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어에 대한 의문들
영어처럼 이상한 분야도 없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아무리 해도 안 됩니다! 많은 학자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언어로 영어를 꼽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리하고 부지런함은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럽습니다. 거기다가 교육열은 말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그렇게 영리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해방이후로 70년 가까이 세상에서 가장 쉽다는 영어를 열심히 해 오고 있지만 여전히 영어는 우리에게는 가장 어려운 분야입니다.
왜 영어는 하나의 단어가 많은 뜻을 가지고 있을까?
왜 영어에서는 명사가 동사로 사용될까?
왜 영어에서는 형용사가 명사로 사용될까?
왜 영어에는 숙어가 많을까?
왜 자동사 타동사의 구별이 잘 들어맞지 않을까?
왜 학자들은 이렇게 혼동되는 언어를 가장 쉬운 언어라고 생각할까?
왜 영어에는 암기해야 할 것이 많을까?
왜 우리는 GET, TAKE같은 기본 동사를 사용하지 못할까?
왜 우리는 간단한 영어 문장도 쉽게 만들어내지 못할까? 등등
영어를 공부하면서 우리는 많은 의문을 갖게 됩니다. 과연 영어는 외국어이므로 못하는 것이 당연할까요? 저는 간단한 문장을 잘 해석하지 못하고, 쉬운 문장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듣기나 말하기에 대한 관심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험이나 유학 때문에 급하게 듣기나 말하기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에게 듣기나 말하기를 공부한다는 것이 어쩐지 모순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듣기와 말하기에도 약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동기부여가 안 된다는 것이지요. 해석도 잘 안되는 영어를 듣고 말하는 데에 치중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스스로를 설득시키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제 영어에 대해 품을 수 있는 마지막 의문을 갖게 됩니다.
혹시, 우리가 배우는 영어의 원리가 잘못된 것은 아니야?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입니다.
(2) 영어의 특징
영어가 가지는 언어학적 특징을 설명 드리려는 것은 제 능력 밖의 일이거니와 이 글의 목적에도 맞지 않습니다. 여기서 영어의 특징이라 함은 우리말과 비교해 볼 때 영어가 가지는 상대적인 특징을 말합니다. 여기서부터 저는 영어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한 실마리를 찾고자 합니다. 다음의 내용은 원어민들은 절대로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영어는 잘하지만 우리말을 모르기 때문에 비교해서 분석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미리 말씀드리면, 1부 내용의 초점은 ‘어순과 형식’입니다.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 특징1
A. 어순이 우리말과는 다르다 -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어순이 고정되어있다.
지금까지의 영어교육에서 영어의 기본으로 제시하는 것은 영어와 우리말의 어순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즉,
영 어 : S V X
우리말 : S X V * X : 주어, 동사 이외의 나머지
우리말은 주어가 처음 나오고 동사가 문장 맨 마지막에 위치하고 그 사이에 나머지를 넣으면 됩니다.
S X V
나는 사과를 먹었다.
나는 철수와 사과를 먹었다.
나는 어제 철수와 사과를 먹었다.
한편, 영어에서는 주어는 우리말과 같이 처음에 위치하지만 주어 바로 뒤에 동사가 위치하며 나머지 것들이 동사 뒤에 위치하게 됩니다.
S V X
I ate an apple.
I ate an apple with Tom.
I ate an apple with Tom yesterday.
그렇게 본다면 영어의 어순과 우리말 어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동사의 위치라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우리말을 영어로 바꿀 때는 우리말에 맞는 영어 동사를 찾은 뒤 어순에 맞게 배열하기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그는 사과를 먹었다.
He ate an apple.
사실 너무 간단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영어를 잘 하기위해서는 영어 단어, 특히 동사를 많이 알기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선생님들이 동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는 지금까지 경험해 왔듯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았습니다. 많은 경우에 적당한 동사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지만 나중에 말씀드리기로 하고 여기서는 간단한 이유 2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로 영어 동사와 우리말 동사가 1:1로 대응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영어에는 우리말 ‘나가다’라는 뜻의 단일동사가 없습니다. 이것을 표현하려면 'go out' 이라고 해야 되지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또한 우리말에는 ‘행복한’이라는 형용사와 ‘행복하다’는 동사가 모두 사전에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 사전에는 ‘행복한’에 대응되는 ‘happy'는 있지만 ’행복하다“에 대응되는 한단어의 동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행복하다’를 표현하려 ‘be happy'라고 해야지요.
