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 행진을 막 시작하자마자 터져 나온 불평과 원망으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으로부터 준엄한 징벌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본장은 미리암과 아론의 오만한 일을 소개함으로써 본질적으로 부패하고 보잘 것 없었던 이스라엘의 패역함에 대한 또 다른 면을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이스라엘은 결코 자신들의 능력이나 도덕적 자질로 가나안 땅에 들어간 것이 아니었음을 재차 확인하게 됩니다.
1. 모세를 향한 미리암과 아론의 비방
1) 하나님이 허락하신 결혼
모세는 원래 미디안 족속의 십보라를 아내로 맞아들였었습니다. 그런데 아마도 십보라와 중간에 사별하게 된 것 같습니다. 따라서 그는 두번째 아내로 구스 여인 곧 에디오피아 출신의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모세가 취한 행동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으신 것으로 보아 구스 여인과의 결혼에 허물이 없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우상과 가증스런 죄악으로 찌든 가나안 원주민들과의 교류를 금지하셨지, 모든 민족과의 교류를 단교하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모세와 구스 여인과의 결혼은 결혼 제도의 창시자이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결혼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a. 최초의 결혼 예식(창2:24-25)
b. 이방인과의 결혼한 예(창48:5)
2) 모세의 권위에 도전하는 미리암
하나님께서 일단 허락하시고 인정하신 결혼에 대하여 미리암은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모세에게 접근하게 됩니다. 특히 미리암은 2절에서 '여호와께서 모세와만 말씀 하셨느냐 우리와도 말씀하지 아니하셨느냐'는 질문을 통해 일단 모세에게 부여된 권위를 무시하게 됩니다. 물론 미리암이 여선지자로서 예언을 하고 아론 역시도 대제 사장으로서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물을 수 있는 자리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단 한 사람 모세를 특별히 세우시고 그를 통해 당신의 거룩한 뜻을 이 땅에 펼쳐 나가고자 하셨던 것입니다.
a. 권위의 진정한 근거지(롬13:1)
b. 모든 권위의 출처(히1:2)
3) 온유한 모세
모세는 하나님이 인정하실 만큼 온유했습니다. 여기서 '온유하다'란 것은 하나님이 늘 함께하시는 자의 겸손하고도 깨끗하며 평온한 심령 상태를 일컫습니다. 모세는 자신의 형제에게서 도전을 받는 상황에서도 오직 하나님을 사모하며 온유하고 겸손히 주어진 사명을 다했습니다. 이것이 주의 백성 된 자의 바른 도리라 하겠습니다.
a. 복 있는 온유한 자(마5:5)
b. 온유하고 겸손하신 주님(마11:29)
2. 미리암과 아론을 향한 하나님의 분노
1)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일꾼 모세
모세는 미리암과 자신이 모세의 권세를 문제 삼아 그 권위에 도전해 왔을 때 사실 모세는 무척 힘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세는 함부로 그 싸움에 뛰어들지 않았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긴히 나타나시어 당신이 친히 모세에게 부여하신 권위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일꾼들은 스스로 자기 권위를 변호하거나 주장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주어진 사명을 충실히 이행해 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일꾼을 높이 들어 세우시고 그에게 빛나는 영광과 은혜를 허락하시며 변함없는 영적 권위를 부여해 주십니다.
·하나님의 자의에 의한 부르심(딤후1:9)
2) 모세의 절대적인 지위를 인정하시는 하나님
모세는 미리암과 아론의 도전에 정면 대결하지 않고 그 모든 것을 하나님께 의탁했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절대적인 권위를 빛나게 해주셨습니다. 특히 하나님은 다른 사람과는 달리 모세와는 '대면하여' 교제를 나눴다고 선언하셨습니다. 이 말은 마치 얼굴과 얼굴을 눈앞에 바로 맞대듯이 그에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였음을 암시해 주고 있습니다. 결국 하나님은 모세야말로 당신이 친히 선택하시고 세우신 독특한 당신의 일꾼임을 확증시켜 주셨던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이 세워 주시고 높여 주실 때 우리 인간은 비로소 진정한 영예를 얻어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a. 내밀한 관계성(출33:11)
b.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인생(수1:9)
3) 진노하시는 하나님
하나님은 일단 도전받는 당신의 일꾼 모세를 변호해 주시고는 터무니없이 모세의 권위를 넘본 미리암과 아론을 향해 크게 진노하십니다. 그 결과 미리암은 문둥병 증세를 드러내는 흉한 몰골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실로 하나님은 당신의 뜻을 무시하는 인생들에게 매일 분노하십니다.
·매일 분노하시는 하나님(시7:11)
3. 아론의 참회와 모세의 중보 기도
1) 참회의 자리에 선 아론
하나님으로부터 모세의 권위에 대한 자세한 변론을 듣고 또 하나님의 노여워하심을 목격했던 아론은 그 즉시 미리암과 자신이 얼마나 잘못하고 있는가를 깨닫게 됩니다. 이때 아론은 지체하지 않고 지금까지의 교만한 마음을 돌이켜 철저히 낮아져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하기에 이릅니다. 특히 아론은 모세를 향하여 '내 주여'라고까지 부름으로써 자신을 철두철미 낮추었습니다. 사실 자신의 허물을 발견한 자는 무엇보다 겸손히 무릎꿇는 자세부터 낮추어야 합니다. 한편 이때 아론은 단지 모세라는 인간만을 높인 것이 아니라 모세를 높이신 하나님을 크게 높이고 있는 것입니다.
a. 낮아진 회개자(눅18:13-14)
b. 죄인의 바른 자각(시51:5)
2) 모세의 중보 기도
아론의 회개 메시지를 전해들은 모세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급히 하나님께로 눈길을 돌려 진지한 중보의 기도를 올리게 됩니다. 사실 인간적인 감정으로서는 아론에게 이 같은 중보 기도를 할 수 없었겠지만, 온 땅 모든 사람들보다 더욱 온유했던 모세였기에 중보의 기도를 하나님께 드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자신을 해치려는 원수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자는 참으로 큰 사랑을 가진 자라 하겠습니다.
·중보 기도의 효력(약5:13-16)
3) 한 개인의 범죄가 공동체에 미치는 폐해
하나님의 형벌을 받은 미리암은 문둥병 증세가 번져 이스라엘 영내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이때 온 이스라엘은 더 전진하는 일을 잠시 멈추고 미리암의 회복을 기대하며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이처럼 한 개인의 범죄는 온 공동체의 운용과 질서에 치명타를 안기고 때로 공동체를 죄악으로 물들게 하고 맙니다.
·아이 성에서 참패한 이스라엘(수7:4-5)
결론
모세를 위시한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자기 스스로의 능력과 권위 거룩한 권위로써 지도자가 된 것은 아닙니다. 순전히 하나님이 부여하신 하나님의 왕권을 대행하였던 것입니다. 결국 이스라엘의 모든 아니라 하나님이셨습니다. 그러므로 이 사실을 망각하게 되면 여지 없이 범죄하며 실수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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