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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UMPC 시장 경쟁「점입가경」

기쁨조미료25 2007. 12. 19. 00:43
내년도 UMPC 시장 경쟁「점입가경」
인텔發 UMPC시장 광풍 '기대속 우려'…제살깍이식 출혈경쟁 불가피
 
UMPC
삼성전자
라온디지털
국내 울트라모바일PC(UMPC) 제조사 담당자들은 내년도 시장을 떠올리면 한숨부터 절로 나온다. 예상보다 무척 더딘 성장세를 보이는 UMPC 시장에 돈과 기술력을 갖춘 신규 사업자들이 대거 진입하기 때문이다.

‘머니 파워’를 앞세운 글로벌 제조사들, 저가경쟁이란 카드를 내밀어 초장에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자체 무선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UMPC 시장을 평정하겠다고 벼르는 이동통신사들도 만만치 않은 상대. 게다가 PMP, MP3 시장의 과부화로 새로운 황금어장을 찾고자 하는 제조사들까지 가세해 경쟁을 펼친다면 내년도 UMPC 시장에서 토종기업들이 난국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UMPC 제조사로 올해 국내외 시장에서 회사와 제품 브랜드 인지도를 알리는 데 큰 성과를 거둔 라온디지털의 김영기 대표를 만나 ‘2008년 UMPC 시장의 쏠림 현상과 전망’을 들어봤다.

2008년, 승자가 없는 힘든 싸움
김영기 대표는 내년도 UMPC 시장에 대한 기상도를 묻자 ‘잔뜩 흐린 하늘 사이로 소나기가 연신 쏟아지는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그가 가장 걱정하는 문제는 UMPC 시장이 아직까지도 협소한데 시장이 크기도 전에 자칫 소모적인 경쟁을 초래해 위축될 수 있다는 것.

“생각보다 국내시장이 크게 성장하지 않았다. 대부분 소비자들은 (UMPC를) 퍼스널 컴퓨터(PC)를 대처할 수 있는 휴대용 보조PC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가격의 장벽이 커서 쉽사리 지갑을 열지 않고 있죠. 소비자들은 40만원 대의 제품을 선호하는 반면 제조사 입장에선 60만원은 넘어야 수지타산이 맞는다.”

데스크톱과 노트북 CPU의 경우 부품단가가 갈수록 낮아져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지만 UMPC의 경우 한정된 모델로써 부품 선택의 폭이 좁아 현재까지는 판매가를 낮출 뾰족한 묘책이 없는 실정이다. 제품의 케이스와 같은 핵심 부품들도 대부분 중국에서의 대량생산 방식이 아닌 국내에서 자체 생산되므로 비용절감의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 것.

“이렇게 작은 시장에 인텔이 굉장히 많은 업체를 불러모았다. 국내에서만 10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하는 데, 이럴 경우 출혈 경쟁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인텔은 내년도 PC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인텔개발자포럼(IDF) 2007를 통해 UMPC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고성능, 저전력 기반의 2세대 UMPC 플랫폼 ‘멘로우(Menlow)’를 소개한 바 있다.

45나노미터(nm) 공정에 기반한 이 플랫폼은 실버쏜(Silverthone) 프로세서와 폴스보(Poulsbo) 칩셋으로 구성됐는데 이를 기반으로 한 UMPC 신제품들이 내년에 쏟아질 전망이다.

업체 관계자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휴렛패커드(HP)와 델, 아수스 등의 수많은 IT제조사들이 내년 3, 4월께 UMPC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존 PMP 업체들과 통신사들의 움직임도 포착됐다.

“9만원 대에 PMP가 나온 마당에 다른 시장을 기웃거리지 않을 수 없지 않습니까. PMP 업체들 모두 UMPC 시장을 탐내고 있어요. 또 통신사들도 가세할 것으로 보이는 데 HSDPA나 HSUPA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업그레이드된 단말기가 UMPC 시장을 바짝 죌 것으로 보입니다.”

붕어빵 제품 경쟁, 선택의 폭은 좁디 좁다
굉장히 많은 업체들이 UMPC시장에 참여한다. 사용자의 입장에선 다양한 모델을 접할 수 있는 'UMPC 시장의 황금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겠지만 이는 오산이다.

김영기 대표이사는 “인텔의 똑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데 디자인과 성능 측면에서 차별화는 사실상 어렵다. 선발과 후발업체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별화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중소기업체는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해 허둥대기 쉽고 이럴 경우 무한경쟁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차별화가 어려우므로 디자인과 성능, 기능 측면을 배제한 새로운 무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계산이 쓸 수 밖에 없는 것. 결국 마케팅 전쟁으로 치닫게 돼 ‘제살깍이식 출혈경쟁’으로 치닫게 된다는 것이 김 대표가 말하는 2008년도 우울한 UMPC 시장의 시나리오다.

한편 IT칼럼리스트 김정철 씨는 “UMPC 시장은 마치 한때 붐처럼 일었다 소멸된 PDA 시장의 판례와 흡사하게 진행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비아냐 인텔이냐, 타이밍이 중요
김 대표는 “지금 UMPC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라고 강조한다. 쉽게 말하면 곧 출시될 인텔의 플랫폼이냐 지금 선보이고 있는 비아(VIA)의 플랫폼이냐는 갈림길에서 어떤 기초공사제(플랫폼)를 선택할 것인가가 관건이라는 뜻.

올해말 UMPC 시장에서 인텔의 대항마로 나선 비아(VIA)의 플랫폼(C7-M CPU와 VX700 칩셋)을 채용한 제품들이 몇몇 소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와이브레인(Wibrain)의 ‘B1’, 파이오니아(Pioneer)의 ‘드림북 UMPC 650’, 삼성전자의 ‘Q1’ 등이 있다. 이 플랫폼은 3D 그래픽 가속까지 갖춰 나름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하나 김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비아(VIA)의 플랫폼은) 인텔의 새 솔루션에 비하면 경쟁력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런 플랫폼의 제품을 내놓는 것은 현재로썬 모험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