우리말 ENGLISH
행복한 HAPPY
행복하다 be happy
그는 행복하다 ⇨ He is happy
둘째로는 우리나라 영한사전을 보면 하나의 동사에 대응되는 우리말 의미가 너무 많아서 쉽게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지 않아도 모두 동감하시리라고 생각됩니다. 굳이 예를 들자면 GET, PUT, TAKE, BRING, HOLD 등등 영어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모든 동사가 여기에 해당 되겠습니다. 한 단어 당 20-30개 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다 전치사 또는 전치사적 부사가 결합되면(이것을 우리는 숙어라고 말합니다) 실로 단어 하나를 감당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헌데 영어권에 사는 사람들은 막 태어나면 ‘엄마’, ‘아빠‘라는 말 다음으로 배우는 말들이 이러한 기본적인 동사라고 하고,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단어들이 더욱 어렵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잘 사용하지도 못합니다. 많은 영어서적에서 설명하고 있으나 백화점식의 나열에 그칠 뿐 논리적으로 수긍할 만한 내용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책에서 영어를 쉽게 사용하려면 기본 동사를 사용하라고 하지만 오히려 우리들에게는 이러한 기본 동사가 영어를 쉽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욱 난해하게 만들뿐입니다. 이러한 기본 동사를 설명하지 못하는 원리는 당연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야 했겠지만 지금까지 우리들은 ‘외국어이기 때문에 그럴 거야’ 라고 미리 체념(?)해 왔던 것이지요. 하지만 백화점식으로 암기만 하게 하는 것이 어떻게 원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암기하지 않기 위해서 원리가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이러한 기본 동사들을 논리적으로 이해시켜서 많은 암기를 하지 않고도 영어 학습자들이 쉽게 자유자재로 사용케 하는 것이 진정한 영어 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 책의 목표이고 앞으로 여러분께 책 전체에 걸쳐서 논리적으로 제시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 책을 읽고서 전체적으로 수긍이 되지 않더라도 기본 동사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저의 새로운 이론이 영어의 근본을 제시하고 있음을 인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만큼 기본 동사는 중요하고 영어의 근본원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분명히 여러분 모두 2장까지만 읽고 나면 동사 PUT과 GET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예전처럼 사전을 자주 보는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PUT과 GET이 사용된 문장을 주저 없이 해석하게 될 것 입니다. 약속드립니다.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우리말의 동사를 영어동사로 전환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위에 나온 2가지 이유 외에 근본적인 다른 이유가 있지만 그것은 이 책 전체에서 설명해야할 내용이므로 일단 넘어 가겠습니다. 한 가지 유념할 것은 영어는 5가지 형식으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말은 영어처럼 분류되는 형식이 없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단일 형식이라고 해야지요. 우리말은 딱히 형식이라고 말하기보다는 우리말의 일반적인 배열 순서라고 하는 편이 더 알맞을 것 같아 보입니다. 모든 언어가 기본 배열 순서는 당연히 가지고 있을 것이기에 우리말의 어순 자체에 특별히 의미를 둘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영어와 우리말은 어순이 단순히 다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단일 어순을 가지는 우리말과는 다르게 영어는 다수의 형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영어에 있어서 형식이란 우리말과는 다르게 좀 더 중요한 무엇(?)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는 의심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가능한 의심 아니겠습니까?
영어 형식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하기로 하고 일단은 영어의 어순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특징을 말하고자 합니다. ‘영어에는 우리말과 어순이 다르다’는 사실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영어는 우리말과는 다르게 ‘어순이 고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책에서 다루지 않거나 다루더라도 가볍게 처리하고 있지만 영어 전체를 통과하는 가장 중요한 원리입니다. 다음 우리말 문장을 보시죠.
1) 나는 밥을 먹었다.
2) 밥을 나는 먹었다.
3) 먹었다 나는 밥을
쉽게 아시겠지만 ‘나는 밥을 먹었다’라는 우리말 문장의 어순을 이리저리 바꾸어 놓은 것 입니다. 물론 1번 문장이 정상적인 것이지만 모든 분들이 위 세문장이 같은 의미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 입니다. 이렇듯 우리말은 어순이 바뀌어도 의미는 통합니다. 이제 영어로 된 다음 문장들을 보시겠습니다.
1) Tom loved Jane.
2) loved Tom Jane
3) Jane loved Tom.
