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선교유적지 철거 위기 | |||||||||||||||
서울대, 인요한 박사에게 3월 31일까지 퇴거 및 사용재산 반환 요구 | |||||||||||||||
지리산 노고단과 왕시루봉에 있는 선교유적지가 철거 위기에 놓였다.
서울대학교는 2007년 왕시루봉 선교유적지를 관리 감독하고 있는 인요한 박사(연세대학교의료원 국제진료소 소장)에게 ‘국유재산 사용 수익허가 종료에 따른 무단점유 국유재산 퇴거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3차례 공문을 보냈다. 서울대는 지난해 12월 4일에 보낸 마지막 공문에서 “국유재산의 노후화로 유지 관리의 효율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12개동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며 “2008년 3월 31일(월)까지 해당 국유재산에서 퇴거한 후 사용재산을 반환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오정희 소장(지리산차문화연구소 소장, 광주 무돌교회 집사)은 “왕시루봉에 있는 선교유적지를 허무는 것은 30분도 안 걸린다.”며 “이미 법원에서 법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강제적 철거도 할 수 있다. 8월 말까지 법원에서 집행하는 것을 3월 말까지 미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리산 노고단과 왕시루봉 등에 위치한 선교유적지는 기독교뿐만 아니라 한국사적으로도 중요한 역사적 고증 자료이다. 1920년대에 지어진 이 선교 유적지는 옛날 선교사들이 풍토병(말라리아, 학질, 이질 등 수인성 풍토병)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립됐다. 지리산 선교유적지는 한국에서 선교사들이 철수하고 휴 린튼 선교사가 교통사고로 순직한 이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한 상황에서 린튼 선교사의 아들인 인요한 박사가 사비를 들여서 관리인을 두고 지금까지 돌보고 있는 형편이다. 왕시루봉은 일제시대 때 동경제국대학에서 학술림으로 쓰였다. 1945년 해방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서울대학교 학술림이 되었고 아직도 서울대가 소유하고 있다. 오정희 소장은 “현실적으로 서울대 학생들이 왕시루봉을 학술림으로 사용하는 것은 어렵다. 서울에서 지리산까지 차로 3시간이 넘게 걸릴뿐더러 산에 오르는 데도 왕복 4시간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에서 선교유적지의 철거를 독촉하는 이유에 대해 오 소장은 “직접적인 관리 감독을 맡고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서울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불교계와 깊은 관련이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철거를 계획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정희 소장은 선교유적지를 두고 불교계와 갈등관계에 놓여있는 현실에서 해법은 ‘대화’라고 말했다. 오 소장은 “불교 스님들은 학승이다. 배운 분들이어서 대화가 가능하다.”며 “선교유적을 역사적 차원에서 후손들에게 남겨줘야 할 자산으로 보는 데 공감하는 스님들도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오 소장은 “현재 조금 남아있는 교회 예배당 터만 복원 하자. 세계적으로 알려져야 될 선교사들의 흔적이다.”라며 “노고단에 남아있는 예배당만 복원해도 유적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만열 교수(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는 지리산 선교유적지에서 성경을 번역한 사실에 대해 "단순히 개신교적 의미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며 “성경번역을 통해서 우리말을 정화하고 우리말의 문법적 체계를 세워가는 것이고 또 성경을 한글로 그리고 민중의 언어로 이렇게 바꾸어 가는 과정에서 한글을 우리 민중 속에 정착시키는 데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리산 노고단 선교사 유적지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선교사 유적이 아니”라며 “우리 개신교 유적이면서 동시에 민족사적으로도 일정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선교유적은 말이 없다. 그러나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는 현재 기독교에 특별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선교사들은 한국 사회를 위해 학교를 짓고 병원을 세우며 변혁을 주도했다. 선교사들이 보여줬던 희생과 섬김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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