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건국 60주년 기념일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에서 민족 간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있어 중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신장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는 3~4일 위구르인들의 주사기 공격에 항의하는 한족들의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5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쳤다. 중국 지도부는 이를 사실상 비상사태로 판단하고 무장경찰을 투입해 사태 확산을 막는 한편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을 현장으로 급파해 사태 수습을 총지휘하게 했다.
우루무치에서는 3일부터 시작된 한족들의 대규모 시위가 이틀째 이어졌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우루무치 시민들은 최근 발생한 위구르인들의 주사기 공격에 항의하기 위해 4일 또다시 도심에서 시위를 벌였다. 1천여명 이상의 시위대는 오후 1시40분께 시내의 난후(南湖)광장 인근에서 광장 진입을 막는 무장경찰과 대치했고 무장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이들을 해산시켰다.100여명의 젊은이들도 오후 2시30분께 해방남로(解放南路)에서 별도의 시위를 벌였다.
중국 당국은 무장경찰을 투입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해산을 유도한 가운데 사전에 허가받지 않은 집회와 시위에 대한 전면 금지령을 내리며 강력히 대응했다. 수만명의 한족 시위대는 3일에도 정부가 연쇄 주사기 상해 사건을 제대로 못 막은 것에 항의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중국 당국은 시위가 발생한 런민(人民)광장 등 시내 주요 도로의 차량 통행을 전면 금지하고 경비를 강화하는 등 질서유지 조치에 들어갔다. 장훙(張鴻) 우루무치 부시장은 4일 밤 기자회견을 열고 "3일 발생한 대규모 시위로 무고한 시민 2명을 포함해 5명이 숨지고 14명이 부상해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우루무치의 한족들은 최근 위구르인들이 에이즈 감염 위험이 우려되는 혈액이 담긴 주사기로 사람들을 공격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이틀째 항의 시위를 벌인 것이다. 우루무치에서 주사기에 찔린 피해자는 대다수인 한족을 포함해 531명에 달하며 당국은 주사기 공격을 한 용의자 21명을 체포하고 6명이 구속됐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중국 지도부는 멍젠주 공안부장을 4일 우루무치로 급파해 사건수습을 총지휘하게 했다. 멍 부장은 공안 지휘본부와 지방정부 등을 방문해 "사회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신장 지역에서 현재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하고 "폭력 시위에 가담해 사회질서를 파괴한 사람들은 출신 민족을 막론하고 한치의 예외 없이 법으로 엄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우루무치에서는 지난 7월 5일 위구르족들의 유혈 시위가 발생해 한족 시민을 중심으로 197명이 사망하고 1천700여명이 다치는 등 민족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바 있다.
중국 지도부는 10월 1일 건국 6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소수민족 달래기에 총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시위가 추가로 발생하자 당혹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2~25일 유혈시위가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신장자치구를 찾았고 시진핑(習近平) 부주석, 리커창(李克强) 부총리 등도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칭하이(靑海)성 등 소수민족 거주지역을 잇따라 방문해 소수민족 달래기에 나선 바 있다.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은 우루무치의 사회 질서가 상당부분 회복되고 정상을 되찾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민족 간의 갈등은 여전히 잠재돼 있어 추가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출처: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