Tom loved Jane이라는 영어 문장의 어순을 바꾸어 놓은 것 입니다. 너무 간단한 문장이어서 의미가 같다고 하는 분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위 세 문장들은 의미상 같은 문장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2번 문장은 영문으로서 성립 될 수 없는 문장이고 1번 문장과 3번 문장은 정반대의 의미라는 것을 쉽게 아실 수 있을 것 입니다. 1번 문장은 Tom이 Jane을 사랑하는 것이고 3번 문장은 Jane이 Tom을 사랑하는 것이지요. 확인한 것처럼 우리말은 어순을 바꾸어도 의미가 통하지만 영어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 그렇게 되는지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우리말 문장은 어순을 바꾸어도 의미가 통합니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조사’때문입니다. 문장 어느 곳에 위치하더라도 ‘-는, -이, -가, -은’등이 붙어 있으면 주어라고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을, -를’이 붙어 있으면 목적어라고 알 수 있지요. 그리고 ‘-다’가 붙어 있으면 동사라고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는, -이, -가, -은’을 주격 조사라고하고 ‘-을, -를’을 목적격 조사라고 합니다. 그리고 조사는 아닙니다만 ‘-다’는 동사형 어미지요. 이러한 조사나 어미를 보고 우리는 어떤 단어의 사용된 위치와는 상관없이 그 단어가 주어인지, 목적어 인지. 동사인지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헌데 영어에는 우리말의 조사에 해당되는 단어가 없습니다. 그래서 순서를 바꾸면 의미가 변하거나 비문(非文)이 되는 것입니다 이제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영어와 우리말은 다른 언어지만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로서의 역할은 다를 수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말의 조사에 해당되는 기능을 수행하는 장치가 영어에도 반드시 존재할 것입니다. 당연하겠지요? 그러면 우리말 조사에 해당하는 장치가 영어에서는 무엇인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말 문장을 놓고
<주어가 어떤 것인지를 물으면> ‘-는, -이, -가, -은’이 붙어있는 단어가 주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목적어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을, -를’이 붙어있는 단어가 목적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영어 문장을 보고
<주어가 어떤 것인지를 물으면> ‘동사 앞에 위치하는 단어가 주어입니다‘라고 답할 수 있을 것이고
<목적어는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동사 뒤의 명사 중 보어가 아닌 것’이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때 영어에서 우리말의 조사역할을 하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위치’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말은 조사가 주어와 목적어를 결정하지만 영어에서는 ‘문장 내에서 단어의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서 주어인지 목적어인지가 결정됩니다. 그런 이유로 영어는 우리말과 다르게 어순을 바꾸면 본래문장의 의미를 알 수 없는 것입니다. 본래 주어로 사용된 단어가 동사 뒤로 가게 되면 목적어나 보어로 바뀌게 되어 누구도 그 단어가 이 문장에서 주어 역할을 하는 단어일 거라고 생각할 수 없게 되는 것이지요. 혹시 우리말을 배우는 외국인이 자기나라말에는 조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조사를 하찮게 생각한다면 한국어를 제대로 배울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제대로 배울 수가 없겠죠! 이와 같은 논리로 우리는 우리말의 조사역할을 하는 영어의 ‘어순’에 대해 좀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우리의 영어 현실을 생각해 볼 때 우리가 지금까지 몰랐던 무언가가 영어의 어순, 더 나아가 영어의 형식에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기존 문법의 5형식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5형식 이론을 뛰어 넘는 어떤 것이 존재 할 것이라는 것이지요. 이것이 앞에서 제기한 영어의 의문 ‘혹시, 우리가 배우는 영어의 원리가 잘못된 것은 아니야?’를 푸는 열쇠입니다.
영어문장내의 단어의 위치를 보고 우리는 그 단어의 문장 속에서의 역할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Tom이라는 단어가 동사 앞에 쓰이면 주어가 되고 동사 뒤에 쓰이면 목적어나 보어가 되는 것이지요. 여기서 사고의 폭을 넓혀 보겠습니다. 영문에서 ‘어순이 고정되어 있다’/ ’어순을 바꾸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영어 문장을 만드는 측면에서 생각하면 일정한 어순을 지켜야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적절한지 모르겠으나 비유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옷을 입습니다. 이때 우리가 옷을 입는 목적은 무엇이겠습니까? 먼저 시각적인 측면에서 ’멋을 내기 위해서‘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지금은 너무 옷이 흔해서 잘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 인류의 조상들은 멋을 내기 위해서 처음에 옷을 착용한 것이 아니라 비, 바람 등 외부의 충격과의 직접적인 접촉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추위로부터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몸에 무엇인가를 두르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영어의 어순도 단순히 영문을 담는 틀이라고는 것 외에 우리가 너무 당연해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고유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가정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 역할을 알아내는 것이 영어의 의문을 푸는데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들이 모르고 있던 무언가가 영어에 반드시 존재하고, 이것으로 인해서 영어의 많은 의문들이 풀리게 될 것입니다. 결론을 미리 말하면 영어의 어순 자체가 일정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분명히 각각의 형식마다 고유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차근차근히 설명해 가겠습니다. 각각의 형식들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2부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게 됩니다.
이제 어순이 고정되어 있다는 것과 관련해서 발생하는 2가지 중요한 특징을 말하겠습니다.
