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이슬람 테러리즘 | |
이슬람 제대로 알자(3) -인터콥 최바울 대표의 기고문 | |
서울에서 어떤 그리스도인이 지하철에서 외국인을 만났는데, 수염이 가득한 외국인이 이란인인 것을 알고 나서 그는 선뜻 대화할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고 한다. 이란인이라면 위험한 무슬림, 잠재적 테러리스트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심각한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란 무슬림들은 알카에다나 탈레반처럼 테러리즘에 참여하지 않는다. 지난 20여 년 동안 무슬림 글로벌 지하드는 갈수록 격화되어 왔다. 유럽, 미국, 중동, 북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알카에다를 비롯하여 여러 이슬람세력이 주도하는 테러가 계속 자행되어 왔다. 그런데 이란인들이 자살폭탄 테러를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 아랍인들과 파키스탄인들은 세계 곳곳에서 무고한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테러를 자행하지만 이란인들은 그러지 않는다. 그러면 이란인들은 다른 나라 무슬림들과 뭐가 다른 것일까? 첫째, 이란의 이슬람혁명을 추구하는 무슬림들은 종교 지도자 이맘 호메이니의 사상을 추종하는 자들이다. 호메이니는 국가를 극단적인 빈익부 부익부 상황으로 내몰고도 구태의연하던 팔레비 왕정을 무너뜨리고 1970년대 말 이슬람 혁명을 통해 정권을 장악했다. 이란의 이슬람 혁명은 서방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으나, 이슬람 세계에는 엄청난 자신감을 회복 시켜 주었다. 이슬람 신학적으로 그 근거나 정당성이 없는 왕정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이슬람 국가들 및 이집트를 비롯해서 친 서구적 근대주의 노선을 추종하고 있는 국가들 지도자들은 안절부절 했다. 이란 혁명의 여파가 자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이런 국가들 내 이슬람 세력에게 호메이니 혁명은 희망이요 모델이 되었다. 세계 이슬람 국가들 내 이슬람 혁명의 욕구가 과거 역사에서 이처럼 높아진 적이 없었다. 바로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호메이니의 세계 이슬람화 방법은 이슬람 혁명을 통한 개별 국가 장악이다. 그런데 바로 이 즈음에 엉뚱한 대안 운동이 중동 이집트에서 시작하여 아라비아 반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Salafi 이슬람 부흥운동에 근거한 이슬람 국제운동이다. 소위 Global Islamism이다. 각 국가 이슬람 혁명을 통해 알라의 절대통치 국가를 세우는 이란 모델이 아니라 이슬람 세계를 정치적 및 경제적으로 억압하고 도덕적으로 타락시키는 타락한 서구 문명 세력, 즉 서구 제국주의 세력에 대항하는 글로벌 지하드를 전개해야 한다는 급진 이슬람 지하드 세력이다. 1920년대 말 이집트의 알 반나의 무슬림형제단이 시작한 것으로 후에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쿠틉 Qutb이 가세하면서 글로벌 운동으로 확산되었다. 이러한 쿠틉류의 글로벌 지하드 운동은 소련 및 미국 제국주의 세력에 대한 투쟁으로 발달해 갔다. 1980년대 반소 아프간 전쟁에 참여한 탈 아랍민족주의 이슬람 국제운동 세력은 1991년 걸프 전쟁이후 미국이 사우디 아라비아에 미군을 주둔시키면서 반미 제국주의 운동으로 발전해 갔다. 1980년대에 사우디 아라비아는 호메이니 혁명이 사우디 왕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두려워 대항운동으로서 쿠틉류의 이슬람 국제운동을 적극 지지하고 지원하였다. 바야흐로 이슬람 운동은 이란 및 사우디 아라비아 두 세력이 대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개되어 간 것이다. 바로 이 쿠틉류의 이슬람 국제운동이 진화해서 발달한 것이 알카에다Al Kaeda이다. 이란 이슬람 세력은 알카에다나 그 하수인 탈레반 세력에 대해 극단적인 적개심을 표출했다, 그러니 이란인들이 알카에다 나 탈레반이 전개하는 글로벌 지하드, 즉 이슬람 테러리즘에 동조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둘째, 이란인들이 글로벌 테러리즘에 동조하지 않는 것은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이미 위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중동 이슬람 세계 또는 세계 이슬람공동체는 1980년 이래 이란 및 사우디 아라비아 두 세력의 헤게모니 대결 구도로 발전해 왔다. 물론 1980년대 이란이 이라크와 10년 전쟁하느라고 극도로 쇠약해져 힘을 상실하게 되고 반대로 사우디 아라비아는 석유 자원을 기반으로 더욱 더 그 세력과 영향력을 확대해 갔지만 그러나 구조는 쉽게 변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두 경쟁구도는 오랜 역사를 가진 순니파와 시아파의 경쟁구도이고 아랍인과 이란인(페르시아인)의 전통적인 경쟁구도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역사적 배경을 가진 구도는 잠복할 뿐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셋째, 민족적 자존감 prestige의 문제이다. 세계 이슬람 세계는 역사적으로 아랍, 페르시아, 투르크(터키) 세 종족 간 리더십 경쟁구도에서 발달해 왔다. 아랍인들은 이슬람 종가라고 자랑한다. 그러나 이란인들은 아랍인들이 무식하고 교양이 없다고 비방한다. 이슬람을 고등 종교로 발전시킨 것은 바로 페르시아 민족 자신들이라는 것이다. 한편 600여년 동안 중동 이슬람 세계를 통치하고 이슬람 세계의 전성기를 구가한 오스만 제국의 후예 터키인들은 오랜 상전(지배자)으로서 오만함이 여전하다. 이렇게 이슬람 세계는 문화민족으로서 긍지를 내세운다. 실제로 이슬람의 신학과 사상 체계를 다듬어 발전 시킨 것은 이란인들이었다. 고대 그리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헬라 철학 사상의 전통을 계승한 페르시아인들은 7세기 후반 이슬람화 된 이후 이슬람의 신학 및 문화 발전에 절대적인 공로자가 되었다. 그러나 ““한 손에 칼! 한 손에 쿠란!”” 하면서 무차별 전쟁만 계속한 아랍인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문화민족적 측면에서는 크게 자랑할 것이 없다. 이러한 이란인들의 자긍심은 아랍인들이나 파키스탄인들이 자행하는 무차별 글로벌 테러리즘은 무식하고 천박한 행태로 저주받아 마땅한 것이다. 더군다나 민간인들을 무차별 살상하고 죽이는 알카에다나 탈레반의 테러 행태는 위대한 고대 페르시아 전통을 계승한 문화민족 이란인들에게는 매우 무식한 아랍인들이 좌충우돌하는 천박함의 극치일 뿐이다. (다음 계속) *최바울-인터콥 대표, 한반도대학원대학교 총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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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7/12 [16:17] 최종편집: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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