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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AMD 경쟁구도 붕괴 시작

기쁨조미료25 2007. 12. 13. 00:16
 
 
[외신 10대 뉴스] 인텔-AMD 경쟁구도 붕괴 시작

오병민 기자 ( ZDNet Korea )   2007/12/12
zdnettop10
AMD
인텔
올해는 인텔과 AMD의 경쟁구도가 붕괴되는 여러 가지 이슈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인텔과 AMD는 경쟁을 통해 범용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을 이끌어 왔기 때문이다.

사실 인텔과 AMD는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이라기보다는 인텔이 시장에서 우위를 가져가면 AMD는 차별화된 기술로 인텔을 따라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올해에는 인텔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AMD의 시장적 위치를 추락시켰을 뿐아니라, AMD역시 기술적인 차별화에서 실패했다는 점에서 이 둘의 첨예한 경쟁관계는 붕괴되기에 이르렀다.

인텔과 AMD의 경쟁관계가 범용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에서 중요한 이유는, AMD가 인텔의 유일한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사실 범용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에 신규 경쟁자가 진입하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 만큼 힘든일이다. 우선 지적재산권(IP) 자체의 확보가 매우 어려우며, 신생 업체 진입하기엔 기존사업자인 인텔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이유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 둘의 경쟁관계가 붕괴된다면 범용 마이크로프로세서 산업은 인텔의 독주로 인해 발전이 더뎌지고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권도 침해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AMD, 바르셀로나 출시지연으로 큰 타격
이런 경쟁관계에 찬물을 끼얹게 된 주요 원인을 살펴본다면 AMD의 쿼드코어 프로세서인 바르셀로나의 출시가 지연된 것을 들 수 있다.

바르셀로나는 AMD의 야심작이자 역작이었다. 특히 64비트와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대한 기술경쟁에서 AMD에게 밀려난 인텔이 AMD보다 한발 앞서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출시했기 때문에, AMD 역시 이에 발맞춰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출시해야만 했다.

인텔이 쿼드코어프로세서를 출시했을 당시만해도 AMD에게는 희망이 있었다. 인텔은 기존 프로세서가 하나의 칩에 모든 코어가 탑재된 것과는 달리, 2다이에 2개의 코어를 탑재한 변칙적이면서도 비교적 공정이 쉬운 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AMD는, 향후 출시할 쿼드코어 프로세서인 바르셀로나는 하나의 칩에 4개의 코어를 모두 탑재한 '네이티브 쿼드코어 프로세서'임을 강조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문제는 AMD의 사활을 건 바르셀로나의 출시가 지연되었다는데 있다.

당초 바르셀로나의 출시 시기는 올해 3월 정도로 예상됐었지만 6개월이나 지연된 9월에 이르러서야 공식적인 출시발표를 했고, 현재까지도 사소한 결함으로 인해 공급이 지연되고 있어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됐다.

인텔의 무자비한 마케팅 공세
문제는 그뿐이 아니다. 인텔은 자사가 가진 마케팅 역량과 시장점유의 유리한 상황을 이용해 강하게 공세를 가했다. 특히 인텔이 가진 공정능력과 마케팅 역량은, 듀얼코어 프로세서 이후 마땅한 신제품 발표가 없었던 AMD를 시장에서 몰아내기에 충분했다.

인텔의 듀얼코어 프로세서의 가격인하와 쿼드코어 프로세서의 공세는, AMD의 기존 듀얼코어 프로세서인 옵테론의 가격을 터무니없이 낮출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 이를 통해 AMD는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는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됐다.

더불어 AMD측은 인텔이 조직적으로 기업용 시장에서 마케팅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12년간 x86 마이크로 프로세서 시장에서의 점유율 데이터를 보면, AMD의 점유율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 이상하다. 2003년에서 2005년 사이에 AMD의 점유율이 소폭 상승하기는 했으나, AMD가 64비트나 듀얼코어 기술력을 선보이며 업계에서 큰 호평을 얻은 것에 비교하면 이는 매우 미미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반면 인텔은 64비트나 듀얼코어 프로세서의 부재속에서도, 수익 면에서나 점유율 면에서 크게 변화가 없다는 점은 적지 않은 의혹을 불러오고 있다.

게다가 이에 관련해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는 지난 7월 인텔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고, 이런 인텔의 불공정 의혹은 일본과 유럽 그리고 우리나라까지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AMD의 탐 맥코이 부사장은 “인텔은 OEM 제조업체들에게 경쟁사인 AMD의 채택을 제한하거나 막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리베이트, 마케팅 개발 자금(MDF) 지원 등의 불공정한 비즈니스 관행을 통해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으며, 주요 글로벌 PC제조업체들이 완전히 의존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하면서 “이들 OEM업체들이 자사의 브랜드보다 자사가 공급하는 시스템의 특정 부품인 인텔을 더 강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범용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 인텔 독점 우려
현재 x86 프로세서 시장에서 인텔을 견제할 기업은 AMD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AMD의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현재 서버시장은 메인프레임과 유닉스를 거쳐 x86시장으로 넘어오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필요한 상황이다. 인텔이라는 거대 기업이 혼자 독식하기엔 전 세계 서버시장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정한 경쟁 없이는 발전도 없을뿐더러 독점을 통해 발생하는 횡포 또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AMD가 분발해야하는 이유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사실 x86 프로세서가 64비트나 멀티코어 프로세서로 급속히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AMD와의 경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AMD는 일부의 결함이 있긴 하지만 쿼드코어 프로세서인 바르셀로나를 완성시켰고, 자회사인 그래픽코어 전문기업인 ATI와 함께 스파이더 플랫폼을 출시해 컨슈머 시장에서의 강점도 이어갈 것으로 보여 희망은 있다. 내년에 AMD가 좀더 분발해 인텔과의 치열한 경쟁구도를 다시 구축하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