첫째는 영어 단어의 다의성에 관한 것입니다. 영어를 공부할 때 우리를 가장 힘들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영한사전을 찾아보면 거의 모든 단어가 하나의 뜻만을 가지고 있지 않고 2가지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서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학습자들은 많은 암기를 요구 받습니다. 그 내용이 너무도 방대해서 사실상 암기는 불가능합니다. 많은 혼동을 초래하고 급기야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지게 합니다. 물론 우리말도 몇몇 단어들이 그러합니다. 예를 들어 ‘밤’은 먹는 밤이라는 의미와 낮의 반대의미를 지니고 있고, ‘눈’은 사람얼굴의 눈과 겨울에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와 비교해 보면 빙산의 일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영어가 다의어가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단어의 다의성 관해서 우리말은 예외적인 수준이고 영어의 경우는 거의 모든 단어가 여러 가지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단어가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때문에 어느 특정 단어가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 그 단어가 다의어라고 보는 식의 접근은 우리말을 바라보는 관점으로는 맞지만 영어를 설명하기 위한 방식으로는 맞지 않습니다. 모든 단어가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특정 단어가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정리하면 영어 단어가 다양한 의미를 가지는 것을 우리는 개별 단어의 의미를 무작정 암기하는 식으로 받아들이기 이전에 먼저 영어 전체를 관통하는 원리로서 다루어야 합니다. 영어의 단어가 복수의 의미를 갖는 이유는 필연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게 하는 원리가 영어에 원래 존재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 원리에 대해서 논리적인 설명이 되지 않고 무조건 암기만을 강요해왔었습니다. 원리를 알고 암기하는 것과 모르고 암기하는 것 사이의 학습효과의 차이는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반복하면 영어는 다의어가 아닙니다. 다의어처럼 보일 뿐입니다. 먼저 영어가 다의어처럼 보이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① 명사가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② 동사가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③ 품사 사이에 전환이 이루어집니다. 명사가 동사로/동사가 명사로/형용사가 명사로 / 명사가 형용사로 너무나 흔하게 전환되어 사용됩니다.
그 외에도 형용사도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영어는 우리를 질리게 할 정도로 다의어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위 3가지를 발생시키는 원리가 모두 다릅니다. 그것을 영어 공부 시작하기 전에 미리 알지 못하면 영어를 학습하는데 큰 장애 요인이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하나씩 설명해 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 책의 의도에 충실하기 위해서 전부는 소개하지 않고 이 책의 내용과 관련된 몇 가지만 소개하겠습니다. 종합적인 정리는 다음에 출간될 책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영어가 다의어처럼 보이는 원인 중, 우선 어순의 고정성과 관련되어있는 한 가지만 제시하겠습니다. hand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손’이라는 명사적 의미와, ‘주다’라는 동사적의미가 함께 제시되어 있습니다.(hand가‘주다’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이유는 3부에서 설명하겠습니다.) 하나의 단어가 2가지 이상의 품사를 가지는 경우가 제 생각으로는 한국어에는 없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즉 국어사전을 보면 우리말 ‘손’은 명사로 밖에 쓰이지 않습니다. 영어처럼 동사로 사용되지는 않지요. 혹시 ‘혼내주다’라는 의미인 ‘-를 손보다’가 동사로 사용된 예라고 하실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말에서도 그렇게는 많이 사용됩니다. ‘공부’라는 명사에 ‘-하다’를 붙이면 ‘공부하다’라는 동사가 됩니다. 그런데 영어처럼 ‘공부‘ 홀로 동사가 되지는 못합니다. 우리말은 ’-하다‘라는 동사형 어미가 첨가되지 않으면 동사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하다‘는 동사를 만드는 조사라고 생각하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이와는 다르게 영어는 형태가 변하지 않으면서도 동사와 명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형태를 바꾸지 않고서도 동사자리에 위치시키기만 하면 동사가 될 수 있습니다. 너무 쉽지요. 영어의 모든 단어는 동사라고 해도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자주 사용되는가 사용되지 않는가 하는 사용빈도의 문제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hand처럼 영어는 거의 모든 단어가 2가지 이상의 품사로 사용됩니다. 명사가 동사로 흔히 쓰이고, 거의 모든 형용사가 명사로 사용됩니다. 왜 이렇게 되는 것일까요? 그것은 다른 이유도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앞에서 지적한 ‘어순의 고정성‘때문입니다. 특히 명사가 동사로 쓰이는 것(앞에서 말했듯이 이 책에서는 이것만을 다룹니다)은 순전히 어순의 고정성 때문입니다. 우리말은 어순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반대로 영어는 어순이 고정되어 있다고 했지요. 우리말은 어순이 자유롭게 변할 수 있기 때문에 품사가 고정되어 있고 반면에 영어는 어순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품사가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말 ENGLISH
어순 고정되어 있지 않다 고정되어 있다.
품사 고정되어 있다. 고정되어 있지 않다
영어의 어순 다시 써보겠습니다.
