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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105 당신의 책 읽는 습관을 말해주세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는 책을 한 권 선물하는 사람이다.” - 아브라함 링컨
나에게 책을 읽는 것에 대한 목마름을 가장 깊게 던져주신 분은 고등학교 때 국어선생님(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시기도 했던) 이완근 선생님이시다. 선생님께서는 당시 40세가 되셨고 늘 우리들에게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셨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어느 날 수업 시간에, 공부만 하느라 고생이라면서 우리들에게 책 한 권을 소개시켜 주셨다. 그때 소개시켜 주신 책은 파트리크 쥐스킨트라는 독일 작가의 ‘좀머씨 이야기’였다. 폐쇄(밀폐)공포증에 걸린 좀머씨에 관한 재미있는 소설이다. 마치 현대인의 모습을 표상하듯이 당시 작은 교실에만 갇혀서 공부에 모든 것을 걸어야 했던 내 모습과 좀머씨와 비교해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했었다.
선생님께서는 칠판에 그림도 그려 가시며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 주셨다. 그 때 나는 TV드라마나, 연예 오락 프로그램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좋은 책들을 많이 읽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 이후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작품들을 ‘향수’라는 작품만 빼 놓고 거의 다 읽어보았다.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책은 ‘콘트라베이스’라는 책이다. 이 책은 책을 읽고 있다는 느낌 이상의 그 무엇이 있었다.
나는 20살 대학생이 되어 책 읽기에 몰두했다. 선생님께서도 대학에 들어가서부터 지금(당시 40세 되던 해)까지 1주에 평균 3권에서 5권의 책을 읽어오셨다고 했다. 그리고 장서가 1만 권이 넘는다고 하셨다. 나는 그게 정말일까 생각했었다. 지금은 선생님의 말씀이 거짓말이 아니었음을 알 것 같다. 또한 당시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아들놈도 아빠 닮아서 책 값 때문에 우리 집이 거덜 나겠다.”
책 읽는 아버지 밑에 있는 자녀들이 자연스레 책을 읽게 된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책과 가까이 하는 복을 알면 참으로 인생이 풍성해 진다. 또한 이런 말씀도 하셨다.
“여러분들 중에, 책 읽는 법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먼 여행도 지루하지가 않을 것입니다.”
당시에는 버스만 타고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또 고교시절에는 입시 때문에 책을 많이 읽을 수 없는 상황이라서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나는 집을 나설 때면 어디를 가든지 반드시 작은 책 한 권은 꼭 들고 다닌다. 실제로 20살 때부터 지금(나 27살 ^^)까지 내가 읽은 책의 반은 전철 안에서 이동 중에 읽은 것들이다. 그러고 보면 나의 서재는 지하철 안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이다.
대학교 1학년 때였다. 나는 사진학 강의를 2학기 정도 들었다. 사진작가이신 함철훈 교수님(김동호 목사님과 함께 ‘하나님의 손’이라는 책도 내셨다.)께는 사진에 대한 기술적인 면을 넘어서 사진에 대한 좋은 철학을 가지고 계셨던 분이셨다. 그리고 그분의 셔터는 ‘하나님의 보이지 않은 손’을 찍기 위한 예술적 몸부림이었다. 삶의 구석구석에 숨겨진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을 찍기 위한 그 몸부림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어느 날 수업 후에 나는 교수님에게 찾아갔다. 그리고 느닷없이 이렇게 말했다.
“교수님, 교수님에게 영향을 끼친 책을 한 10권 정도만 이야기 해 주실 수 있나요?”
