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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2.0 시대, 이메일의 존재이유는 무엇인가?

기쁨조미료25 2008. 3. 25. 10:26
웹2.0 시대, 이메일의 존재이유는 무엇인가?

박민우(디아이지커뮤니케이션 이사)   
인터넷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부터 이메일은 많은 인터넷 선구자들에게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었다. 최초로 이메일을 발명한 사람은 미국방부 아르파넷(ARPANET)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통신 기술을 연구하던 '레이 톰린스'이란 사람이다.

이 때가 1971년 당시 레이의 나이가 29살 이었다. 37년이 지난 레이의 이 위대한 업적이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66살의 나이로 아직 현역에 종사하고 있는 레이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서 자신도 이렇게 이메일이 스펨을 위한 도구로 전락할 줄은 몰랐다고 얘기하였다.

인터넷 역사상 가장 오래된 서비스가 이메일이지만, 반대로 가장 발전이 없었던 서비스 또한 이메일이다. 한 때 이메일 서비스는 포탈들에게 핵심 서비스 중에 하나였다. 다음이 한메일을 통해서 성장하였고, MS의 Hotmail 또한 MS가 그나마 인터넷에서 그 존재가치를 증명해 주고 있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구글의 지메일까지 포함해서 전세계 어느 포탈도 이메일이 없는 서비스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물론 예전 이메일은 텍스트 중심이었고, 지금 같은 웹메일의 형태보다 아웃룩, 유도라, 페가수스와 같은 이메일 클라이언트를 중심으로 사용되었다. POP3, SMTP 등 이메일 클라이언트는 환경설정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 인터넷 사용자들은 웹메일이 등장하기 전까지 쉽게 사용하기가 힘들었다.

지금 국내 이메일 사용자수는 국내 인터넷 사용자수와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포탈에 회원가입을 하면 누구나 하나씩의 이메일 계정을 얻기 때문이다. 포탈을 2~3군데 사용한다면 이메일 계정도 2~3개씩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는 가입자 수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메일 무용론
FOWA(Future of Web Apps)에서 열린 이메일에 관한 논의에서 미국 웹 서비스를 대표하는 많은 참석자들이 이메일이 시대의 흐름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주장하였다. 테크노라티에 재직했고 현재 구글 엔지니어인 케빈마크는 “이메일은 낡은 아이디어”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젊은 사용자층에게 이메일은 대학이나 은행과의 통신 수단에 불과하다”며 “대부분 페이스북(Facebook)의 내부 메시징 서비스나 메신저 등으로 갈아타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메일이 일반인들로부터 점차 사용성에 대한 가치를 점차 잃어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스펨(SPAM) 메일의 영향이 크다. 인터넷을 처음 접하게 된 초등학생 조차도 스펨메일이 무엇인지 교육을 받고 인터넷을 사용해야 하는 수준이다. 특히 오래된 이메일 계정일수록 스팸메일을 받아야 하는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사용한지 한 5년 정도된 메일 계정이라면 하루 평균 백여 통의 스팸메일을 받아야 할 것이다.

필자가 2004년 6월에 '스팸메일 정복 가능할까?'라는 주제로 칼럼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 당시 조사에 의하면 이메일의 86%가 스팸이라는 통계가 나왔는데 물론 지금은 더 높아졌을 것이다.

직장인들이야 업무적인 문서를 주고 받아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메일을 사용해야 하지만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청소년, 학생, 주부의 경우 이메일이 없어도 인터넷 생활을 하는데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특히 국내의 경우 유무선 통신 인프라의 발전으로 인하여 실시간성이 강조된 메신저, 쪽지, SMS, MMS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되었다. 심지어 10내나 20대 중에서는 상당수가 이메일을 써 본적이 없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들에게 메시징 수단은 메신저, 쪽지, SMS가 전부일 뿐이다.

기업들의 경우 이메일을 완전히 사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한 때 안티-스팸 솔루션들이 각광받기도 하였다. 블랙리스트(Black-list 또는 Opt-out) 방식이냐, 화이트리스트(White-list 또는 Opt-in) 방식이냐의 차이만 일을 뿐 100% 스팸메일을 차단할 수 있는 솔루션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암울한 환경에서 이메일은 인터넷의 역사 속으로 서서히 잊혀져 가게 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형태로 부활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셜 메시징(Social Messaging)의 등장
앞서 FOWA에서 논의된 내용을 다시 언급해 보면- 이메일의 무용론의 원인이 스팸메일이라면 이메일의 대체수단은 SNS(Social Network Service)라고 얘기하고 있다. 미국 사회조사 기관인 Pew Internet & American Life Project의 '10대와 사회 미디어'라는 제목의 연구에 따르면- 10대의 60%가 모바일폰을 보유하고 있으며, 75%가 PC를 이용할 수 잇으며, 10대 인터넷 이용자 대부분은 뉴스 사이트를 방문하고 인스턴트 메시징을 이용한다.