S V X
X: 주어, 동사 이외의 모든 것
헌데 이 어순이 우리말과는 달리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단어가 여러 가지 품사로 쓰일 수 있는 것 입니다. 어순이 고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어떤 단어이든지 동사자리에 들어가면 동사가 되는 것이고 주어자리에 들어가면 명사가 되는 것 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 같지만 너무도 중요한 말입니다. 이 특징으로부터 영어의 모든 비밀이 풀리기 시작합니다. HAND를 통해서 살펴보겠습니다.
A: His hand is pretty.
B: He handed me a book.
A문장에서 hand는 is 라는 동사 앞, 즉 주어자리에 놓여 있기 때문에 명사로 쓰인 것이고 B문장에서 hand는 동사자리에 사용되었기 때문에 동사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영어 사전에서 하나의 단어가 명사도 되고 동사도 되는 것은 아무 때나 그런 것이 아니고 동사 자리에 올 때 동사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고 명사 자리에 위치했을 때에만 명사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지요. 즉 영어의 품사는 문장 내에서 논할 수 있는 것이지 문장 밖에서 사전적으로 논하는 것은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가져올 우려가 많습니다. 우리말의 명사는 위치에 상관없이(딱히 정해진 위치라는 것도 없습니다만) 항상 명사인 것이어서 다른 것을 고려할 필요 없이 사전적 정의가 전부이지만 영어에서는 모든 단어가 하나의 품사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2개 이상의 품사로 사용되기 때문에 품사가 다르게 되는 조건을 미리 알려주지 않으면 사전적 정의는 혼란을 초래하게 되어 초보자가 영어를 배우는데 상당한 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시 말하자면 영어단어가 여러 가지 품사와 의미로 사용되는 것에는 그렇게 되는 조건이 존재합니다. 형용사가 명사로 쓰이는 것도 그렇고, 동사가 여러 가지 동사의 의미를 지닌다든지, 명사가 여러 가지 명사의 의미를 지니는 것 등도 모두 그렇게 되는 조건이 있습니다. 그것을 알지 못하고 영어 학습을 단순 암기에 의존했기 때문에 우리의 영어가 어려웠던 것입니다. 그러한 조건을 알면 영어는 더 이상 다의어가 아닙니다. hand처럼 명사가 동사로 사용된 경우를 몇 개 더 보시겠습니다.
Errors of the past should not cloud our future.
(과거의 실수 때문에 우리의 미래를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
All people evidence some degree of creativity.
(모든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창의성을 보여준다.)
He named the inventions. (그는 발명품에 이름을 붙였다.)
Seven kingdoms warred among themselves. (일곱 나라가 서로 싸웠다.)
사실 영어를 조금이라도 배웠다면 모든 분들이 많은 명사가 동사로 사용된다는 것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많은 학습을 통해서 지금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지만 하지만 처음 그러한 예를 접했을 때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hand는 당연히 명사일거라고 생각하고서 문장을 해석하다가 나중에 동사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고서는 의아해 했었던 기억이 모두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사전에서 단어를 찾을 때 어떤 단어가 동사도 되고 명사도 된다면 ‘영어란 원래 그런 것이려니’ 가볍게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영어는 본질적으로 A라는 단어가 동사자리에 쓰였을 때는 동사의 뜻을 가지게 되고 명사 자리에 위치할 경우에는 명사의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영문을 읽으시다가 모두 아는 단어인데 동사가 잘 보이지 않으면 혹시 보통 명사라고만 생각했던 단어가 혹시 동사로 쓰이지는 않았는지 한번 생각해 주십시오. 그리고 정말로 명사로 흔히 사용되는 단어가 동사로 사용되었다면 ‘이상하다‘라고 생각지 마시고 영어가 본질적으로 어순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드리라는 것이지요. 동사자리에 쓰이면 동사되고 명사자리에 쓰이면 명사 되는 것입니다. 과장되게 말하면 영어의 모든 단어가 동사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아무 때나 그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동사자리에 들어갈 때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명사 이외의 다른 품사가 동사로 사용된 예문입니다.
He will steady down when he gets older.
(그도 나이가 들면 침착해 지겠지요.) <형용사 ⇨ 동사>
The truth will out. (진실은 반드시 드러난다.) <전치사적 부사 ⇨ 동사>
He neared his end. (그의 임종이 임박했다.) <부사 ⇨ 동사>
The sight of the children warms my heart.