교수님께서는 친절하게 10여권의 책들을 이야기 해 주셨다. 그 중에는 내가 읽어본 책들도 조금 있었다. 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교수님께서는 가장 먼저 ‘성경’을 꼽으셨다. 그리고 ‘어린왕자’도 꼽으셨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나는 대학 도서관에 가서 이 책을 찾아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책은 결국 읽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나의 책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행복하고 의미 있는 20살의 좋은 추억이 되었다. 내가 존경하고, 어느 분야에서 대가가 되어 있는 분들에게 찾아가서 10권 정도의 책을 추천받아 책을 읽어보라. 그 사람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한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은 두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의 지도를 받게 되어있다.”라는 말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링컨 대통령도 이 명언을 떠올리며 부지런히 독서에 전념했다고 한다. 그는 공교육을 10살(혹은 9살)까지 밖에 받지 못했다. 하지만 농사일을 하던 틈틈이 주머니에서 책을 꺼내 읽었다고 한다.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그의 독서 습관은 지적 성장을 가능케 했고, 결국 그를 창조적인 리더가 되도록 이끌었던 것이다.
책벌레였던 링컨은 비록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교육 받을 기회가 없었지만 열심히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미래를 준비했다. “나는 계속 배우면서 나를 갖추어 나간다. 언젠가는 나에게도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늘 마음속으로 이렇게 외치며 성실하게 삶을 가꾸어 나갔다. 어린 시절부터 그의 친구였던 존 행크스는 링컨이 얼마나 책 읽는 일에 열심이 있었는지에 대해 이렇게 진술했다.
“링컨은 어렸을 때부터 ‘책벌레’여서 이웃집의 책들은 모조리 다 빌려 보고, 먼 마을에서가지 가서 책을 빌려다 보고 했습니다.”
우리가 1년에 자신의 키만큼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을 듣지 않았는가? 그 말이 바로 링컨에게서 나온 말이다. 링컨은 해마다 자기의 키만큼 책 읽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의 키가 197cm의 거구였음을 생각해 볼 때 여느 사람들보다 책을 더 많이 읽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누구나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던 책들이 있을 것이다. 감명 깊게 본 영화도 있을 것이고, 첫사랑을 아련히 떠오르게 하는 노래들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나는 어린시절 링컨에게 영향을 준 4권의 책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성경’, ‘워싱턴전기’, ‘천로역정’, ‘이솝우화’가 바로 그것이다. 그 4권의 책은 링컨의 일생을 바꾸어 놓았고 그를 위대한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 책들은 그의 사고를 지배했고, 그의 인생의 큰 틀을 형성시켰던 것이다. 자 그 4권을 만나보자.
1) 첫 번째로 그가 소유한 책은 ‘성경’이었다.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성경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존재를 바라보도록 했으며, 인생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했다. 또한 인간은 연약한 존재이고 하나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다. 그가 자주 입술로 고백했듯이, 성경의 십계명은 그의 마음을 비추는 등불이 되어 어려 유혹이 다가올 때마다 곁길로 가지 않도록 지켜주었다. 이처럼 성경이 그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2) 두 번째로 그가 소유한 책은 ‘워싱턴 전기’였다.
먼 마을에 살고 있는 앤드류 크라포드의 집에서 일을 해주던 링컨은 그의 서재에서 워싱턴 전기를 보게 되었다. 그는 주인에게 허락받고 그 책을 빌려와서 양초가 다 타들어갈 때까지 밤새 책을 읽었다. 그러다 그만 잠이 들고 말았는데, 공교롭게도 그 날 밤에 비가 많이 쏟아져 빌려온 책이 흠뻑 젖게 되었다. 젖은 책을 말려 손질해 보았지만 돌려주기에는 이마 많이 파손되고 말았다. 그는 급히 주인에게 달려가 사정을 말했다. 그는 책 값 대신 농사일을 해주기로 하고, 그 일을 다 한 후에야 비로소 워싱턴 전기를 자신의 것으로 소유할 수 있었다. 링컨은 워싱턴 전기를 반복해서 읽으면서 대통령에 대한 그림을 어렴풋이나마 그려 나갔다. 워싱턴의 정직과 조국에 대한 충성심은 어린 링컨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의 삶의 모델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가 대통령이 되기까지 워싱턴 전기는 그의 마음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안내자 역할을 해 주었다.
3) 세 번째로 그가 소유한 책은 존 번연의 ‘천로역정’이었다.
