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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전스

기쁨조미료25 2007. 11. 26. 17:05

[복잡계] 개미집단의 창발성 :: 2007/11/23 07:58

이머전스 - 8점
스티븐 존슨 지음, 김한영 옮김/김영사


개미는 매우 흥미로운 연구대상이다. 스티븐 존슨의
이머전스를 보면 개미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개미는 지구상에서 매우 성공적으로 번성한 종이다.  지구상에서 차지하는 면적에서 인간과 대등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인간은 자연을 파괴하면서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반면, 개미는 자연에 영양분을 공급하면서 살아간다.

개미에겐 인간과 같은 진화된 뇌 연산 능력이 없다.  개미는 개별적으론 매우 저급한 수준의 행동만을 보여줄 뿐이다.  그런데 어떻게 개미가 지구상에서 이토록 성공적으로 번식할 수 있었을까? 

한 마리의 개미는 매우 제한된 시야를 갖고 있고 페로몬이라는 半화학물질을 분비하며 다른 개미들과 의사소통한다.  개미들 간의 의사소통은 자기 일을 인식하고 페로몬 흔적을 쫓아가고 위험을 알리고 사체를 치우는 등의 단순한 어휘로 이뤄진다.  개미들은 페로몬의 증감을 감지해서 어느 길에서 냄새가 더 강해지는지를 인식하면서 먹이 운반로를 형성한다.  개미가 먹이를 찾아 일렬로 행진하는 모습이 가능한 이유는 먹이 위치에 대한 페로몬 교환이 먹이에 가까운 곳에 확률적으로 높게 분포하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티븐 존슨의 이머전스에 자주 등장하는 개미 전문가 데보라 고든은 개미는 다른 개미와의 무작위적인 만남에 기초한 행동을 함으로써 개미집단의 전체 규모를 알려주는 통계학적 표본의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각각의 개미는 특정 시간에 얼마나 많은 개미가 먹이를 조달하는 일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개미가 둥지 짓는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지만 하루 동안 이동하는 중에 자신과 다른 일을 하는 개미들을 얼마나 많이 마주쳤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한 마리의 개미가 갖고 있는 국지적 능력은 보잘 것 없지만 이 능력들이 모이고 모여서 어떤 확률적 분포를 형성하게 될 때는 매우 지능적인 행동들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고 결국 이런 국지적인 피드백 커뮤니케이션이 개미 세계를 지배하는 분권적 질서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 계 내에서 행위자들이 매우 단순한 룰에 기반하여 움직이고 행위자들 간의 무작위적인 미시적 상호작용이 매우 빈번하게 일어날 경우 미시적 패턴과는 전혀 다른 거시적 패턴이 생겨나는 것을 스티븐 존슨은 emergence(창발)라고 표현했는데 창발성은 복잡계의 대표적인 특성으로 알려져 있다.

하위수준에 없는 특성이 상위수준에서 bottom-up으로 창발하는 자기조직화 현상은 그동안 top-down에 의한 인위조직화 현상으로만 세계를 이해해 왔던 과거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다양한 분야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자기조직화 현상을 이해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특정 계의 미래 거동을 예측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탐색하는 노력들이 현재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복잡계의 특성을 갖고 있는 현실 계는 매우 많다.  생태계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 기업조직도 복잡계로 간주할 수 있고 네트워크 효과가 강하게 발생하는 WEB도 복잡계이다. 

복잡계는 아직 완성된 이론은 아니다.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기존 시각의 한계를 보완해 주는 좋은 방법론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부분의 합은 전체'라는 환원주의적 사고방식으로 커버할 수 없는 다양한 현실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는 측면에서 복잡계 이론은 분명 유용한 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환원주의를 통해 전체를 구성하는 각 요소들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워왔다면 앞으로는 복잡계이론을 통해 요소들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워갈 필요가 있을 것이고 두 관점의 조합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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