볼 수 있을 것이란 환상으로 너나 할 것 없이 내비게이션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그 결과는 참혹했다.

지난 6월 내비게이션 전문업체 노바일렉트로닉이 외형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도를 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

노바의 부도는 값을 대폭 낮춘 저가 제품 위주의 판매로 매출액만 늘려 놓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이유는 뭘까?

파인디지털 김병수 개발이사는 내비게이션 시장이 특별한 기술 없이도 단말기 제조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꼽았다.
파인디지털 김병수 개발이사

김병수 이사는 “내년도부턴 지도와 단말기를 따로 만드는 회사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우므로 롱런하지 못하고, 나중엔 퇴출당하는 비운을 맞게 될 것”이라며 “내년엔 내비게이션 단말기뿐만 아니라 우수한 지도 소프트웨어(SW)까지 자체 개발하거나 전문업체와 제휴해 수시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내비게이션이 아닌 맵 프로그램을 채용한 컨버전스형 제품들의 연속된 도전에도 맞닥뜨려야 했다. 이는 ‘PMP 대 내비’, ‘휴대폰 대 내비’, UMPC 대 내비’로 재단됐던 것.

또한 지상파DMB와 동영상 재생, 카메라 등 멀티미디어 기능으로 중무장한 제품들이 내비 시장을 정복하기 위한 첨병으로 격상되기도 했지만 부가기능만으로 승부수를 던졌던 수많은 단말기들은 소비자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았다. 왜 일까?

김 이사는 “휴대폰을 샀는데 전화는 잘 안되고 게임은 잘되는 이치와 같은 꼴”이라며 “본연의 기능인 길 안내 서비스에 주력하는 것만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가기능을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를 구현하려 하는 제조사들의 대다수가 전자지도 제작 기술이 없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의 요구에 즉각 반응할 수 없는 조립형 제품은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고 주장했다.

토종업체 VS 글로벌 기업 …밥그릇 싸움은 더 치열
김병수 이사는 국내 제조사들의 전자지도와 단말기 제조 기술을 전세계 으뜸으로 보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보다 더 깐깐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김 이사는 “서유럽 소비자들은 속된 말로 ‘뺑뺑이(가까운 길을 멀리 돌아가도록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의 오류)’를 돌아도 ‘이런 곳도 있었네.’라며 큰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라며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감시카메라 하나라도 놓치게 되면 딱지(자동차 벌금고지서) 들고 제조사에 찾아올 정도로 깐깐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극성은 동북아 시장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고 한다. 큰 도시가 좁은 지역에 밀집돼 있는 곳의 문화일수록 비슷하다는 것. 이런 문화적인 차이를 국내 진출한 글로벌 전자지도 업체들이 알고 있다 한들 해외 본사의 의사결정에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김 이사의 견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현재 글로벌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1위 업체인 나브텍을 비롯해 텔레아틀란스 등의 전자지도 업체가 지난 7월부터 국내 입성, 지도의 정밀성을 무기로 맵 데이터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IT전문지 PC라인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나브텍의 현 개발인력은 75명 정도이나 로컬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내년까지 130명까지 충원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국내에 진출하고 있는 해외 단말기 업체에 인바운드(In-Bound) 방식으로 맵 데이터를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 단말기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에 따른 맵 데이터 공급으로 수익모델을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팅크웨어, 지오텔(구 카포인트), 현대오토넷, 파인디지털 등 몇몇 토종업체들이 70~8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어 해외업체가 국내 시장서 뿌리 내리기란 그리 만만치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다.
2008년 내비게이션 시장은 글로벌 업체와 완성차 업체들의 '머니 파워'로 재편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의 거센 질주 ‘시장재편 급물살’
내년부턴 내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완성차 업체들의 질주가 본격화된다. 거대 자동차 기업들의 맛보기가 시작된 한 해, 본 게임은 내년부터인 것.

김병수 이사는 빌트인(Built-In) 방식이란 달콤한 유혹으로 올해 내비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완성차 업체가 내년도엔 3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유는 제품의 판매가를 대폭 낮췄기 때문. 현대자동차 계열 현대오토넷은 순정 내비게이션 가격을 기존 300만원 대에서 100만원대로 낮췄다.

김병수 이사는 “내년도 시장에서 완성차 업체들이 30만개 이상의 제품시장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엔 180만대 규모의 시장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나 완성차 업체들이 선전할 경우 기존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올해와 동일한 156만대 시장을 나눠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수 이사는 하지만 첨예하게 얽힐 시장판도를 앞두고 덤덤한 표정이다.