아버지가 오래 전에 읽었던 낡은 책 천로역정을 창고에서 꺼내 링컨에게 건네주자 그는 뛸 듯이 기뻐하며 그 날로 단숨에 책을 읽어 내려갔다. 천로역정은 예수님을 믿는 ‘크리스천’이 천국에 들어가기까지 험난한 나그네로서의 인생길을 걸어가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링컨은 천로역정을 읽으면서 무엇보다 천국을 사모하게 되었고, 그리스도인의 앞길에도 장애물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4) 네 번째로 그가 소유한 책은 ‘이솝 우화’였다.
이솝 우화는 링컨이 책을 좋아한다는 소문을 들은 한 부인이 선물한 책이었다. 링컨은 이솝 우화를 통해 지혜와 풍부한 상상력, 유머 그리고 재치를 배울 수 있었다. 이솝은 노예의 신분이었다고 하는데, 그런 환경 가운데서도 빛나는 유머와 재치가 가득한 작품을 썼고, 링컨은 바로 그런 점을 주시했던 것이다.
결국 링컨이 어린 시절 자주 읽었던 이 4권의 책은 그가 장성한 후에 읽었던 다른 어떤 책들보다 더 의미 깊은 것들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그를 성경의 사람이 되게 했고, 정직한 대통령이 되도록 이끌었고, 천국을 사모하는 사람이 되게 했으며, 지혜와 유머의 사람으로 만들었다.
“주 여호와께서 학자의 혀를 내게 주사 나로 곤핍한 자를 말로 어떻게 도와 줄 줄을 알게 하시고 아침마다 깨우치시되 나의 귀를 깨우치사 학자같이 알아듣게 하시도다”(사 50:4).
최근 3년간 계속해서 베스트셀러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책이 있다. 바로 김동환 전도사님의 ‘다니엘 학습법’이 그것이다. 김동환 전도사님은 2000년에 서울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서울대 종교학과 3년간 평균 점수 99.26 취득)하고 십대 시절에 “다니엘처럼 되겠다!”며 굳게 정했던 뜻을 따라 곧바로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진학했다. 그 역시 책 읽는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방학 때가 되면 집중적으로 책을 많이 읽는 게 좋습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읽어야 될 기본적인 도서목록은 대형서점에 가면 금세 찾을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읽어야 할 책도 30일 정도면 다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30일이라는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초등학교 때 읽어두는 것이 좋지요. 초등학생들이 읽기에 그 책들이 어렵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그 책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만한 지적 능력이 있습니다. 요즘 초등학생들도 TV드라마를 재미있게 봅니다. 그런데 드라마도 결코 수준이 낮지 않습니다. 고등학생이나 중학생이 읽어야 할 독서 수준을 뛰어넘을 때가 많습니다.(김동환「다니엘 학습법」규장, 2001, 174쪽)
김동환 전도사님은 10권의 신앙도서를 추천(‘다니엘 학습법’ 259쪽에서)하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1. 길은 여기에(미우라 아야코, 설우사)
2. 이 질그릇에도(미우라 아야코, 설우사)
3. 산다는 것이 황홀하다(다하라 요네코, 알돌기획)
4. 새벽을 깨우리로다(김진홍, 홍성사)
5. 빛이 있는 동안에(미우라 아야코, 범우사)
6. 설령(미우라 아야코, 설우사)
7. 빙점(미우라 아야코, 한국장로교 출판사)
8. 그리스도의 십자가(존 스토트, IVP)
9. 그리스도를 본받아(토마스 아 캠피스, 예찬사)
10. 기독교 강요(존 칼빈, 생명의 말씀사), 디지털 기독교 강요(김준수, 규장)
내가 두 사람의 예를 들은 것은 ‘책’에 대한 위대성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링컨은 우리 식으로 치자면 초등학교 2-3학년 정도의 학력 밖에는 취득하지 못했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변호사고 되고 대통령이 되고 또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인 ‘노예해방’을 이뤄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가? 바로 그가 ‘책의 사람’이었다는 사실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학부인 서울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김동환 전도사님 역시 ‘책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이었다. 또한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성경’이라는 가장 위대한 책에 사로잡힌 사람들이었다. 김동환 전도사님의 어머님께서 김동환 전도사님이 아침에 성경을 읽지 않고 기도를 하지 않으면 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화이다.
