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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핀 CPU ‘코어 i7’ 언제 필까?

기쁨조미료25 2009. 4. 24. 12:58
못다핀 CPU ‘코어 i7’ 언제 필까?
[지디넷코리아]인텔의 코어i7 프로세서가 소개된 이후 시장의 반응은 '기대에 못미친다'가 중론이다. 넷북, 스마트폰 등 각종 IT이슈가 역풍으로 작용했고, 데스크톱 수요가 가파르게 줄고 있는 것도 이 제품이 죽 쓴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제품의 대중화가 제품 가격이 본격적으로 떨어질 올 하반기부터란 전망도 지금과 같은 들쭉날쭉 환율 변수 앞에선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디넷은 코어i7의 재평가를 통해 작금의 상품성을 따져봤다. 

 

코어i7의 특징부터 살펴보자.

 

네할렘(Nehalem)이란 명명된 코어 i7에서 i7은 코어 다음에 붙는 접미사(솔로, 듀오, 쿼드)로 해당 제품에 들어간 코어 수를 구분할 수 있던 기존 제품과 달리 별다른 뜻이 없는 기호다. 부르기 편해서란다.

 

7세대 제품을 상징한다거나 윈도7과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것(애슬론XP를 기억하는가?)인지도 모르겠다.

 

이름은 다소 낯설지만 코어 i7(이하 i7)은 CPU계 베스트셀러인 코어2듀오와 코어2쿼드 간의 간극을 잇는 제품이기에 비중 있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 코어2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코어 i7 역시 많은 계열의 제품들이 나올 것으로 보이며, 노트북용 프로세서 또한 지금의 센트리노2에서 코어 i7의 네할렘 아키텍처 기반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현재 코어 i7은 2.66GHz의 920, 2.93GHz의 940, 3.2GHz의 965 등 총 세 종류가 있다. 이 가운데 965는 배수 제한이 걸려있지 않은 익스트림 에디션이다.

 

우린 먼저 코어 i7프로와 기존 코어2 시리즈를 비교해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알아봤다. 이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된다.

 

4개의 코어와 하이퍼스레딩

 

3종류의 i7은 모두 코어 4개(쿼드 코어 프로세서)를 지녔다. 여기에 펜티엄4 때 나왔다가 코어 시리즈에서 슬그머니 사라진 하이퍼스레딩(Hyper Threading)이 다시 적용됐다.

 

이는 실제 코어가 하나이면서 마치 두 개인 것처럼 두 개의 스레드를 실행시켜주는 기술로, 예전 펜티엄4때는 하이퍼스레딩이 위력을 발휘할만큼 멀티 코어에 대응하는 응용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 수요가 대폭 늘어 채용됐다.

 

겉만 봐선 총 8개의 코어가 들어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 4개가 아닌 8개가 보인다
터보 부스트와 파워게이트

터보 부스트란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오버클러킹 모드라고 봐도 된다. 각 코어별로 주어지는 부하에 따라 원래 정해진 클럭 주파수에서 벗어나 133MHz 단위로 올리고 내린다. 즉 가동되는 엔진엔 에너지를 더 주고, 노는 엔진엔 에너지를 덜 주는 식이다.

 

아래 CPU-Z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정규 클럭이 2.66GHz임에도 불구하고 2.85GHz로도 돌아간다.

 

반대로 코어의 사용량이 적을 땐 파워게이트 기술을 활용한다.

 

코어별로 독립적인 전력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안 쓰는 코어에 대해선 소모전력을 0에 근접하게 전력소모량을 조절할 수 있다.

 

■퀵패스 인터커넥트

코어와 코어, 코어와 메모리, 코어와 I/O 컨트롤러 사이를 연결하는 존재로 제한적인 속도의 FSB(Front Side Bus) 방식에서 벗어나 최대 25.6GB/s라는 엄청난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상호 연동시에 생기는 지연 시간을 줄였다. 특히 메모리는 DDR2와 함께 3채널의 DDR3까지 지원한다.

 

스마트 캐시

 

모두 3차까지 있는 캐시 가운데 각각 256KB인 1차와 2차는 각 코어별로 따로 할당돼 있으며 8MB인 3차 캐시는 4개의 코어가 공유하게 돼 캐시의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해졌다.

