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가끔은 복잡하고 삭막한 이 세상을 벗어나 자연(自然)과 호흡해 보려는 욕구를 가지게 되곤 합니다. 집착과 고집, 욕심을 버리고 "무(無)"의 깨끗한 자유(自由)를 얻고 싶은 욕망이 싹튼다고 보아도 될 것입니다. 이럴 때 연상되는 고사(故事)가 바로 호접몽(胡蝶夢)입니다. 호접몽은 '나비의 꿈'이라는 뜻으로 사물과 자기와의 구별을 잊은 것. 바로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심경(心境)을 말하는 것입니다. 도가사상(道家思想)의 《장자(莊子)》〈제물론(齊物論)〉에 나오는 일화로 유명한 고사입니다.
장자(莊子;BC 365 - 293 (?))가 어느날 낮잠을 자면서 꿈을 꾸었습니다. 꿈속에 나비가 되어 신나게 날아다니며 자연을 만끽했는데, 잠시 쉬려 나뭇가지에 앉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잠에서 깨어보니 인간 장자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때 莊子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본래 인간이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던 것인지, 아니면 본래 나비가 꿈속에서 인간이 되어 이렇게 있는 것인지 구별이 안되었던 것입니다. |
그러나, 장자(莊子)는 여기에서 깨달았습니다. 바로 도가사상의 본질(本質)을 깨달은 것입니다. 현실주의(現實主義) 바탕에서 인간(人間)이 만물(萬物)의 영장(靈長)이라고 생각하는 공맹(孔孟)의 유가(儒家)의 입장에서 본다면 사람이 꿈속에서 나비가 된 것은 별 상관이 없지만, 본래 나비가 꿈속에서 인간이 되었다는 것은 모든 것의 끝과 종말을 의미할 것입니다. 그러나 장자는 인간도 역시 모든 우주(宇宙) 만물 속의 하나의 객체(客體)로 인정한다면 나비이든 사람이든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깨달은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모든 만물(萬物)을 가지런하게 생각하는 도가(道家)의 "만물제동(萬物齊同)"사상인 것입니다. 이것은 또한 장자가 주장한 [제물론(齊物論)]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곧 장자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편협된 사고의 틀을 벗어나 모든 우주 만물(萬物)의 저절로 그러한 상태인 도(道)를 따르라는, 흔히 이야기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주장한 것입니다. 차별적(差別的)이고 유한적(有限的)인 인간의 세계에서 벗어나 참된 자유의 무한적(無限的) 세계에서 노닐 수 있는 [소요유(逍遙遊)]의 단계에 도달하면 "無爲自然"의 진리를 얻는다고 본 것입니다.
쳇바퀴 돌 듯 살아가면서 자신의 이해관계에 얽매여 있는 우리들로서는 이번 고사 胡蝶夢이 가끔 자신을 되돌아 보는 계기의 시간이 되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한자(漢字)의 활용(活用) |
한자 |
독음 |
한 자 어(漢字語) 예 시(例示) |
胡 |
(호) |
1) 오랑캐 - 胡亂(호란), 2) 어찌(=何), 3) 호접몽에서는 {蝴(호)나비}의 의미로 쓰였음. |
蝶 |
(접) |
1) 들나비 - 蝶舞(접무), 蝴蝶(호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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夢 |
(몽) |
1) 꿈, 꿈꾸다 - 夢想(몽상), 凶夢(흉몽), 一場春夢(일장춘몽), 同床異夢(동상이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