책 속에는 무궁무진한 세계가 담겨 있다. 우리가 모든 삶을 경험할 수 없다. 그러하기에는 우리의 인생이 너무도 짧다. 돈도 없다. 여건도 허락되지 않는다. 또 다 경험할 수 없는 영역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을 가능케 해 주는 것이 바로 책을 읽는 것이다. 선진국의 국민들은 책을 읽는 습관들이 몸에 배어 있다. 선진국 국민들은 책을 사랑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가 아직 선진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때가 많다. 일례로 지하철서의 우리 국민들의 모습 때문이다. 박형용(합동신학대학원, 대학교 총장)박사님께서는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하신다.
선진국의 특징은 백성 세 사람이 모이면 정치와 경제에 대해 토론을 하고, 두 사람이 모이면 게임(놀이)을 즐기고, 그리고 한 사람이 있으면 독서를 한다는 말이 있다. 반면 후진국의 특성은 백성 세 사람이 모이면 서로 험담하는 말을 하고, 두 사람이 모이면 서로 다투고, 그리고 한 사람이 있으면 잠을 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진의가 100% 옳지 않다 하더라도 이 말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선진국이라 인정받는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볼 수 있는 광경은 전철이나 버스, 기차 그리고 공항 대합실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참으로 부러운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형편은 어떤가? 일반적으로 전철이나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에서 볼 수 있는 고아경은 몇 사람이 신문을 읽거나 아니면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릴 시간만 기다리는 사림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다행인 것은 지난 몇 년 사이 전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 박형용 칼럼,「기독교 출판소식 2004년 4월호」12쪽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예전보다는 책 읽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최근 고속전철이 개통되면서 전국 일일생활권이 가능해졌다. 그런데 일본은 이미 40년 전에 고속전철을 개통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20년 정도 일본에 뒤져있다고 말한다. 이 분야에서는 가시화 된 것만 40년이다. 여러 가지를 떠나서 우리나라가 일본에 뒤지는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일본인들은 분명히 우리나라 국민들보다 책을 많이 읽는다는 사실이다. 우리도 부지런히 책을 읽어야 한다.
신약성경의 13권(혹은 12권, 또 학자에 따라 다르게 주장함)을 저술(?)한 사도바울도 ‘책의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다. 바울이 로마에서 2차로 투옥되었을 당시 육신적 고통과 고독에 견디면서 디모데에게 편지를 쓴다. 다음 성경 구절을 보면 바울이 책을 읽으면서 고독을 극복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네가 올 때에 내가 드로아 가보의 집에 둔 겉옷을 가지고 오고 또 책은 특별히 가죽 종이에 쓴 것을 가져오라”(딤후 4:13).
바울이 디모데에게 부탁한 말이다. 그는 육신의 몸을 감싸기 위해 겉옷을 가져오라고 한다. 또한 마음과 영혼에 위안을 얻기 위해 책을 가져오라고 한다. 감옥에 있던 바울에게 책은 고독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친구였던 것이다.
링컨 대통령도, 김동환 전도사님도, 사도바울도 모두 책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이들 모두는 하나님의 사람들이다. 1만원이 손에 쥐어지면 책을 사고 싶은가? 무언가를 먹고 싶은가? 옷을 사고 싶은가? 영화를 보고 싶은가? 다른 것이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1만원으로 양서를 구입해 읽는다면 당신의 삶은 더욱 풍성해 질 것이다. 당신이 느끼지 못하고 있는 그 순간에 당신은 업그레이드되어 있을 것이다.
* 보너스, 여기서 책 읽기에 관한 몇 가지 지혜와 요령을 가르쳐 드립니다.
난 시간 없어서 책 못 읽어~
책을 평소에 읽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못 읽으신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반은 진실이고 반은 거짓말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또 나름대로 학교공부를 하면서 그 생활을 해 나가는 것만으로도 삶은 분주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책 읽을 시간은 있습니다. 하지만 책 읽는 것이 스트레스가 되서는 안 되겠지요.
