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 부부의 슬픈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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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강난(港南)'의 구름 낀 토요일이었습니다. 많은 제비들이 날라 다녔습니다. 트럭이 달리는 도로 위를 날아다니던 제비들이 걱정되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트럭 한 대가 내 앞을 휙 지나갔고 아래 검은 제비 한 마리가 떨어져있었습니다.
땅에 누워 꼼짝 않는 제비에게 일가족으로 여겨지는 다른 제비 한 마리가 날아왔습니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 보였습니다. 세 번째 제비가 날아왔습니다. 마치 두 번째 제비에게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하려는 듯해 보였습니다. 두 번째 제비에게 이제 그만 떠나자고 지저귑니다. 하지만 두 번째 제비는 눈앞에 펼쳐진 일어나지 말았어야할 일을 믿기 힘든 듯해 보입니다.
트럭 한 대가 지나가며 일으킨 바람이 죽은 제비를 세차게 때리고 갑니다. 트럭에 놀라 날아갔던 두 번째 제비가 다시 돌아와 죽은 제비 옆에 내려앉습니다. 아마도 트럭이 일으킨 바람에 날려 움직여진 죽은 제비의 모습을 보고 살아 움직인 것으로 착각했나 봅니다. 죽은 제비 옆에서 "일어나! 일어나!"하며 울부짖습니다. 안타깝게도 누워있는 제비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때, 이 제비가 한 발짝 다가가며 죽은 제비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부둥켜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역부족입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날개 짓을 하며 안간힘을 씁니다. 간절한 소망에도 불구하고 죽은 제비는 꼼짝도 않습니다.
한 대의 차가 또 지나갑니다. 두 번째 제비(죽은 제비의 가족)가 놀라 날아갔다가 곧 다시 돌아옵니다. 다른 제비가 날아와 더 이상 소용없다며 만류하지만, 이 제비는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마치 죽은 제비가 다시 살아서 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또 한 대의 트럭이 지나갑니다. 트럭이 일으킨 강한 바람에 날려 움직인 것을 죽은 제비가 살아나려고 꿈틀거린 것으로 또 다시 착각한 가족 제비가 감정에 북받쳐 날개를 힘차게 퍼덕이며 일으켜 보려고 애를 씁니다.
결국, 가족 제비는 가지고 있던 모든 힘을 다 써버렸습니다. 하지만 누워있는 제비는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습니다. 순식간에 몰려오는 참을 수 없는 슬픈 감정들을 억누르지 못하고 목이 찢어져라 울부짖습니다. "왜 일어나지 못하는 거야!!!"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하겠습니다. 트럭이 무섭게 달리는 도로 위에서 죽은 제비를 감싸 안던 가족 제비가 너무 걱정되었습니다. 그래서 비록 제가 죽은 새를 살려 놓을 수는 없지만, 죽은 새를 길가의 나무숲으로 옮겼습니다. 가족 제비는 하늘을 맴돌며 몇 차례 슬픈 목소리로 울었습니다. 마침내 그 제비는 죽음을 받아들이고 멀리 날아갔습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구분 없이 죽음이란 슬픈 것입니다. 제비의 죽음이 갖는 의미는 그 죽음에서 인간 스스로의 죽음을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모두 다 피할 수 없는 죽음을 기다리며 살아갑니다. 파스칼은 ‘팡세’라는 그의 저서에서 인간이란 지구라는 감옥에 갇힌 죄수들이며 그들 죄수들이 보는 가운데 죄수들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것을 날마다 보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신경이 무디어져 이웃이 당하는 멍하니 바라보고 있기만 할 뿐 죽음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비의 슬픈 죽음’을 통해 우리들의 다시 죽음을 생각해봅니다.
출처 : 창골산봉서방http://cafe.daum.net/cgsbong
글쓴이 : 둥근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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