(그 아이들을 보는 것은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형용사 ⇨ 동사>
어순이 고정되어 있다는 것과 관련해서 발생되는 두 번째 특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영문 해석에서 중요한 것은 동사의 위치입니다. 영문을 해석하다가 해석이 안 되면 먼저 동사를 찾으라는 겁니다. 그러면 그 문장의 70%는 해결된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동사 앞이 주어이므로 주어는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주어까지 찾으면 90%는 해결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많은 분들이 영어에서 동사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많은 동사를 알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동사를 많이 알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물론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도 있듯이 단어를 많이 아는 것은 절대적으로 좋은 일입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단어, 특히 동사를 많이 아는 것이 좋은 일인 것은 확실한데 동사를 많이 아는 것과 의사소통이라는 언어 본래의 목적에 대응하는 영어실력이 비례하느냐 하는 의문입니다. 단어를 많이 알면 해석에 도움이 되고 우리끼리 보는 시험성적을 올리는 데는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영문을 말하는 실력과 비례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한국 사람들은 이상합니다. 왜 쉬운 말을 두고 잘 사용하지도 않는 어려운 말을 맞지도 않게 사용하는 겁니까?’라는 말을 원어민들로부터 듣는다고 하지요. 우리말은 800개정도의 단어가 일상생활에서 사용된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그 정도의 단어만 알면 어느 정도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반면에 영, 미인들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어는 200-300개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것으로 대부분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한 200-300개의 단어를 암기하는 것이 별로 부담이 되는 일도 아니고 중학교를 졸업할 때쯤이면 아마 이미 다 암기되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사실만 보더라도 우리 영어의 해답은 ‘알고 있는 단어의 수’에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200-300개 정도의 단어로 문장을 만들어 내는 원리의 습득이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이것을 해결하지 않고 단어만 강조하는 것은 말 그대로 ‘단어공부’밖에 되지 않습니다. ‘말 못하는 단어 박사’ 이것이 우리 영어의 현실입니다. 여기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영문 해석에 있어서 ‘동사의 의미’보다는 ‘동사의 위치’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동사의 위치를 알고 나면 그 문장의 구조가 보이고 그리고 나면 동사의 의미를 모르더라도 3형식만 아니면 문장의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의문이 생기시더라도 그냥 넘어 가시기 바랍니다. 2부에서 모두 설명 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1부의 초점은 ‘어순과 형식’입니다.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B. 5형식으로 되어 있다
위에서 영어의 특징으로 든 것을 요약하면, 영어는 우리말과는 어순이 다르고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어순이 고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특징을 가지는 영어 문장들이 5가지 형식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새로운 내용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장황하게 5형식을 소개 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저는 5형식과 관련하여 몇 가지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먼저 영어에서 문장이 여러 가지 형식으로 분류 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많은 것을 시사 합니다. ‘우리말은 영어와 어순이 다르다‘라는 명제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우리말과 영어는 단지 어순만 다를 뿐 우리말의 어순과 영어의 형식이 동일한 중요성을 갖는다는 것으로 오해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말 어순의 의미는 보통 그렇게 배열해야 한다는 것이고 어순을 바꾸어도 의미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반면에 영어는 어순이 고정되어있고 어순도 여러 가지 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영어의 형식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어순(형식)이 가지는 의미가 두 언어 사이에 같을 수 가 없겠습니다. 즉 우리말은 형식이 중요하지 않는 언어이고 영어는 형식에 많은 것을 의존하는 언어입니다.
두 번째 내용은 5형식의 유래에 관한 것입니다. 영국이나 미국에서 사용하는 문법책에는 5형식에 대해 소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적어도 제가 본 문법책(Bett;y Schrampfer Azar가 저술한 fundamentals of ENGLISH GRAMMAR // Raymond Mutphy가 저술한 BASIC GRAMMAR in use, Essential Grammar in Use, English Grammar in Use<CAMBRIDGE대학 출판사>)에는 그러했습니다. 반면에 일본, 필리핀, 우리나라의 문법책에는 5형식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영어를 설명하는데 우리를 포함한 외국인들은 형식으로 풀어 가는 반면에 정작 원어민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형식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도 형식을 말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형식에는 5형식만 있는 것이 아니라 7형식, 9형식 25형식 등이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그러한 형식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이러한 사실을 통해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① 정작 영어의 본고장에서는 형식이론을 문법책에 수록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제가 전부를 확인해 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표현하자면 본토인들은 반드시 5형식을 통해서 영어를 습득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물론 영어를 국어로서 배우는 사람과 외국어로서 배우는 사람에 대한 교수방식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조금은 의외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영어를 배우면서 가장 기본이라고 맨 처음에 금과옥조처럼 배우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사실, 이것은 저에게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이 책에서 설명할 원리를 기존 영어 전통 문법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어떤 이유로 자신의 언어의 생성법칙을 망각하게 되었는지는 커다란 의문입니다. 글을 2부까지만 읽으면 제가 왜 이러한 말을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② 우리는 5형식만을 배우고 있지만 세계적인 영어 학자들은 여러 가지 형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아직 형식이론에 대해서 한가지로 의견 통일이 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시된 형식 이론이 영어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학자들 사이에서 이론(異論)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까지 제시된 모든 이론이 불완전 하다는 것입니다. 그 불안한 이론 중 가장 간단한 것이 5형식입니다. 이것에 우리 영어의 미래를 의존하기에는 너무나 큰 모험이라 하겠습니다.