우선 책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일는 것입니다. 자투리 시간을 건져 올리는 최고의 그물이 바로 독서인 것입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또 직업의 특성상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에 쓸데없이 버리는 시간(거리에서건, 이동중이건, 누군가를 기다릴 때건)이 저는 최소 30분에서 많게는 두세 시간은 된다고 봅니다. 바로 그 시간에 책을 읽는 것입니다.
그런데 평소에 책을 읽지 않던 분들이 책을 읽으려고 하면 피곤합니다. 머리가 깨질 것 같고 구토 증세도 있습니다. 일단 저도 아무리 시간이 많이 남아도 버스에서는 책을 읽지 않습니다. 머리가 아프고 비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버스에서는 정말 피곤하면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합니다. 그래도 무료하고 시간이 아깝기 때문에 단어를 외우거나 성경구절을 외웁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욕심 부리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미리 준비해 놓은 작은 카드나 수첩에 평소 좋아하는 성구나 단어를 큼지막하게 적어 놓으십시오. 단, 부피가 작아야 합니다. 그래야 언제든지 가지고 다닐 때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그리고 버스가 잠시 섰을 때 한번 보고 그냥 너무 머리 쓰지 말고 입으로 혹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가면 됩니다. 단어 2개 정도 혹은 짧은 성구 한 절 정도는 외울 수 있습니다.
또한 전철에서나, 누군가를 기다릴 때(실내든 실외든) 내가 책을 읽을 수 있을 몸 상태와 여건이 된다면 가방에 넣었던, 혹은 손에 들고 있던 책을 펼치십시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너무 두꺼운 책은 안 된다는 겁니다. 될 수 있는 한 가장 얇은 책으로(2백 페이지 미만으로 하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가지고 다니셔야 합니다. 저도 두꺼운 책은 집에서 보고 잘 가지고 다니지는 않습니다. 전철에서 5백 페이지짜리 전공 서적 읽는 것은 대부분 폼이거나, 정말 중요한 시험 때문이거나, 아니면 정말 공부벌레거나 입니다. 책을 읽고 싶거든 얇은 책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얇은 책은 1주일, 길어도 2주일이면 그 자투리 시간만 이용해서 읽어도 다 읽습니다.
그렇게 한 권 한권 늘려가는 것입니다. 한 자리에 앉아서 책만 읽을 수는 없습니다. 또 그런 시간이 주어져도 평소에 책을 읽는 습관이 되어 있지 않은 분은 절대 책에 손을 대지 않습니다. 오히려 TV를 보거나 영화 보러 갈 계획을 잡습니다.
난 그래도 책 좀 읽는데, 더 많이 읽을 수 없나?
두 번째로 평소에 책을 좀 읽으셨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서 말씀드립니다. 좀 더 효과적으로 좀더 많은 분량의 책들을 소화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서는 이런 방법을 제한합니다. 이건 제가 하는 독서법인데요. 한번에 5-6권을 동시에 읽는 것입니다. 이게 가능하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건 중학교를 졸업하신 분들 정도면 충분히 이해가 가시는 부분일 겁니다. 학교에서 수업시간표를 짤 때 월요일은 1교시부터 5교시까지 수학만 하는 날, 화요일은 영어만 하는 날, 수요일은 국어만 하는 날, 목요일은 과학만 하는 날, 금요일은 사회만 하는 날로 잡아 놓는다면 아무도 학교 못 다닐 것입니다. 고등학교는 이과 같은 경우 일주일에 수학이 6시간 있는데, 이것을 하루에 몰아서 수학이니까 ‘수’요일에 하자고 한다면 할 수 있겠습니까? 절대 불가능합니다.
