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십계명 강해
서론
기독교는 성경에 기초를 두고 있다. 따라서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사람은 성경이 가르치는 신앙의 대상을 성경이 가르치는 방법에 따라 예배하며, 또한 모든 생활의 기준을 성경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데 실상 성경이 가르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그러한 까닭에 기독교 내에도 많은 교파가 있고 심지어는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면서도 이단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조차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 원리의 보편적인 기초가 되는 십계명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그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 구체적인 해석에 있어 다소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인간 생활의 기초가 되는 가장 중요한 규범으로 인정하는 점에서는 쉽게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십계명은 구약 시대 뿐 아니라 전기독교 역사를 통해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사는 자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범으로 인정되어 왔다. 그런데 그 내용에 있어서는 담백한 일면을 지니고 있으나 지금으로부터 3500여년전에 주어진 규범이므로 다소간의 해설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성령의 영감으로 기록된 성경은 어떤 한 부분을 해석할 때 보다 폭 넓게 성경의 다른 부분과 유기적인 관계를 생각하며 해석해야 한다. 십계명 역시 구약 다른 부분의 기록과 신약의 언급 및 특히 율법의 완성자이신 그리스도의 사역과 비교하여 해석할 때 보다 깊은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한편 성경 가운데 십계명은 단순한 형태로는 출 20:1-17과 신 5:6-21에 중복되어 기록되어 있으며 일부 계명들은 성경 여러곳에 산재되어 반복되고 있다. 여기서는 출애굽기에 기록된 십계명을 기준으로 하여 해설하고자 한다.
시내산에서 모세가 받은 이 십계명은 흔히 두 부분으로 구분한다. 그 가운데 전반부 1-4계명은 절대자 하나님에 대해 인간이 지켜야 할 규례를 담고 있고, 후반부 5-10계명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인간 상호간에 지켜야 할 규례를 담고 있다. 이것은 인간이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무엇보다도 우선하여야 함을 보여 주는 동시에 하나님을 바로 섬기는 자는 인간 상호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성실하여야 함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이는 사람이 정신과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 그의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기독교 윤리의 세부 지침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영원하신 하나님께서 주신 십계명은 한 시대를 위한 법이 아니라 영구불변적인 가치를 지니는 법이다.
이러한 사실은 십계명이 상세한 법규나 세부적인 규칙이 아니다 일련의 원리라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즉 십계명은 어떤 상황을 전제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주어진 규칙이 아니다. 십계명이 인간에게 주고자 하는 것은 오히려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바른 태도이다. 따라서 아무리 환경이 변하고 상황이 달라져도 이 태도는 달라질 수 없으며 단지 시간과 상황에 따라 이 원리를 적용하는 방법은 다소 변경될 수 있다. 여기서는 이러한 십계명의 근본적인 원리와 더불어 현재의 상황 속에서 십계명이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의 문제까지 다루고자 한다.
애굽에서 400년간이나 종노릇하던 이스라엘이 출애굽한지 3개월후에 주어진 이 십계명으로 인하여 그들은 명실상부한 하나님의 택한 백성이 되었다. 오늘날 우리 역시 죄에 종노릇하던 자에 불과했으나 하나님의 부르심과 그리스도의 속죄의 권능으로 인하여 거룩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 이제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바른 삶을 통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우리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사명이다. 이러난 사명감을 가진 자에게 십계명은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훌륭한 이정표가 될 것이고 이러한 이정표에 따라 살아갈 때 하나님의 칭찬을 받는 삶의 승리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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