 

이 정도만 살펴봐도 확실히 빨라진 CPU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인텔만의 개선 사항은 물론이거니와 경쟁사가 가진 장점까지 모두 갖췄기 때문. 특히 파워게이트나 터보 부스트는 성능뿐 아니라 절전 문제까지 고려한 점은 주목할만하다.

 

실제 이 제품이 탑재된 PC를 통해서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봤다. 먼저 얼마나 빠른가?

 

필자가 i7의 성능 평가에서 사용한 시스템은 TG삼보컴퓨터 드림시스 E7 ABF840-JRI0으로 주요 제원은 다음과 같다. 

 

▲ 살짝 엿본 드림시스 E7의 안쪽. 방열판으로 인해 CPU가 가려져 있다
- CPU: 코어 i7 920 2.66GHz
- 메모리: DDR3 4GB
- 하드디스크: 히타찌 HDT721010SLA360 1TB
- 그래픽: GeForce 9600GT 512MB
- 메인보드: 인텔 DX58SO
- OS: 윈도 비스타 홈 프리미엄 K

 

920은 i7 가운데 가장 낮은 급의 CPU이고 그래픽 카드 또한 하이엔드에서 약간 모자란 편인 지포스 9600GT 512MB지만 부족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윈도 체험 지수를 보자.

 

필자가 스크린샷으로만 봤던 All 5.9, 만점. 최고 기량이다.

 

많은 이들이 시스템 성능 평가에 사용하는 PC마크(Mark)05에서 테스트한 결과다.

 

PC마크 점수보다는 항목별로 얻는 CPU와 메모리의 점수만 기록했다.

 

비교대상은 코어2듀오 P8700 2.53GHz 프로세서를 사용한 센트리노2 기반의 LG전자 노트북 X노트 R410에서의 결과다. 두 CPU는 쿼드 코어와 듀얼 코어라는 차이가 있긴 하다.

 

하지만 클럭 주파수 면에서는 겨우 133MHz의 격차가 있을 뿐이었는데 PC마크05의 CPU 부문에선 148%, 메모리 전송 속도에서는 154% 더 빠른 것으로 나왔다.

 

성능평가 프로그램인 크리스탈마크2004R3의 결과는 더 놀랍다.

 

정수연산에 대한 평가인 ALU에선 213%, 실수연산에 대한 평가인 FPU에선 221%, 메모리 속도에서는 무려 283% 더 빠른 것으로 나온다.

 

게임 상태에서 성능을 보기 위해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실행해 봤는데 언더시티와 타렌 밀농장을 오가면서 프레임 테스트를 해봤다. 물론 이 부분에선 그래카드란 주변 변수가 따른다.

 

- 언더시티 → 타렌 밀농장: 최소 8.125 / 최대 474.552 / 평균 51.144
- 타렌 밀농장 → 언더시티: 최소 7.339 / 최대 415.658 / 평균 56.016

 

최대 초당 60프레임까지 보여주는 이 게임에서 평균 50 프레임 이상이 나온다는 건 대부분의 경우 최상급 화면을 즐길 수 있다는 말과 동일하다.

 

하지만 최신 3D게임 가운데엔 코어 i7 920과 지포스 9600GT의 조합으로도 풀 옵션을 쓸 수 없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그래픽 카드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CPU의 연산 속도를 살펴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분야인 동영상 재생에 대해 알아보자.

 

720p이건 1080p이건 비트레이트가 19Mbps를 넘어가던 간에 필자가 시험용으로 가지고 있는 모든 동영상은 문제없이 잘 재생됐다.

 

하드웨어 가속 코덱의 개입없이 CPU의 힘만으로 가능했던 것. 또 동영상 재생시 한자리 또는 10%대의 CPU 점유율을 보였다.

 

이 정도면 코어 i7이 매우 빠른 CPU란 점에 대해 인정할 것이다. 그런대 이 CPU에 대한 호응은 왜 없는 것일까?

 

■“비싸도, 너무 비싸”

코어 i7를 채용한 제품들이 드문드문 소개될 정도로 시장의 반응은 무심하다.

 

이유인 즉슨 ‘쩐’의 문제.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현재 출시된 코어 i7 프로세서들은 고성능을 필요로 하는 전문가들에게 적합한 제품이고 가격도 그에 맞게 책정돼 있다.