이 중에 재미있는 통계는 10대 인터넷 이용자들의 절반 이상이 SNS를 이용한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10대들에게 모바일과 SNS는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셈이다. 아직 모바일 인터넷과 SNS가 성장 단계임을 감안하면 향후 이 매체가 핵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미국시장에서 SNS는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과 같은 대중성을 가지는 서비스 뿐만 아니라 , 기업인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Linkedin'과 같은 서비스의 경우 부사장급 이상의 직함을 가지고 있는 회원이 140만명에 달하며, 1,300만명의 전문직 종사자들을 사용자로 확보하고 있다.

Linkedin은 미국의 SNS 중에서 가장 비즈니스 지향적이며, 기업들이 SNS를 활용하는 대한 최적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를 받는다. 물론 비즈니스 지향적이라고 해서 모든 기업들로부터 환영 받는 것은 아니다. 토론토 市는 오히려 SNS의 접근을 차단시키기도 하였다. 업무를 포장한 업무 외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너무 많다는 이유 때문이다.

국내 2세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
국내의 경우 변형된(?) SNS인 싸이월드를 제외하고, 서비스로서 정착한 SNS를 찾아보기 어렵다. 1세대 SNS 서비스들 이었던 플랜후드(Planhood), 하이플랜(Hifren), 비즈맥(Bizmac) 등이 모두 성장의 한계를 느끼고 스스로 서비스를 철수하였다. 기능이나 서비스 개념은 모두 훌륭하였으나 아직 국내 사용자들에게 SNS는 시기상조였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1세대 국내 SNS 서비스들의 경우 인맥구축을 위한 MAP 중심의 접근과 협업(Collaboration) 툴(Tool) 기반의 접근이 많았는데, 당시 국내 사용자들은 기능 중심의 서비스보다는 소통이 쉽고 재미있는 서비스를 선호하는 추세였기 때문에, 이런 류의 서비스들이 정착하기가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웹2.0 트랜드와 더불어 2세대 SNS 서비스들이 등장하였다. Linkedin 한국형 클론 서비스인 링크나우(Linknow)를 비롯하여, 피플투(People2) 등이 활발히 서비스를 진행 중에 있다. 링크나우의 경우 Linkedin이 기업용으로 성공한 사례를 잘 모델링 하였지만, 국내에서 과연 기업용 SNS가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부정적이다.

MSN 메신저나 네이트온과 같은 메신저 조차도 대기업에서는 여전히 차단 목록 중에 하나이며, 직원들의 실시간 협업을 위해서 EIP(기업포탈) 내에 사내 메신저를 탑재하여 외부와의 소통을 차단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웹기반의 SNS가 기업용으로 얼마나 활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들에게는 여전히 이메일이 더 가치 있는 수단으로 느껴질 것이다. 물론 기업용에 한해서 일 뿐이다. 여전히 이메일 사용률의 하락세를 막지는 못할 것이다.

향후 이메일의 운명은?
우리는 한 때, 인터넷이 활성화 되면 웹진의 활성화로 인하여 정기간행물과 인쇄용 신문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또한 E-book의 발달로 인하여 인쇄된 책의 출판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지어는 인터넷 서점은 책을 파는 것이 아니라 E-Book용 파일을 팔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하지만 현재 실상을 보면 신문의 판매 부수는 거의 줄지 않았으며, 아파트 우편함에 각종 찌라시들은 더 늘어났으며, 여전히 인터넷 서점에서 우리는 인쇄용 책을 주문하고 있다. 어떤 서비스는 인터넷 웹진을 인쇄용 책자로 만들어서 배포하기 까지도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자연스럽게 균형을 이루면서 자신의 영역을 지켜나가고 있다.

물론 이메일의 경우는 낙관적이지는 못하다. 여전히 기업을 제외하고 일반인들에게 이메일의 용도를 이해시켜 주기란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향후 이메일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용도는 SNS와 휴대폰에게 그 기능을 위임해야 할 것이다. SNS는 메신저와 결합하여 실시간성을 보강할 것이며, 모바일과 결합하여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형태로 소셜 메시징 기능이 더 강화될 것이다. (심지어 이 서비스에는 스팸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메일은 가치는 원래의 용도와는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사이트 회원 가입 또는 로그인을 위한 인증용 아이디 대용
비밀번호 분실 시 수정을 위한 정보를 받는 용도
은행이나 카드 회사로부터 사용내역 수령을 위한 용도
새로운 관심 정보를 제공해주는 뉴스레터로 받아보기 위한 용도

장기적인 메일 사용을 위한 용도가 아니라 임시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이메일을 사용하는 빈도가 높아질 것이다. 물론 예전에 사용하던 가치에 비하면 그 수준과 범위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축소되었지만, 여전히 이메일이 가지는 가치 중에 하나는 인터넷 상에서 나를 증명할 수 있는 유니크한 데이터라는 사실이다. 휴대폰 번호는 번호 이동 등을 통해서 자주 바뀔 수 있지만, 이메일 계정은 소멸할 수는 있어도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스팸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 빠르면 1년에 한번씩 새로운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이메일의 향후 생존여부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예견해본다면 -기업들이 협력사들과 이메일을 대신할 수 있는 공개적이며 오피셜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사용하기 전까지, 그리고 개인들이 최소한의 개인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수령하기 위한 도구로서 그 수명이 다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쉽게 이메일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