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루터의 95 개조 반박문
한국교인 종교개혁 본질 이해 부족...95개조 내용 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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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루터. |
루터의 95 개조 반박문 읽어본 교인 드물다
해마다 종교 개혁 주일이 되면 루터의 종교 개혁, 면죄부, 그리고 루터의 95개조 반박문 등에 대하여 듣는다. 또 학교에서는 세계사 시간에 종교 개혁을 배운다. 그렇지만 교회를 오래 다닌 사람이라도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에 실제로 어떤 내용이 나오는지 읽어 본 사람은 아주 드물다.
글쓴이도 95 개조 내용이 궁금했지만, 마땅히 자료가 없어서 보지 못하다가 1990 년대 중반에야 자료를 구하여 읽어 보았다. 다시 말하여 우리는 늘 다른 사람이 말해주는 종교개혁만 알았지, 그 때 루터가 실제로 무엇이라고 말했는지는 알아보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이다.
이것이 우리 한국 교회의 한계가 아닐지. 이에 이번 종교개혁 기념일에 맞추어 95개조에 있는 내용을 짤막하게 소개해 보겠다.
루터의 종교 개혁, 1517년 10월 31일
루터가 살던 그 때 로마 카톨릭 교회의 교황 레오 10세(1513-1521)는 성 베드로 성당 (요즘도 성탄절에 미사 중계 때 텔레비젼에서 보는) 공사비 때문에 면죄부를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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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루터가 번역한 독일어 성경. |
면죄부를 파는 일행이 비텐베르크(Wittenberg)에 왔을 때 이를 본 마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가 로마 카톨릭 교회의 잘못을 95개 조항으로 작성하여 1517년 10월 31일에 비텐베르크 교회의 벽에 붙임으로써 종교개혁이 시작되었으며, 금년은 486 주년이 된다.
글쓴이는 학생 시절 종교 개혁을 배울 때 95개조라고 하여, 95 개조 하나하나가 모두 시정을 요구하는 것인 줄 알았다. 보기를 들어, 1. 교황은 면죄부를 팔지 말아라 2. 교황을 면죄부가 죄를 사할 수 없음을 인정하라 3. ... 인정하라 4. ... 중지하라 5.... 시행하라 등과 같이.
그런데 역사시간이나 교회에서 얘기하는 것을 보면 루터의 주장이 95개는 고사하고 그저 몇 가지로 요약되기에 늘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 뒤 1990 년대 중반에 실제 95 개조 본문을 볼 때까지 거의 30 년 동안 늘 그렇게 잘못 생각하고 있었으니, 이 얼마나 답답하고 한심한 노릇인가. 95개조 본문을 보는 순간, 아! 하면서 95 개조 하나하나가 요구 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루터의 종교 개혁 핵심
루터의 종교 개혁은 다음 네 가지로 잘 요약할 수 있다.
- 오직 믿음 (Sola Fide)
- 오직 성경 (Sola Scriptura)
- 오직 은혜 (Sola Gratia)
- 오직 하나님의 영광 (Sola Deo Gloria)
루터의 95 개조 (Die 95 Thesen, Ninety-five Theses)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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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개조 반박문을 비텐베르크 교회 벽에 |
그 당시의 상황과 신학에 대한 지식이 없이는 루터의 95개조를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없다. 따라서 여기서는 비교적 쉽게 읽을 수있는 부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먼저 95개조의 맨 처음인 제1조와 맨 마지막인 제95조가 무엇인지 궁금할 것이므로 이를 먼저 살펴보자.
1. 우리들의 주님이시며 선생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회개하라..."(마 4:17)고 말씀하실 때 그는 신자들의 전 생애가 참회(깊이 뉘우치는 것)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95. 이같이 하여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위안에 의해서보다 오히려 많은 고난을 통하여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데 더욱 깊은 신뢰를 가지게 하라 (행 14:22).
딱 와 닿는 게 없는 듯하다. 전문가가 아니고는 잘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으므로 너무 고민하지 말자. 이제 95 개조 반박문 가운데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을 아래에 일부 뽑아서 소개한다.
5.교황은 그 직권 혹은 교회법의 위세로 부과된 형벌 이외의 어떤 벌이든지 용서할 힘이나 뜻을 가지지 못한다.
6.교황은 하나님께서 죄를 사하였다는 것을 선언 혹은 시인하는 이외에 어떤 죄든지 사할 힘이 없다.
22.사실상 교황은 연옥에 있는 영혼에 대해서 어떤 형벌도 사할 수 없다. 이 형벌은 교회법에 의하여 현세에서 받아야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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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개조 반박문. |
27.연보궤 안에 던진 돈이 딸랑 소리를 내자마자 영혼은 연옥에서 벗어 나온다고 말하는 것은 인간의 학설을 설교하는 것이다.
30.누구든지 자기 참회의 진실성에 대해서도 확신을 못 가지는데 하물며 남의 죄가 완전한 사면을 받았는지를 어떻게 밝힐 수 있을 것인가.
31.면죄증을 진심으로 사는 사람도 드물다. 말하자면 그러한 사람은 거의 없는 것이다.
32.면죄증서에 의하여 자신의 구원이 확실하다고 스스로 믿는 사람은 그것을 가르치는 사람들과 함께 영원히 저주를 받을 것이다.
36.어떠한 그리스도인이고 진심으로 자기 죄에 대하여 뉘우치고 회개하는 사람은 면죄증서 없이도 형벌과 죄책에서 완전한 사함을 받는다.
43.가난한 사람을 도와주고 필요한 사람에게 꾸어 주는 것이 면죄증을 사는 것보다도 선한 일이라는 것을 그리스도인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45.가난한 사람을 보고도 본 체 만 체 지나버리고(요 3:17 참조) 면죄를 위해서 돈을 바치는 사람은 교황의 면죄가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진노를 사는 것이라는 것을 그리스도인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46.풍부한 재산의 여유를 가지지 못한 자라면 자기 가족을 위하여 필요한 것을 저축할 의무가 있으며(딤전 5:8) 결코 면죄증 때문에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그리스도인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47.면죄증을 사는 것은(사고 안 사는 것은) 자유로운 일이요 결코 그렇게 하라고 강요되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스도인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52.면죄증서로 구원받을 것을 신뢰하는 것은 헛된 것이다. 비록 판매위탁자가 아니 교황 자신이 그 증서에 대해서 자기 영혼을 걸고 보증한다 하더라도 그렇다.
68.그렇지만 하나님의 은총과 십자가의 경건에 비하면 그것(면죄증)은 참으로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86.또한 오늘날 제일 부자의 재산보다도 더 많은 재산을 가진 교황이 가난한 신자의 돈으로 행하는 대신 차라리 자기의 돈으로 성 베드로 교회당쯤은 세울 수 있지 않는가?
90.일반 세인이 열거한 반론에 대하여 떳떳한 이유를 들어 해결하지 않고 다만 권력으로만 억압하는 것은 교회와 교황을 원수의 조롱거리가 되게 만드는 일이요 또 그리스도인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다.
위에서 95개조 가운데 비교적 쉬운 부분을 살펴보았는데,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조금도 걱정할 필요 없다. 그냥 '아 이렇게 생겼구나' 하고 읽어 보기만 해도 한국 기독교인 가운데 루터의 95개조를 아주 잘 아는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 한글로 된 95 개조 출처: 말틴 루터, 지 원용, 컨콜디아사,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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