 

인텔의 CPU 로드맵에 따르면 일반인과 보급형 시장을 위한 i7은 올해 3분기 이후에 등장하는 코드명 린필드(Lynnfield), 해븐대일(Havendale) 프로세서가 될 것이다.

 

이번 리뷰에서 사용된 TG삼보컴퓨터의 드림시스 E7은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본체만 무려 200만원 수준이다. 입이 딱 벌어진다.

 

부품만 따져볼 때 코어 i7 920과 메인보드, DDR3 메모리 가격만 계산해도 대략 80~130만원 정도를 오르내릴 정도다(가장 빠른 965의 경우 CPU 가격만 150만원이 넘는다).

 

물론 CPU가 전문가를 위한 제품군이라고 쳐도 인텔 X58 칩셋 말고는 대안이 없는 메인보드 분야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그간 40~60만원 대의 초고가 보드가 주류를 차지하다 요즘엔 저렴한 30만원 수준의 보드가 출현할 정도니 말이다.

 

“항상 빠른 건 아니다”

또 하나는 속도다.

 

4개의 코어에 하이퍼쓰레딩을 활용해 8개의 쓰레드를 돌릴 수 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싱글 코어나 듀얼 코어에 최적화돼 있다.

 

코어 i7 시스템에서 실제로 프로그램을 실행하면서 작업 관리자를 살펴보면 하나 또는 두 개의 코어(쓰레드)만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단순히 코어를 여러개 만들어 준다고 해서 성능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그 코어들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맞춰져야 코어 i7은 진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 NC소프트의 아이온 데모. 이렇게 8개의 코어를 다 쓰는 프로그램은 흔치 않다
인텔의 코어i7 홍보자료를 보면 '일반 사용자'가 쓰는 환경에서의 이야기는 많이 등장하지 않고 동영상 인코딩, 그래픽 편집 등 멀티 코어용 어플리케이션을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

 

펜티엄4가 하이퍼쓰레딩 기능을 내놨지만 외면 받았던 때에 비해선 멀티 코어를 활용하는 응용 프로그램이 많아지긴 했지만 쿼드 코어 이상으로 갈 경우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시험 결과를 살펴보면 게임이나 각종 응용 프로그램을 돌렸을때 코어 i7이 기존 코어2 시리즈와 별 차이가 없거나 더 느린 결과를 보인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른 바 '전통적인' 프로그램에선 기존 아키텍처가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앞에서 설명한 부하가 많이 걸리는 코어의 성능만 일시적으로 높여주는 터보 부스트 또한 CPU가 가진 코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소프트웨어가 많은 현실에서 나온 기술일 것이다.

 

코어 i7 업그레이드 “해, 말어?”

 

지금까지 인텔의 최신 프로세서인 코어 i7과 이를 사용한 PC에 대해 살펴봤다.

 

코어 i7 프로세서는 확실히 현존하는 최강의 프로세서이긴 하지만 일반 사용자에게 권할만한 제품은 아니다가 결론이다.

 

아직까진 가격대비 성능비로 기존 코어2듀오나 코어2쿼드 프로세서가 훨씬 더 유리하다.

 

여기에 최신 3D 그래픽 게임을 즐기고자 한다면 CPU에서 부족한 그래픽 카드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낫다.

 

CPU에만 의존하던 이전과 달리 이젠 그래픽 칩셋을 GPU라 부를 정도로 CPU의 적지 않은 부족분을 채워주기 때문이다.

 

코어 i7이 일반 사용자에게 본격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시점은 중저가 코어 i7이 등장할 3분기로 예상된다. 물론 이도 낙관적이진 않다. 

 

단 코어 i7은 기존 코어2 시리즈와 메인보드가 호환되지 않고 메모리 또한 DDR3로 올려야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업그레이드시 비용이 든다는 점도 고려하자.

 

하지만 당신이 공학 연구나 동영상 인코딩 등 멀티 코어 기반의 고속 연산이 꼭 필요한 곳이라면 코어 i7은 가장 나은 선택이다. 이도 물론 다른 구성의 시스템과 가격대비 성능비를 잘 따져본 후에 말이다.
http://www.zdnet.co.kr/ArticleView.asp?artice_id=20090331152216 에서 발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