책 읽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우리는 한 권의 책을 잡았으면 끝을 보아야 한다는 잘못된 독서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래서 좀 재미없거나 어려운 책을 삼분의 일 즘 읽다가 포기하면 나는 책 읽는데 소질도 취미도 없나보다고 생각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누구나가 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똑똑한 박사들도 자신이 소화할 수 없는 부분의 책들이 있습니다. 그 때는 과감하게 읽기를 중단하는 것도 좋습니다. 배경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 책을 읽을 역량이 없음을 인정하고 그 분야에 관련된 좀 더 쉬운 입문서, 개론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5-6권을 동시에 읽는다는 것을 다시 이야기 하자면 학교 수업과 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한 권의 책으로 시작하지 말고 5권정도, 부담이 된다면 3권 정도의 책을 책상에 올려놓으십시오. 그리고 첫 페이지부터 천천히 읽지 말고 5권을 동시에 조금씩 훑어보면서 책에 관한 흥미를 유발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 한 권 혹은 두 권정 도는 영 아니다 싶은 책들도 있습니다. 그러면 뒤로 재껴 놓고 맘에 있는 책부터 읽습니다.
그렇게 한 20-30분 정도 읽고 나면 아주 재미있는 소설이 아니고서야 누구나 다 실증이 납니다. 그 때는 그 책 계속 붙잡고 있어봤자 머리 속에 안 들어옵니다. 그 때는 다른 책을 잡습니다. 의외로 아까 재미없을 것 같았던 책인데 조금 읽어보니까 재미있고 내게 유익한 정보들이 많습니다. 그때 또 그 책을 보는 겁니다. 그렇게 5권을 3시간 동안 보는 것과, 한 권을 3시간 동안 보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꼭 전자가 더 좋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다독을 하기 위해서 또 효과적으로 정보를 취득하며 독서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한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분들은 아까처럼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책을 읽습니다. 빠르면 1주, 보통 2주면 자투리 시간만 활용해서도 얇은 책 한 권은 읽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한 달에 2-3권 정도의 책은 조금만 신경 쓰면 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바로 위의 ‘한꺼번에 읽기 독서법’이 활용이 됩니다.
보통 한 권의 책을 2주 동안 들고 다니면 스스로가 지겹습니다. 이 책이 솔직히 지루한데 읽기 시작했으니까 꼭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들고 다니면서도 잘 읽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지 말고 아예 한 3권 정도의 책을 한 달 동안에 읽는다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월, 화요일은 A책을 들고 다니며 읽습니다. 재미있다면 계속 읽지만 조금 지겨워지는 것 같으면 수요일에는 B혹은 C책을 들고 나갑니다. 그렇게 하면 좀더 재미있게 독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밑줄을 긋고 메모하며 책을 읽기 때문에 어디 즈음 읽었는지 알 수 있으나, 책을 신성시(?)하여 깨끗하게 보기 원하시는 분들은 살짝 접거나 포스트 잇 같은 것으로 붙여서 표시해 두면 됩니다. 네댓 권을 같이 읽으면 내용이 섞일 것 같다고요? 한 번 해 보세요. 절대 섞이지 않습니다.
책은 깊고 넓게 읽어야 한다고 합니다. 많은 책들을 두루 읽는다면서 깊이가 없으면 안 되고, 또 책 한 권만 읽고 그것이 전부이고 모든 진리인양 해서도 안 됩니다. 여러 책을 읽다보면 정말 ‘이 책은 내 생을 흔드는 큰 감동과 지혜의 책이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 책을 혼자만 읽지 마시고 나누시고 선물하시고 인용하십시오. 그래서 그 책을 내 것으로 만드십시오. 어느새 더욱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고전들이 사랑받고 시대마다 새롭게 해석 되는가 봅니다. 고전 중에 고전인 성경은 그래서 지금도 매일 읽혀지고 해석되어지고 선포되어지고 인용되어지고 적용되어지나 봅니다.
이 칼럼을 통해 책 읽는 당신의 책 읽는 습관에 조금의 도전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이 읽고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겠지요. 많은 독서를 통해 머리만 커지는 소인배가 아니라, 비록 ‘서로 사랑하라’는 구절이 성경의 어느 장절인지 몰라도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참다운 하나님의 사람이겠지요. 제가 그러하기를 기도합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 119:105).
* 본 칼럼에서 ‘링컨’에 관한 이야기는 전광 목사님께서 지으신「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든 대통령 링컨」(생명의 말씀사, 2003, 2004)을 참조했습니다.
작성 설경욱,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