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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프로페셔널

기쁨조미료25 2007. 12. 18. 00:39

전략 프레임은 What보다 How to Use가 훨씬 더 중요하다. 


전략 프로페셔널 - 10점
사에구사 다다시 지음, 현창혁 옮김/서돌


풍림화산님의 리뷰를 읽고 전략 프로페셔널이란 책을 알게 되었고 바로 책을 구매해서 읽어 보았다.  이 책은 철강회사에 근무하던 33세의 ‘히로’가 경영난에 처한 자회사인 뉴메디컬사(의료기기 판매업체)의 상무로 부임하여 회사를 급성장시키는 과정을 소설형식으로 그리고 있다.  저자인 일본 최고의 기업회생(turnaround) 전문가 사에구사 다다시는 자신의 직접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를 전개하면서 전략가로서의 자신의 경영전략 노하우를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다.

주인공 히로가 뉴메디컬사를 turnaround시키는 과정은 피상적으로 보면 지극히 평범했다.  우선 집중해야 할 사업영역을 정하고 그 사업부의 실적과 경쟁현황을 파악한 뒤 제품,고객,조직,시스템 분석을 통해 문제의 핵심을 발견한 후에 공격적인 목표를 수립한 뒤에 치밀한 전략 수립과 조직 장악을 동시에 전개하고 전략을 집요하게 실행한 끝에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주인공이 사업현황을 파악하고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사용한 툴도 매우 평범하다.  주인공은 제품 수명 주기 이론 (Product Life Cycle: PLC)을 통해 제품별 경쟁 포지션과 집중해야 할 제품을 선정하고 시장세분화(Market Segmentation)에 기반해서 구체적인 경쟁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나 개인적으론 PLC, market segmentation은 매우 익숙한 개념이고 실전에서 사용해 본  경험도 있었기에 이 2가지 툴이 주인공의 성공적인 사업전략 수립/실행에 결정적인 기여자로 등장한다는 점에 대해 좀 싱겁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저자는 아래와 같이 통렬하게 핵심을 찌른다.  솔직히 읽으면서 많이 아팠다...  

전략이론에 대한 공부를 해온 사람이라면 새삼스럽게 웬 제품 수명 주기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이론을 가벼이 봐서는 안된다.  오늘날 경영전략 이론의 대부분은 제품 수명 주기의 개념을 포함하거나 암묵적으로 그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 왜 그것이 중요할까.  사업이나 제품 수명 주기의 단계에 따라 시장에서의 경쟁형태가 달라지고, 그 단계에서 승리하기 위한 핵심 열쇠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시장 세분화는 기업 전략이론 내에서 선택과 버리기를 위한 가장 유효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을 대상으로 선택하는가에 따라 사업전략,개발전략,영업전략 등 다방면의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폭넓은 응용성을 갖는 도구이다.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기획 작업 중에서 시장 세분화는 가장 예술적 센스와 창조성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많은 경우, 시장 세분화가 잘 이루어지면 전략의 핵심이 마무리된 것이나 다름없다. 

기업은 제품/서비스를 고객에게 팔면서 생존한다. 모든 제품/서비스는 유한한 수명을 갖고 시장에 등장해서 도입,성장,쇠퇴기를 거쳐 사라진다는 것이 PLC 이론의 컨셉이다. 이 이론은  매우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프레임을 갖고 있는데 바로 여기에 함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단순하지만 바로 그 쉽고 단순함 속에 수많은 변화와 응용의 가능성이 숨어 있기 마련인데 이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제품/서비스 별 PLC가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경쟁상의 PLC 분포는 어떤지, PLC 길이의 연장/단축과 높이의 고/저를 좌우하는 변수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과 같이 세부적으로 짚어봐야 할 주제들이 널려있는 것이다. 

시장 세분화도 마찬가지이다.  고객을 유사한 성격을 갖는 집단으로 나누고 각각의 고객 세그먼트 간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세그먼트별 고객 획득/유지 전략을 수립/실행한다는 개념은 지금은 널리 사용되는 개념이다.  하지만 고객을 어떤 기준으로 나누고 어떻게 우선순위를 정하고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인지는 수많은 선택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결국 제품/서비스와 고객으로 구성된 시장을 '누가 더 집요하고 창의적으로 관찰하고 전략을 도출/실행하는가'가 핵심인데 그동안 제품/서비스와 고객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너무 진부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고 싶어진다.   다양하고 변화무쌍하게 적용하라고 만든 2가지 툴을 그동안 너무 기계적으로 단순 적용해왔던 것은 아닌가 싶다.  마치 '�대 들고 흰공으로 빨간공 쳐서 또 다른 빨간공을 맞추는게 당구이다'란 말을 듣고 당구를 다 배웠다고 생각하고 계속 30 수준에서 머물러 왔던 것은 아닌지..   30에서 50, 50에서 100, 150, 200, 300으로 계속 성장하기 위해 당구장 카운터에서 돈을 지불하는 뼈아픈 경험을 지속하지 않고는 당구를 잘 친다고 말할 수는 없는건데...

PLC, 시장 세분화를 당구나 바둑으로 비유한다면 고수가 되기엔 난 아직도 멀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알았다.  고객과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단순한 툴이 존재하지만 그 툴을 사용하는 사람과 기업에는 수많은 수준과 등급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 등급을 올려 나가기 위한 노력을 반드시 지속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 이 책을 읽은 수확이다..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