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사용자라면 사진이나 중요한 데이터를 CD나 DVD에 저장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 볼펜이나 잉크펜으로 데이터의 내용을 적당히 CD의 윗면에 적어두는 경우가 많다. 실은 CD나 DVD와 같은 디스크의 구조상 바닥면보다 윗면이 더 중요한 부위인 데이터가 기록되는 부분이다. 바닥면은 조금 상처를 입어도 상관없지만, 윗면(데이터부)이 긁히면 그 부분 트랙이 완전 날라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데이터 내용을 시디에 기록할 때는 부드러운 네임펜 등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디지털 제품 전문회사 카시오에서 나온 라벨지를 사용하지 않고 깔끔하게 CD에 직접 프린팅하는 "Disc Title Printer"이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CD 프린터기는 일반 프린터, 팩스, 복사 기능을 겸용하는 복합기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이에 따라 가격 또한 만만치 않다. Disc Title Printer는 CD프린팅 전용 제품으로 작고 심플하게 나만의 CD를 제작할 수 있다.
우선 제품의 구성물을 살펴보면 본체, AC 어댑터, USB 케이블, 전용 카트리지(Black), 인스톨 시디, 설명서(일본어), 위치 고정 플렛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체는 약 15x12x6cm 크기의 검은색 제품으로 상단이 고급스럽게 코팅처리 되어 있다. 코팅된 상단은 반짝거리고 깔끔해 보기는 좋으나 상처가 나기 쉬우니 사용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겠다. 그리고 중앙을 가로지르는 시디 삽입구를 기준으로 왼쪽 면을 앞면 버튼을 이용해 열어보면 제품의 내부를 감상할 수 있다.
자, 그럼 차근차근 제품 사용설명을 하기로 하자. 우선 AC전원을 본체 좌측편의 "DC-IN"에 연결하고, 다음으로 USB 케이블을 연결하자. 이때 USB의 끝부분이 두툼한 쪽을 본체에 연결하면 된다. 다음으로 카트리지를 꺼내보면 일반 프린터 카트리지와 상당히 다른 구조를 보여준다. 잉크 카트리지라기보다는 VHS 비디오 테이프나 카세트 테이프를 연상시키는 모양을 하고 있는데, 설명서에 따르면 "잉크 리본 카세트" 라는 명칭으로 기재되어 있다. 카트리지 장착은 본체의 좌측 커버를 벗겨내면 장착가능한 공간이 나오는데, 카트리지 뒷면의 보호커버를 떼어 내고 카트리지 제품명이 인쇄된 면이 위로 향하도록 해서 장착 부위에 끼워 넣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커버를 덮으면 일단은 세팅 완료다.
성급한 사용자들은 이 시점에서 USB 케이블을 컴퓨터 본체와 연결해버릴 수도 있겠지만, "반드시 컴퓨터와 USB 케이블을 연결하기 전에 전용 소프트웨어를 인스톨 해주기 바란다". 기본 제공되는 일본어 인스톨시디는 한글 윈도우와의 언어지원 문제로 영문판 인스톨 프로그램으로 실행해 보았다. 영문판이라고는 하나 사용하기 쉬운 인터페이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다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소프트웨어 인스톨이 완료되면 프린터기를 AC전원 및 USB 케이블을 연결해 보자. 프린터기 상단에 초록색 LED가 반짝이면서 전원이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뮤직 라벨, 데이터 라벨, 디지털 이미지 라벨, 프리 텍스트, 프리 디자인 등 프린팅 내용에 따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한다. 그 외 이미지 삽입, 텍스트 크기 변경, 텍스트 모양 변경 등의 세부 조정이 가능하다. 물론 기본 블랙 잉크를 사용하는 한 어떠한 이미지를 삽입하든 검정으로 프린팅 되니 이 점 유념하길 바란다. 카트리지는 검은색 외에도 실버, 레드, 블루, 그린의 카트리지도 별도로 판매하고 있으니 취향에 따라 구입해서 사용하면 된다.
필자가 공시디로 몇 장 시험해본 결과 생각보다 깔끔하게 인쇄되었다. 인쇄 접착 상태가 좋아 일부러 손톱으로 긁지 않는 한 지워지는 일은 없으리라 본다. 결과물을 보고 있으면 왠지 자신이 출판한 시디를 보고있는 듯해 뿌듯한 감상에 젖기도 한다. Disc Title Printer는 가격과 성능을 따져볼 때 데이터 저장을 많이 하는 사용자들에게는 꽤나 유용한 아이템이 되리라 본다. 시디의 데이터부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깔끔하게 CD나 DVD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는 디스크 전용 프린트기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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