김 이사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일부 대기업들이 이미 쓴맛을 봤던 만큼 제조업에 기반을 둔 회사는 이 사업을 운영하기 힘들다. 이유인 즉슨 제품을 팔고 나면 그만이라는 생각 때문인데, 제품을 팔고 난 후 소비자들과의 연속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사후 관리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난처한 경우를 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비 기술력 ‘껑충’…풀3D 비주얼 그래픽 지도∙TPEG서비스 고도화
내비게이션 지도의 진보는 내비 업계의 지형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래픽의 완성도는 3차원 화면에서 건물의 독특한 양감을 느끼기에 충분할 정도다. 내년도 특징적인 변화 중 하나를 꼽으라면 ‘풀 3D 비주얼 그래픽 지도’의 등장이다.

김병수 이사는 “적절한 하드웨어 CPU가 등장했고, 관련 데이터 베이스가 조금씩 구축되고 있다. 내년을 시발로 향후 2~3년간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풀 3D 지도가 등장하더라도 모든 지역에서 사용하려면 어느 정도 시일이 소요된다.

김 이사는 “5대 광역시를 시작으로 50개 도시, 100개 도시 순으로 관련 데이터가 차츰차츰 구축돼 갈 것이므로 2010년에서야 본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전자지도 SW의 가격측정방식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가령 1000개의 도시가 지원되는 풀3D 지도는 50만원, 2000개 도시가 지원되면 60만원 식이다.

특징적인 변화 다음으로 '티펙(TPEG)의 고도화'를 들 수 있다. 현재까지는 일부 진행 경로를 미리 알고 변경하는 수준인데, 내년 하반기부턴 좀더 정확한 경로탐색이 가능할 것으로 업체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또한 전국 데이터 서비스 기능이 포함되는 것도 괄목할만한 변화다.

특정 그룹을 위한 '틈새 서비스' 활발
내비게이션 시장에 창의력이 꿈틀대는 새로운 수익모델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예컨대 지체장애인 증가에 따른 관련 지도가 선을 보였다. 동아대학교 창업지원센터에서 활동 중인 창업동아리 대표 엄원호 씨는 휠체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휠체어 지리정보 제공시스템 ‘휠맵(Wheel-Map)’의 특허출원을 했다.

이 시스템은 뚜벅이 내비게이션에 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새로 추가한 것인데 경사가 가파른 골목이나 계단 등을 피해서 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휠맵

내비게이션 커뮤니티 내비가(www.naviga.co.kr)를 운영하고 있는 신경승 씨는 “화물차량 운전자들을 위해 통행제한도로를 뺀 우회도로를 안내해 주는 지도가 구상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내년엔 특정 그룹 및 틈새시장을 노린 맵이 부가기능으로 추가돼 소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박상덕 팅크웨어 경영전략본부 팀장은 “휠맵이나 화물차량전용 지도의 경우 시장성과 상품성을 고려할 때 단발성 모델로 그칠 수 있다.”라며 “이런 지도를 제작하기 위해 선뜻 투자에 나서는 업체는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나열한 모델들은 아직 실용화 단계는 아니며, 시장성이 좁아 쉽사리 덤벼들지 못하지만 부가기능으로 추가될 경우 일정분의 시장은 장악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업체 관계자들의 견해다.

AMOLED∙여성용 단말기 볼 수도…제품 표준화 선행돼야
맵 SW의 변화에 비하면 하드웨어 개발은 미진한 수준이다.

김병수 이사는 “7인치 화면에서 더 크면 안전성에 문제가 있고 공장에서 7인치 이상의 액정은 서브노트북용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현재로썬 7인치 제품이 내년에도 계속 사랑을 받을 것이다.”라며 “비용측면에서 아직 언급하기 이르지만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를 탑재한 제품을 한 두게 정도는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팅크웨어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독특한 디자인 제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제품이 알록달록하거나 흰색 제품은 잘 안 팔린다는 시장 속설을 전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

이 회사 박상덕 팀장은 “요즘 소개되는 제품들은 다른 IT제품들에 비하면 한참 유행이 지난 옷을 본 느낌이다.”라며“검은색 제품일색인 내비 시장에서 ‘여성’이란 아이콘을 심은 새로운 경향의 제품을 내년도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비가 운영자 신경승 씨는 단말기 부문에 대한 질문에서 “충전용 어댑터, 거치대의 결합방식, 외장형 안테나의 유형 등 모든 제조사들의 규격이 제각각이다.”라며 “휴대폰의 충전용 어댑터가 24핀으로 표준화된 것처럼 내비게이션 시장에서도 표준화 작업이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