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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랬듯

기쁨조미료25 2007. 11. 28. 16:47

이승환이승환 [말랑]
SonyBMG/구름물고기 | 2007년 11월 발매

01 ) 징글ha-day(feat. 45RPM, 박신혜)
02 ) 내 맘이 안 그래
03 ) 사랑 착각 상처
04 ) 첫 사랑
05 ) 바람의 노래는 슬프지 않아요(feat. 정선미)

발매 매체로서의 음반(CD)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힌 적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또 하나의 음반이
세상에 나왔다. 이승환의 이런 시도가 미니 앨범이나 싱글제에 국한될지, 또 하나의 정규반을 훗날 내는
것으로 나타날지는 미지수이다. 지금 당장은 이 앨범과 (혹시나하는)이 앨범 이후의 ‘빡센’ 음반을 맞이
하는 기쁨으로 채우는게 좋을 듯 하다.

전작 [환타스틱]에 참가한 45RPM과 드림팩토리의 아이인 박신혜가 같이 한 첫곡 ‘징글ha-day‘는
이승환식 쾌활함과 긍정, 그리고 ‘쏘는 듯한’ 반어적 애정이 담긴 곡이다. 어떤 축가에서 이런 후렴구를
발견할 수 있겠는가.

널 좋아해(인간아) 널 사랑해(인간아)
널 아끼지(인간아) 널 아끼지

다섯곡이라는 한정적인 넘버와 19분 40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서 이승환은 ‘말랑’이라는 키워드로 여러
일면들을 담아내려 하고 있다. 첫 시작이 이렇듯 적절한 소란과 따스한 일면을 담고 있다면 중반은 전작의
정서와 연결되어 있다.
내 맘이 안 그래‘는 풍성하되 차갑게 솟는 현악을 배치한 발라드 넘버다.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보다는 확 터지는 구성은 약하지만, 좀더 유려하게 배치된 구조의 묘가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공교롭게도 그 시간 이후의 그의 발라드는 굉장히 절실하게 들린다. 그 시간 전의 발라드 ‘심장병‘이
그다지 호소력이 없게 들린 것과 차이가 확연할 정도로.
정지찬이 만든 곡 ‘사랑 착각 상처‘에 이어 나오는 ‘첫 사랑‘은 그의 공연, 특히 소극장 공연
이후부터 최근 행보에 걸맞는 도입부를 보여준다. 보다 악기의 어쿠스틱한 질감과 코러스 라인의 나긋함을
살린, 실로 ‘말랑한’ 넘버. 공연에서 어떻게 이런 분위기가 되살려질지 기대되는 넘버이기도 하다.
바람의 노래는 슬프지 않아요‘는 마지막 곡이면서 짧은 런닝 타임을 아쉽지 않게 만드는 꽤나 멋진 넘버.
이승환 발라드의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생각한 ‘‘을 묘하게 연상시키는 면이 있다. 곡의 시공간을 채우는
현악 사용에 있어선 어떤 경지에 이르렀다는 생각도 드는데, 곱씹을 여운을 안기며 아무튼 곡과 앨범은
마무리 된다.
비밀 트랙 쯤 하나 있어도 좋았을 법 했는데, [유치뽕] 같이 심술�고 재치난 시도 보다는 앨범 타이틀에
부합한 작은 소품을 내놓은 셈이다. 다음 작업 역시 지켜봐야 할 일이다. 언제나 그랬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