5형식은 영국인 C.T.onions(어니언스)가 자기나라 학생들에게 영어를 어떻게 하면 쉽게 가르칠까 하다가 정리한 것입니다. 이러한 5형식론을 일본이 먼저 도입했고 뒤에 우리나라가 그대로 받아드려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사람과 한국 사람들이 영어를 잘 못한다는 것입니다. 몇몇 소수의 사람이 못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들이 못합니다. 하루 이틀 헤매는 것이 아니라 50년 이상 헤매고 있습니다. 우리말, 일본말이 영어의 어순과 다르기 때문이다 라고만 하기에는 너무도 현실이 답답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과 일본사람들의 공부에 대한 열정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해도 전혀 과장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른 학문 분야에서 보여준 성과를 볼 때 두뇌도 우수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어이야기만 나오면 애기가 달라집니다. 자기들끼리 시험내고 채점하는 영어로서 의미를 가지고 있을 뿐 의사소통이라는 언어 본연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우리의 영어는 전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책에서 영어를 배우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광고일 뿐 입니다. 어떤 방법도 속 시원하게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국내에서는 힘들고 직접 영어권 나라에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해마다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의 수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심지어 우리나라 학생들이 외국의 대학을 먹여 살리고 있다는 말까지 합니다. 저는 그래서 혹시 영어 이론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영어를 배우는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지금까지 소개된 영어원리가 틀린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긴 것입니다. 아마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겁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을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영어를 배워서 영어를 할 수 있는 확률이 ‘0’에 가깝습니다. 만약 우리의 영어 이론이 맞는다면 간단한 영어 문장정도는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시간이 빠르고 늦는 것은 나중의 일입니다. 하루 이틀이 걸리더라도 그들이 사용하는 문장을 일단은 만들어 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제가 여기서 굳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많은 분들이 지적하고 또 지적하는 내용입니다.
만약에 5형식이론이 틀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단순히 7형식, 9형식, 25형식 등의 형식의 수의 문제가 아니라 핵심적인내용이 틀렸다고 가정해 보자는 것이지요. 5형식이론은 영어를 보는 우리의 안경입니다. 잘 맞지 않는 안경으로는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없듯이 잘못된 이론에 맞추어 영어의 모든 것을 파악하려 한다면 당연히 힘들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평행선을 그릴 때 처음에 잘못된 약간의 차이가 나중에는 평행선의 간격차가 너무나도 달라지게 되어서 그것은 더 이상 평행선이라고 할 수 없게 되는 것처럼 우리에게 영어의 5형식 이론은 처음에 조금 삐뚤어진 평행선 같은 것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그 차이가 너무도 미미해서 평행선이 아니라는 것을 아무도 알아 볼 수 없지만 조금씩 그 틈이 벌어져서 종내에는 절대로 평행선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처음에 각도가 평행하지 않는데 어떻게 평행선이 그려지겠습니까!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겠지요.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러한 가정은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실제로 이런 덧없는 노력을 해왔던 것입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공부해왔습니까? 지금까지 쏟아 부은 노력, 시간, 비용을 생각하면 어이가 없습니다. 영어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모두들 영어의 이론이 틀렸다는 것을 조금씩은 느끼셨을 겁니다. 배웠던 이론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서 무작정 암기 했던 기억을 모두들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삐뚤어진 평행선을 어느 부분만 보면 평행선처럼 보일 수도 있는 것처럼 부분적으로는 기존의 문법이론 들어맞기도 했고, 설명이 잘 안되는 것은 무작정 암기하라고 하면서 50년 이상을 기존 문법은 버텨왔던 것이지요. 외국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얼마 전에는 ‘anti-성문영어’라는 시리즈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중, 고등학교에서 문법을 잘 가르치고 있지 않습니다. 단순히 문법으로 지금까지 50년 이상 학생들을 가르쳐 왔지만 아무런 진척이 없기 때문 일수도 있지만, 아마도 기존의 영어 문법이 틀렸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틀리다는 것은 알겠는데 도대체 무엇이 틀렸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문법을 대체할 대안이 없다는 것이지요. 대안 없이 문법을 가르치지 않으니 답답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어차피 스스로 문법을 공부 하므로 별 문제가 없는데 그렇지 않는 학생들은 거의 뜬구름 잡는 영어를 하고 있습니다. 영어 실력은 내려가는데 우리끼리 보는 시험은 잘 보고 있습니다. 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 영어, 수학 중에서 영어점수의 평균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수능영어 만점 시대라는 말도 들립니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기본영어 실력이 낮아져서 원서를 공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불평입니다. 영어가 이래서는 안 됩니다.
이제 이 책에서 잘못된 기존 문법의 대안을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영어에 형식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에 대한 이해가 잘못되었습니다. 그것을 여러분들께서 느끼도록 하는 것, 그리고 나아가 잘못된 기존의 문법을 대체할 새로운 원리를 제시하는 것이 제가 이 책을 쓰는 목적입니다. 형식에 대한 잘못된 내용과 해석이 바로 잡히면 그동안 우리들을 힘들게 했던 영어의 대부분의 쟁점들이 자연스럽게 풀려나갈 것입니다.
대한민국 영어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 BE 동사의 의미 >
학생들에게 BE동사의 의미를 물어보면 ‘-이다’, ‘-있다’라고 말합니다. 편하기는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BE동사의 의미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BE동사는 영어 학습자가 처음 배우는 동사입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동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동사의 의미가 ‘-이다’, ‘-있다’라는 것을 사전이나 학습서에서 보고 BE동사에 대해서 정확히 알았던 사람이 과연 있었을까요?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완전하다고는 볼 수 없는(이 말은 실제 문장에서 해석이 자연스러울 때도 있고 부자연스러울 때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1:1대응방식의 단어 해석이 우리영어를 어렵게 만든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일 것 입니다. BE 동사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영어의 모든 동사에 해당되는 말입니다. 처음 1:1대응 방식으로 단어를 암기한 후에 그 단어에 대해서 사전을 다시 찾지 않은 동사가 과연 몇 개나 될 것인지를 따져보면 거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예전에 인기 있었던 TV드라마 중에 제목이 ’보고 또 보고‘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영어의 단어란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앞으로 이 책에서 동사의 의미를 말 할 때는 1:1대응 방식의 단어 설명은 피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여러 가지 있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 글 전체를 통해서 제시 될 것입니다. 이제 이 BOX의 내용인 BE동사의 의미를 말씀드리겠습니다.
<3 + 4 = 7> 이 식을 영문으로 옮기면
Three plus four is seven. 입니다.
여기서 ‘=’에 대응 하는 것은 ‘is'입니다.
그렇습니다. BE동사의 의미는 ‘=’입니다
He = a student ⇨ He is a student.
He = happy ⇨ He is happy
어렵지 않지요! BE동사의 전체적인 의미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이런 기본위에서 우리말로 ‘-이다’라고 많이 번역되지요. ‘있다’라고 번역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BE동사 뒤에 전치사+명사의 부사구가 나오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The tree is on the hill. (언덕위에 나무가 있다.)
다음으로 ‘존재하다’로 번역되는 경우입니다. 이때에는 BE동사 뒤에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경우입니다.
I think, I am.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유명한 문장입니다. 눈치 빠르신 분들은 알아 채셨겠지만 이렇게 우리말로 다르게 번역되는 것은 영어의 형식과 관계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이 책에서 하고 싶은 내용입니다. 2부의 내용에서 자세히 다룰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제가 계속해서 ‘어순과 형식’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다는 것만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마지막 BE동사의 의미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BE동사의 역할이라는 것이 옳겠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영어에는 우리말의 ‘행복하다‘에 해당되는 단일 동사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be happy'로 표현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보듯이 BE동사는 형용사를 동사의 역할을 하도록 만듭니다. 기존 문법에서는 이를 형용사의 서술적용법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한자어로 된 문법 용어만으로는 학습자들이 정확히 이러한 문법이 현실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정리하겠습니다.
< BE동사의 의미 >
1. BE = '=' (⇨ 우리말로 어떻게 번역되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be동사 뒤에 형용사, 명사가 올 때
2. 있다
be동사 뒤에 ‘전치사+명사’나 부사가 올 때
3. 존재하다
be동사 뒤에 아무것도 오지 않을 때
< BE동사의 역할 >
형용사를 동사로 만든다.
(나) 특징 2 - 전치사와 관사
형식의 존재와 더불어서 전치사와 관사가 영어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영어의 큰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둘은 우리말에는 없는 독특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 자체가 영어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강조하거니와, 우리말에 없다고 해서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영어에만 있고 우리말에는 없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이해가 영어를 이해하는 지름길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특히 그렇게 많은 것을 쏟아 붇고도 영어를 잘 못하는 우리의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둘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하고 그래서 영어가 왜곡되어 왔습니다. 관사는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부록’정도로 생각해 왔으며, 전치사는 부사구를 만든다 하여 부사취급을 해왔습니다. 부사는 5형식을 구성하는 요소가 아닙니다. 한마디로 문장 내에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두 가지를 이해하는 것이 영어라는 언어를 이해하는데 너무나 중요합니다. 관사에 대해서는 다음에 나올 책에서 다루기로 약속드리고 이 책에서는 전치사에 대해서만 다루겠습니다. 그리고 전치사에 대한 내용도 지금 당장 한꺼번에 정리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고 이 글을 전개해 가는 동안 점차로 여러분께 노출시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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